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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하나 그리고 둘 (A One And A Two, Yi Yi,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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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평론가가 이 영화를 보고 한 말대로, 마치 누군가가 인간의 삶을 현미경으로 관찰한다면 이 영화 같을 것이다.
특히 오프닝 부분에서 에드워드양 감독의 부인이 담당한 음악과 화면의 앙상블이 굉장히 좋았고,
이 영화의 엔딩이 주는 울림은 대단하다.
여태까지 보아왔던 영화 중에 가장 인상깊은 엔딩을 묻는다면 아마 당분간은 이 영화를 떠올릴 것이다.

영화는 보통사람들의 보통이야기이다.
다만 보통사람이기에 쉽게 넘어가는 것들을 감독은 주의깊게 살피고, 우리에게 보여준다.
영화 속 대사 중에 특히 인상 깊었던 것 중에 하나가
우리가 살면서 아쉬운 선택을 하고, 만약 그 기회가 다시 찾아온다고 해도 아마 우리는 아쉬워하는 그 선택에 대해서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생각해보면 어떠한 결정의 기로에서 후회되는 선택을 했을 때,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이가 몇이나 되던가.
우리가 성공했다고 말하는, 노력하는 그들은 자신에게 또 한 번 선택의 기회가 있을 떄 좀 더 멋진 선택을 하기 위한 준비로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 아닐까.

영화 속에서 유심히 봐야할 인물 중에 '양양'이라는 꼬마아이가 나온다.
양양과 양양의 아버지는 대화한다.
아이만이 볼 수 있는 것이 있고, 어른만이 볼 수 있는 것이 있다고.
그래서 사람들은 세상의 절반만 보면서 살아간다고.
영화 속 아이의 말처럼 어른이 못보는 데 아이가 볼 수 있는 것이 충분히 많이 존재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아이처럼 이 세상의 존재하는 어떤 것들을 몰라야만이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엄연히 존재하기에.

에드워드양 감독의 영화도 처음이었고, 유명배우는 단 한 명도 출연하지 않는다.
게다가 자극적인 장면도 없는 영화이다.
마치 현미경을 든 꼬마아이가 자신이 본 세상의 풍경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린 나는 그 아이의 말에서 내가 꺠달음을 얻는듯한 느낌이다.

내가 위로해주고 싶지만 위로해줄 수 없는 그런 사람들이 주변에 많은데,
아마 앞으로는 이 영화를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 영화가 건네는 위로는 무척이나 따뜻하다.
영화를 보고 난 지금, 보이지 않는 어떤 이의 따뜻한 위로를 받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