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 - Track 9

Music 2015/07/01 01:15

 

 

 

 

나는 알지도 못한 채 태어나 날 만났고
내가 짓지도 않은 이 이름으로 불렸네
걷고 말하고 배우고 난 후로 난 좀 변했고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었네

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화나게 하고
당연한 고독 속에서 살게 해

Hey you, don't forget 고독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살아가
매일 독하게 부족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흘러가

나는 알지도 못한 채 이렇게 태어났고
태어난 지도 모르게 그렇게 잊혀지겠지
존재하는게 허무해 울어도 지나면 그뿐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었네

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강하게 하고
평범한 불행 속에 살게 해

Hey you, don't forget 고독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살아가
매일 독하게 부족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흘러가

Hey you, don't forget 고독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살아가
매일 독하게 부족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흘러가

이 하늘 거쳐 지나가는 날 위해

 

 

 

'Track9'을 들을 때마다 홍상수의 데뷔작을 만났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홍상수의 영화를 '해변의 여인'부터 시작해서 후기작들을 먼저 본 내게 홍상수가 지속적으로 말하는 시간과 우연의 문제들은 결국 죽음에 이르겠다고 생각했고, 뒤늦게 본 그의 데뷔작에서 죽음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소라의 음악을 들으면서 그녀가 말하는 사랑은 근본적으로 탄생에 대한 회의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고, 'Track9'은 그런 생각을 증폭시켜주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의도치 않게 태어나, 의도치 않게 누군가를 만나고, 서로를 사랑하고 원망하고 살아가는 과정을 행운이라고 해야할까 불운이라고 해야할까.

사랑은 언제나 시련을 동반하고, 절대적인 수치로 계량화해보자면 행복은 시련에 비해 턱없이 적은 양을 자랑한다.

그렇게 희소한 행복을 우리는 즐거움이라고 말하며 시련을 견뎌낸다.

 

행복하고 싶다, 라는 푸념을 들으면 사랑하고 싶다, 라는 말로 알아듣던 시절이 있다.

이젠 행복이라는 단어 앞에 사랑 말고도 무수히 많은 것들을 떠올릴 수 있고, 사랑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될 걱정을 하곤 한다.

 

사람이 슬픈 것은 결국 혼자 잘 견딜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계속해서 누군가를 찾고, 미련을 가지고, 상처 받고, 계속 그 과정을 반복하는 것에서 오는 게 아닐까.

그렇게 죽을 것처럼 좋아하더니, 혼자가 되어서도 잘 살 수 있다는 것이 스스로 용납되지 않아서 계속해서 누군가를 찾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멀쩡한 살 위에 상처를 내고, 난 이렇게 결여되어 있으니 보듬어줘, 누군가 필요해, 라고 말한 뒤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넌 왜 잘 보듬어주지도 못하냐, 라고 투정을 부릴 수도 있고, 결국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하고 스스로 상처 위에 연고를 바르게 될지도 모른다.

 

사람은 어차피 결여되어있어, 포기해, 라고 말 하곤 한다.

누구나 안다.

자신이 결여되어있고, 결국 완전하게 채워지지 못한다는 것을.

그리고 포기하지 못한다는 것도.

결국 고독의 방점은 자신의 결여된 부분을 발견하는 순간이 아니라, 타인이 자신을 채워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포기하지 못하는 데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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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영이 - 새벽

Music 2015/07/01 01:11

 

 

  

 

안녕 잘 지내지 너무 오랜만이다
어느새 우리 이만큼이나 편하게

사실 좀 놀랐어 내겐 전부였었던
너와 헤어진 뒤에 너무 덤덤한 내 모습

시간이 흐르면 너도 날 잊어가겠지
우리의 사랑도 저 멀리 아득히

네가 그리워 이러는 거 아니야
별 뜻 없고 그냥 새벽이잖아

시간이 지나면 나도 널 지워가겠지
우리의 사랑도 저 멀리 아득히

내게 돌아와 주길 바라는 건 아니야
별 뜻 없고 그냥 새벽이잖아
별 뜻 없고 그냥 새벽이잖아

 

 

 

 

처음에 들었을 때 이소라의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재생되는 줄 알았다.

전주에서 오는 느낌이 무척이나 비슷하다.

나도 모르게 이소라의 가사 속 '윤오'라는 이름을 기대하며 들었다.

윤오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가 생기면 꼭 이소라의 노래가 주는 감흥에 대해 묻겠다고 생각했으나, 아직까지 윤오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를 만나지 못했다.

 

김정균이 부른 '밤이라 그래'와 비슷한 맥락이다.

