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김재훈 - 믿음 (재20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연주상) 아름답기에 슬펐던 그대라는 이름의 시간은 돌이킬 수도 지워질 수도 없는 추억의 색으로 물들어가고 그대가 있던 빈 자리 무심히 쓸어보는 손타고 스며들어와 눈물로 터지는 이 쓰라림을 어찌할까 이제 두 번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 되뇌이고 되뇌이는 것은 또 다른 누군가를 무너진 가슴에 담아본들 그 빈 자리를 메울 수 없으니 오 차라리 나 그대를 애초 만나지않았더라면 애틋한 이 감정에 숨은 그 비밀을 영영 모른 채 살아 갈 것을 오 영원히 아물지도 않을 흉한 상처난 마음은 결코 그대에게 보이지 않으리 나 그것이 사랑이라 믿기에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이력을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이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최근에 즐겨듣고 있는 음반의 주인공인 메이트와 노리플라이, 허민 등이 유재하음.. 더보기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Die Bad, 2000) '아라한 장풍 대작전'은 내게 그냥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였다. 보는 내내 '류승완 감독의 액션이 이런거였나?'라는 의심과 함께. 왜냐하면 난 '아라한 장풍 대작전'으로 류승완 감독을 처음 알게 되었고, 그 당시 류승완이라는 이름 앞에서는 액션감독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류승완 감독을 탁월한 액션감독이라고 불렀고, 그러던 와중에 난 '주먹이 운다'를 보았다. 영화 속에 액션씬도 등장하지만, 이 영화는 지극히 감성적이다. 영화 속 액션씬이 시나리오의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서정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짝패'는 류승완이 추구하는 영화스타일이 잘 드러난 영화이다. 줄거리는 마치 고전클래식 영화가 그렇듯이 한 줄이면 요약가능이다. 줄거리보다는 액션시퀀스를 보는 재미가 쏠쏠한 .. 더보기
아모레스 페로스 (Love's A Bitch, Amores Perros, 2000)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이름도 참 외우기 힘든 이 감독의 작품은 내게 항상 큰 여운을 남긴다. '판의미로'의 길예르모 델토로 감독과 함께 멕시코 출신인 이 감독의 작품들은 하나 같이 우리 삶에 대해서 성찰하게 만드는 영화를 만든다. 이 감독은 '아모레스페로스'로 데뷔해서 '21그램'을 만들고 가장 최근에 '바벨'을 만들었다. 난 '21그램'을 가장 먼저 봐서 이 감독에게 호기심을 가진 뒤에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바벨'이 개봉해서 보게 되었고, 최근에서야 '아모레스페로스'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내 만족도는 내가 본 순서대로 점점 커져갔다. '21그램'은 괜찮은 영화라는 정도였고, '바벨'은 내 개인적인 베스트라고 할만큼 좋은 영화였고, '아모레스페로스'는 두 영화를 합친만큼 좋았다. 실제로 이 감.. 더보기
플레이걸 - 해피매니아 사랑을 부르는 핑크 입술 하늘을 찌를듯한 속 눈썹 완벽한 내 모습에 흠뻑 취해서 가슴 설레는 난 정말 바보! 행복한 여자의 인생 이제 시작이야 길고 긴 인생의 풀카운트 스스로를 꼭 응원해줘 용기가 없는 너에게 행복 찾아올까 나에게 지금 필요한 건 행복을 찾는 사랑의 주문 그것은 핑키 퐁키 몽키 동키 욕조에 가득한 장미꽃잎 언제나 기다렸던 스위트 룸 황홀한 꿈나라에 홀딱 빠져서 가슴 설레는 난 정말 바보! 핑키 퐁키 몽키 핑키 퐁키 동키 행복한 나만의 인생 이제 시작이야 멀고먼 인생의 콜드 게임 두 손잡고 날 데려가 줘 기대만 하고 있다면 행복 찾아올까 나에게 지금 필요한 건 행복을 찾는 사랑의 주문 그것은 핑키 퐁키 몽키 동키 한번 더 핑키 퐁키 몽키 동키 사랑을 부르는 핑크 입술 하늘을 찌를듯한 속눈썹.. 더보기
