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표정

시시콜콜한이야기 2014/10/30 13:25


1. 얼굴

전에는 사람의 웃음을 봤다.
웃음을 봤고, 웃음을 믿었다.

이제는 사람의 무표정을 믿는다.
표정이 없을 때, 그 얼굴이 가장 진실하다고 믿는다.

무표정을 연습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웃음을 연습하는 것보다도 훨씬 힘든 일이다.
웃음이 몸이라면 무표정은 마음 같아서, 단련이 힘들다.

결국에는 힘들어서 그냥 실없이 웃는다.
내 무표정은 너무 솔직하다.



2. 표정

누군가가 날 좋아해주던 시절, 그 시절 그 사람의 표정을 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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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Gyeongju, 2013)

Movie 2014/10/30 13:25



'경주'는 죽음에 대해 은유적으로 말하는 영화이다.
무척이나 정적이고, 호불호가 많이 갈릴 영화이다.

경주에는 릉이 많아서 집 앞에 릉이 있는 경우까지 존재한다.
영화 속 경주에서 만난 여인들은 남들보다 죽음에 대한 감수성이 예민한 이들이다.
주인공은 오토바이사고를 눈 앞에서 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추격을 당하기도 한다.

이런 경주의 풍경은 말한다.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죽음을 품고 살아가는 것임을.

장률 감독이 아니라 홍상수 감독의 영화인가 싶지만, 주인공의 태도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분명 욕망을 동력 삼아 움직이는 것은 비슷하지만, 그 욕망의 출처가 홍상수 영화와는 좀 다르다.

박해일은 이 영화의 러닝타임을 견딜 수 있는 이유이다.
그가 연기하지 않았다면 이 정적인 영화에 리듬이나 위트가 아예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신민아는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이질적인 동시에 특별한 영화에 출연했다.
류승완은 잠깐 나오는데 어마어마하게 웃긴다.
류승완이라는 인물에 대한 편견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백현진은 유일하게 대사가 많은 인물이고, 오직 그만이 극중에서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부유하는 듯한 인물들 사이에서 그는 소리를 지르는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현실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서 방황해야 환상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백현진과 박해일의 대화에서 엿볼 수 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 삶과 죽음의 경계 등 여러 경계선을 이 영화에서 목격할 수 있다.
그 아슬아슬함이 이 영화를 보는 재미이다.
함축적인 대사들 위주라서, 단서들을 수집해나가다보면 결국 이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죽음을 말하는 영화임을 알 수 있다.

인물들의 전사에 대해서도 감독은 별 관심 없어 보인다.
실제로 하루 만난 사람들이 서로에 대해 무엇을 설명할 수 있겠는가.
그저 느낄 뿐.

영화 막판에 풀숲을 헤쳐나가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다.
이 영화가 가진 신비로움이 극에 이르는 장면이다.
계속 경계선에 머물던 이 영화가 순식간에 천연덕스럽게 경계선을 넘어버리는 느낌을 주는 장면이다.

우리는 죽음을 옆에 두고도 참 천연덕스럽게 살고 있구나.
죽은 이들을 그런 우리를 바라보면서, 죽은 자신들보다도 살아있는 이들의 행동이 더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겠다고 생각했다.
경주에 있는 수많은 릉 중 하나에 숨어서, 마치 잠시 죽어있는 상태로 이 영화를 바라볼 수 있다면 가장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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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거지 - 밤이라 그래

Music 2014/10/30 13:25


거리에 버려진 사람들의 마음
조금은 구겨진 사람들의 표정들
그 앞에 멈춰진 내 발걸음 소리
조금은 무뎌진 내 뺨 속 온기가 말해

밤이라 차갑다고 밤이라 어둡다고
밤에게 말을 걸어 갖가지 핑계를 대고

밤이라 그랬다고 밤이라 미안하다고
핑계를 대며 내 맘 한켠 미소 짓는 너를 불러 보내

밤이라 그래 밤이라 그래
내 맘이 조금 아픈건
밤이라 그래 밤이라 그래
너에게 전화를 건 건

밤이라 차갑다고 밤이라 어둡다고
밤에게 말을 걸어 갖가지 핑계를 대고

밤이라 그랬다고 밤이라 미안하다고
핑계를 대며 내 맘 한켠 미소 짓는 너를 불러 보내

밤이라 그래 밤이라 그래
내 맘이 조금 아픈건
밤이라 그래 밤이라 그래
너에게 전화를 건 건

밤이라 그래 밤이라 그래
내 맘이 조금 아픈건
밤이라 그래 밤이라 그래
너에게 전화를 건 건



밤이라 그래, 라는 말은 모든 말에 대해 꽤 그럴듯한 답변이 된다.
우리는 밤에 대해 관대하다.
밤이 가진 감수성은 우리에게 면죄부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더 흥얼거리게 되고, 어느새 사람들에게 말하게 된다.
밤이라 그래,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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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 NO Schedule

Music 2014/10/30 13:24


한밤중에 늦은 친구 전화에
머뭇거림없이 문을 나서고
헤어질무렵이 마냥 아쉬워
애꿎은 친구만을 붙잡는 새벽

잠을 깨면 어제와 같은 점심
미각둔해져버린 예전 추억
샤워 물줄기가 씻어주는 건
겉에만 보여지는 옅은 초췌함

니가 떠나간 뒤에 내게 사라진 것들
하루의 준비들과 꿈을 기대하는 밤
비어버린 시간들 너없이 채우려 해
무얼 해야하는지 아무 계획도 없는
이별 뒤

집을 지나쳐서 계속 걸었지
뻔한 내 방안이 너무 싫어서
길은 돌아오기 너무 멀어서
또한번 애꿎은 친구를 찾는 밤

니가 떠나간 뒤에 내게 사라진 것들
하루의 준비들과 꿈을 기대하는 밤
비어버린 시간들 너없이 채우려 해
무얼 해야하는지 아무 계획도 없는
이별 뒤

다시 돌아가는 길 택시 속 멜로디에
창을 내리면 바람 날리는 불빛처럼
흩어지는 기억들 새벽 찬 공기속에
몰래 날려버리다 또한번 지나치는
나의 길



오랜만에 꺼내서 다시 들어봤다.
동네 레코드점 폐업한다고 반값에 팔길래 후다닥 사온 윤종신 10집.
꼭 사야한다고 위시리스트에 넣어두고 레코드점 폐업 때나 사다니.

어쨌거나 울컥하게 하는 가사들이 참 많은 앨범이다.
청승맞은 인생인데, 쳐다보고 있으면 눈물 나는 그런 남자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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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월 - 접속

Music 2014/10/30 13:24



같은 곳에서 같은 속도로 심장이 뛴다면
당신의 꿈속으로 접속할 수도 있겠죠

작고 여린 당신 등에 나의 심장을 포개고
당신의 꿈속으로 신호를 맞춰 봤어요

내 못난 마음 꿈에서는 다 용서해 주세요
너와 함께라면 내 인생도 빠르게 지나갈 거야

울고, 웃고, 떠드는 따뜻한 밤이 지나면
당신은 야단맞는 곳으로 돌아가겠죠

아침은 두려워요 텅 빈 공기 속의 누에고치
당신의 꿈속으로 신호를 맞춰 봤어요

내 못난 마음 꿈에서는 다 용서해 주세요
너와 함께라면 내 인생도 빠르게 지나갈 거야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잘 하려하지 않는 접속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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