밤과 새벽은 우리에게 좋은 핑곗거리가 된다.

새벽이 면죄부가 되어준 순간들이 얼마나 많은가.

멋쩍게 밤이라 그래, 새벽이잖아, 라고 말했던 순간들.

 

아침에 눈을 뜨면 부유물처럼 떠오르는 새벽의 기억들이 나를 괴롭힐 때가 많아서, 새벽을 온전히 느낄 때보다는 철저하게 방어적으로 변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가 훨씬 많다.

새벽이라고 딱히 더 용기를 냈던 적보다는, 조금은 더 마음 편하게 가슴앓이했던 순간이 더 많았다.

혼자 가슴앓이하는 순간조차도 조심스러워서 용기가 필요했던 새벽.

 

새벽에 그 사람을 떠올리고, 그 사람은 내가 아닌 누군가를 떠올리고, 그렇게 어긋난 순간들을 연결해서 가다보면 새벽은 아침이 되고, 아침은 다시 시간을 지나 새벽이 되고, 그렇게 새벽은 돌고 돌 것이다.

그 누구도 떠올릴 필요도 없이 서로 마주보고 단단하게 엮인 이들보다는 혼자인 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허락하는 시간이 새벽이 아닐까.

 

누군가의 새벽을 훔쳐볼 수 있었다면, 난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을 믿고, 훨씬 더 많은 사랑을 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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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인 - 클라이막스

Music 2015/06/30 13:34

 

익숙해진 섭섭함과
늦은 밤을 덮는 불안함에
너를 찾고 싶었지만
이내 핸드폰을 내려놓지

I don't care, I don't care
I don't mind, I don't mind
어깨 가득한 외로움
어느새 내게 온 걸까

이젠 끝을 보려고 해

인정하고 싶지 않던
어떻게든 이어보려

이유를 만들어봐도
이미 지난 클라이막스

I don't care, I don't care
I don't mind, I don't mind
더는 무너질 기대도
없단 걸 알게 됐을 때

이젠 끝을 보려고 해
인정하고 싶지 않던
어떻게든 이어보려
이유를 만들어봐도
이미 지난 클라이막스

점 하나로 설레이고
잠 못 이루던 그날은
점 하나로 흔들리고


다시 이별을 예감한

오늘은 어제와
또 비슷한 그 말들로
익숙한 마침표를

이젠 끝을 보려고 해
아직 인정할 수 없던
그래 놓을 수가 없어


이유를 만들어주던 내 모습
어느새 지쳐만 가던 기다림
기대도 사라진 그날
이미 지난 클라이막스

기쁨과 아찔함 슬픔과 아픔도
그때뿐 흘러가게 될 거야

기쁨과 아찔함 슬픔과 아픔도
그때뿐 흘러가게 될 거야

 

 

 

장재인의 앨범이 나왔다고 했을 때 정석원과 윤종신의 멜로디를 기대하고 들었다.

날 놀라게 한 것은 조정치의 멜로디와 장재인의 가사였다.

전곡 다 장재인에게 가사를 맡긴 덕분에 이번 앨범은 온전히 장재인의 이야기가 되었다.

조정치는 자신의 앨범 [유작]에 이어서 장재인의 '클라이막스'를 통해 좋은 멜로디를 들려준다.

 

영화는 클라이막스로 기억된다.

각본가의 의지에 따라 명확하게 만들어진 클라이막스로.

 

연애도 클라이막스로 기억된다.

너무 명확한 클라이막스인데, 그것이 너무 슬프거나 아프다는 이유로 애써 다른 장면이 클라이막스라고 믿고 싶은 순간이 많다.

울고불고 전화를 했던 날보다는 쿨한 척 서로를 안아주던 날을, 무관심을 이해심이라고 포장하던 순간보다는 사랑에 눈이 먼 것처럼 사랑을 말하던 순간을 클라이막스로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가 어떤 클라이막스를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나보다 내가 어떤 클라이막스로 기억될지 궁금해하는 걸 보면 난 아직도 스스로 좋은 클라이막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사는 것일 지도 모른다.