도쿄! (Tokyo!, 2008) 이 프로젝트가 발표되었을 때부터 굉장히 기대하고 있었다가 지금에서야 보게 되었다. 일단 세 감독이 각각 30분 정도의 분량으로 만든 영화를 합친 옴니버스영화이기 때문에 영화 각각 분량이 적기 때문에 감동의 깊이가 아무래도 장편영화보다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냥 '볼만하다'라는 느낌이다. 첫 번째 작품은 '수면의 과학'과 '이터널선샤인'으로 유명한 미셸공드리의 작품이다. 내용은 남자친구와 도쿄에 온 여자가 나무의자가 된다는 내용이다. 전작에서도 그렇듯 미셸공드리의 영상이 예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미셸공드리에게는 자신의 발상을 시나리오에 담아줄 멋진 작가의 존재가 절실하다. 그의 상상력과 영상은 예쁘지만 그의 스토리는 그의 영상에 비해서 너무 부실하다. '이터널선샤인'은 미셸공드리의 영상도 돋보이지만.. 더보기
펀치 드렁크 러브 (Punch-Drunk Love, 2002)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 중에 가장 먼저 본 작품은 '데어윌비블러드'이다. 솔직히 '데어윌비블러드'보다는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코엔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더 재미있었다. 데어윌비블러드는 음악과 다니엘데이루이스의 연기가 인상깊었는데, 전체적으로 영화 톤 자체가 워낙에 강해서 내게는 잘 안맞았다. 그런데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펀치 드렁크 러브'는 '데어윌비블러드'의 감독이 만든 작품이라는 것이 상상도 안될만큼 굉장히 사랑스럽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영화를 만든 손으로 그렇게 독한 영화를 만들다니! 도대체 이 감독은 이렇게 극단적인 두 작품을 어떻게 둘 다 완성도 있게 만든 것일까? 영화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이, 대부분의 작가들이 자의식으로 가득해서 관객들에게 하나라도 더 설명하려고.. 더보기
바스터즈:거친 녀석들(Inglourious Basterds, 2009) 누군가 내게 타란티노 영화 중에 무엇을 가장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그의 가장 최근작'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정성일 평론가는 '펄프픽션'이 칸영화제 그랑프리를 차지했을 때 '이 작품은 세상을 바꿀 수 없다'라고 말했다. 물론 그의 말대로 그의 영화에는 진지한 메세지따위는 볼 수 없다. 하지만 그의 영화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며, 적어도 '영화'라는 매체를 그만큼 잘 이해하고 이용하는 감독도 드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즐거움'이라는 감정은 그 어떤 메세지의 울림보다 더 크다. 한동안 미국의 다른 젊은 감독들에게 눈을 돌렸는데, 결국 그의 영화가 최고인 것 같다. 그의 한계는 어딜까? 이 영화는 예술성을 논할 틈조차도 안준다. 완벽한 오락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를 .. 더보기
하나 그리고 둘 (A One And A Two, Yi Yi, 2000) 어떤 평론가가 이 영화를 보고 한 말대로, 마치 누군가가 인간의 삶을 현미경으로 관찰한다면 이 영화 같을 것이다. 특히 오프닝 부분에서 에드워드양 감독의 부인이 담당한 음악과 화면의 앙상블이 굉장히 좋았고, 이 영화의 엔딩이 주는 울림은 대단하다. 여태까지 보아왔던 영화 중에 가장 인상깊은 엔딩을 묻는다면 아마 당분간은 이 영화를 떠올릴 것이다. 영화는 보통사람들의 보통이야기이다. 다만 보통사람이기에 쉽게 넘어가는 것들을 감독은 주의깊게 살피고, 우리에게 보여준다. 영화 속 대사 중에 특히 인상 깊었던 것 중에 하나가 우리가 살면서 아쉬운 선택을 하고, 만약 그 기회가 다시 찾아온다고 해도 아마 우리는 아쉬워하는 그 선택에 대해서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생각해보면 어떠한 결정의 기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