강렬한 클라이막스와 함께 슬프게 기억되는 연애보다, 클라이막스가 어디였는지 잘 기억도 안 나지만 순탄하고 평온하게 진행되는 연애를 목격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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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밴드- I Feel Rove

Music 2015/06/30 13:08

 

 

 

너와 나는 심하게 역겨운 선전 간판이 되었네
1도? 저녁에 폭풍우 회오리가 휑 몰아쳐
오오 오오 아레스여 오오 오오
붉은집에 푸른거미야 아이들의 그림자를 숨겨줘

꿈속에 남겨진 이름으로
하늘에서 바라본 늪의 유빙

아 바빌론 탑의 중심 이런 매력적인 노동자
비너스여 너의 따듯한 가슴, 연인들은 좀 남겨줘
오오 오오 비너스여 오오 오오
바빌론의 아름다움아 매력적인 노동자는 남겨줘

i feel rove

각자 창문을 두두려 두둥두둥 둥둥둥
나는 소인들의 숲속 에서 외로운 큰길을 가는 보행자
요란 스런 소란 스런 나의 발 소리를 없앤다
모두 발을 굴러 생긴 발자국 이제 숨어버린 보행자를 찾아줘

i feel rove

짐승 짐승 난 어두운 빛깔의 꼭두각시
도시 부자 나뭇가지 같이 얽힌 손톱

i feel rove

 

 

 

달파란의 음악에 대해 특이하다고 말하는 것은 식상한 표현이다.

사실 삐삐밴드의 음악을 좋아한다기보다 복숭아 프레젠트의 팬이고, 달파란의 사운드를 좋아하기에 이번 삐삐밴드의 앨범이 나온다는 소식이 굉장히 반가웠다.

 

love와 rove의 발음이 비슷한 걸 중의적으로 풀어낸 가사도 매력적이다.

달파란의 사운드니 멜로디나 비트는 말할 것도 없고.

 

사랑과 방랑은 동의어라고 할만하다.

예전에는 방랑 끝에 사랑이 오고, 사랑이 정착이라고 믿었었다.

요즘에는 사랑하지 않는 시간이 정착이고, 사랑의 시작이 방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방랑이라고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정착이라는 단어가 안정과 나태 사이 어디에 위치하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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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Mad Max: Fury Road, 2015)

Movie 2015/06/30 13:07

 

 

 

영화는 내내 도로 위를 달린다.

굉장히 단순한 서사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 시나리오가 굉장히 단단한 영화이다.

도로 위에서 그렇게 많은 일들이 일어남에도 관객들이 계속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 시나리오의 단단함에 대한 증거이다.

 

전체적인 기승전결이 뚜렷한 상태에서, 아주 작은 단위의 장면들에도 각각의 기승전결이 있다.

영화의 템포 자체가 굉장히 빠른데, 갈등도 그 템포에 맞춰서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메세지는 현 시대에 많은 이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이다.

맹신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워보이들의 태도부터 시작해서, 계속해서 자기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인물들은 헤겔의 인정투쟁을 떠올리게 한다.

 

가장 연약한, 세상 구석에 몰린 이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모습은 현 시대가 극단으로 치달았을 때 우리의 선택지이기도 하다.

그 안에서 서로 치유하고, 유토피아를 꿈꾸기보다 현 체제를 전복시키고 정의를 원위치 시킨다는 영화의 선택은 굉장히 현실적이다.

맥스의 입을 빌려서 희망에 대한 냉소를 보여주는데, 체제를 전복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그 어떤 이해관계에서도 벗어나서 냉정하게 현재를 파악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희망에 취한 채 현실을 제대로 못 보는 이들에게 맥스의 냉정한 말이 가진 울림은 굉장히 크다.

 

워보이 캐릭터들이 참 인상적이었다.

차를 자신의 정체성처럼 대하는 모습은 차와 사랑을 나누는 크로넨버그의 '크래쉬'를 떠올리게 한다.

사실 가장 많이 떠오른 것은 사상에 의해 테러를 자행하는 이들이다.

 

니콜라스홀트가 워보이로 나온다는 소식에 처음에는 의아했다.

내게 니콜라스홀트는 '싱글맨'속 분홍색앙고라니트를 입은 모습으로 기억된 배우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자신을 기억해달라고 말하는 부분은 인정투쟁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다.

가장 보편의 언어가 최대의 울림을 줘서, 무방비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장면이다.

 

샤를리즈 테론은 작정하고 멜로를 찍어도 어마어마하게 예쁠 배우인데도 그녀의 필모그래피는 외모보다는 연기의 아름다움에 관심이 많아보인다.

외적 아름다움은 포기한 배역이라고 할지라도, 이번 영화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배우는 샤를리즈 테론이다.

 

음악이나 촬영, 의상 등 영화의 비쥬얼 자체가 하나의 성격이다.

이 영화는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이다.

도구적으로 쓰인 부분이 단 하나도 없는 영화이다.

 

이 영화의 모든 장면을 꼭꼭 십어삼켜서 간직하고 싶다고 느껴질 만큼, 내겐 완벽에 가까운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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