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Veteran, 2015)

Movie 2015/08/05 01:31

 

 

 

CGV압구정에서 마지막으로 봤던 영화는 '지슬'이었던 것 같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영화라고 생각한다.

'부당거래'에 오락성을 더하면 '베테랑'이 된다.

흠잡는 것이 더 어려운, 게다가 메시지까지 좋기에 '베테랑'을 최대한 많은 이들이 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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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정아 - 삐뚤어졌어

Music 2015/07/26 09:55

 

 

 

지금 내 얼굴 어떠니

항상 난 숨이 막히고 답답해
다들 어쩌면 그렇게

평온한 얼굴을 할 수 있는지

이 세상의 무게가

나만 누르진 않을 텐데
머리가 무거워 웃을 수가 없는데


왜 또 다가와

같이 가자  손을 내미는데
난 잡아줄 수 없어

난 거꾸로 서서 세상을 봐
그리고 말을 해

모든 건 잘못됐어


세상도 날 둘러싼 사람들도

모두 삐뚤어졌어
아니 나만

내가 밟고 서 있는 게

땅인지 하늘인지 모르겠어
눈에 보이는 모든 게

정말 진짜인지 어지러워

날 지키려 해가 다 지고 있는 엄마의 어깨
애써 눈 맞추며

다가온 그의 입술


분명 같은 곳에 있는데

우린 방향이 달라
난 안아줄 수 없어

난 거꾸로 서서 세상을 봐
그리고 말을 해

모든 건 잘못됐어


세상도 날 둘러싼 사람들도

모두 삐뚤어졌어
아니 나만

그래서 미안해

아름다움에게
어둠을 밝히는 저 환한 빛에게
날 소중히 담은 깊은 두 눈에게
나 땜에 삐뚤어진 너의 상처에

넌 거꾸로 서 있는 나를 봐
그리고 말을 해

힘들어 보인다고


세상과 널 둘러싼 사람들과
함께 흘러가자고

방법을 알려줘

난 거꾸로 서서 세상을 봐
그리고 말을 해

다 잘못됐어


세상도 날 둘러싼 사람들도
모두 삐뚤어졌어
아니 나만

 

 

 

요즘은 선우정아의 노래를 가장 많이 듣고 있다.

처음엔 별 감흥없이 들었었는데, 들을수록 무서울만큼 빠져들게 된다.

단숨에 빠지는 것보다 서서히 물드는 것이 매력이 아닐까 싶다.

 

루시드폴의 '사람들은 즐겁다'를 떠올리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이젠 덩달아서 그러한 순간이 되면 선우정아의 '삐뚤어졌어'도 함께 떠올리게 될 것 같다.

'나를 둘러싼,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즐겁다'라는 루시드폴의 가사 뒤에,

'세상도 날 둘러싼 사람들도 모두 삐뚤어졌어, 아니 나만'이라는 선우정아의 가사가 이어지는 순간.

진짜 혼자가 되고 싶은 순간이 아니라, 사람들 눈에 띄고 싶어서, 위로가 필요해서 혼자인척 하고 싶은 순간에 티나게 부르고 싶은 노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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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톤 프로젝트 - 환상곡 (Vocal 선우정아)

Music 2015/07/26 09:39

 

 

수평선 아래
심상치 않은
바람을 만났네

꼭, 마치 보란 듯
비는 내리고
거친 파도 속에 잠기네

하나둘씩 부서지다
하나둘씩 흩어진다
내게 있던 모든 것이, 그대를 만나

찾아보려 애를 써도
흔적들은 사라져 가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너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 들려
제발, 제발

이제 내 곁을 떠나줘

 

 

 

 

 

카츠시카 호쿠사이의 그림인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노래라고 한다.

그림을 보고 멜로디를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작곡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하나 더 있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막연하게 많은 외국어를 하고 싶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미술이나 음악 같은 다양한 표현수단들을 익히고 싶다는 욕심이 훨씬 크다.

 

그림과 음악 작업을 병행하는 이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백현진, 나얼, 개코, 딥플로우 등이 떠오르는데, 다른 것보다도 일단 엄청난 성실함이 있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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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Monster , 2003)

Movie 2015/07/24 11:24

 

 

한 여자가 있다.

사람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기회를 태어나면서부터 박탈당해서, 진짜 소통에 목이 마른 사람.

또 한 여자가 있다.

사람들과 항상 함께 있지만, 진짜 믿고 의지할 사람이 필요한 사람.

 

그렇게 두 여자는 만난다.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된다.

전자의 여성은 결핍을 채우고 평범해지기를 원한다.

후자의 여성은 평범해진 자신이 특별해지기를 원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엇갈리기 시작한다.

생존을 원하는 이와 파티를 원하는 이의 만남은 온전하게 이어질 수가 없다.

 

선은 선과 공존할 수 있으나, 악은 악과 공존할 수 없다.

악은 끊임없이 선을 등쳐먹고, 선이었던 이들조차 선을 지켜야할 이유를 잃어버리고 악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악은 늘어난다.

선이 악에게 손가락질하는 세상이 아니라 차악이 최악에게 손가락질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선은 판타지가 되었다.

 

'몬스터'를 보면서 누구를 악이라고 하고 누구를 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악의 소굴에서 태어난 이에게 왜 선한 심성을 계속 지키지 못했냐고 누가 욕할 수 있는가.

악의 소굴을 방치해놓은 사회의 구성원들을 과연 선하다고 할 수 있을까.

 

과잉된 부분이 많은 영화이다.

나레이션이나 대사를 통해서 설명적으로 풀어낸 부분이 많다.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엄청난 영화는 아니다.

 

다만 이 영화는 그러한 단점들을 잊게할만큼 큰 장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캐릭터이다.

게다가 인상적인 캐릭터를 연기한 샤를리즈 테론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고 생각되는 연기를 보여준다.

명품향수모델인 동시에 살인마를 연기해낼 수 있다는 것, 이질감 없이 두 가지를 소화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샤를리즈테론은 좋은 배우이다.

그녀를 볼때마다 느끼지만 정말 멋진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크리스티나리치는 굉장히 철없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캐릭터 때문인지 몰라도 '버팔로66'이나 '아이스스톰'의 호연에 비해 둔탁한 느낌의 연기를 보여준다고 느껴진다.

작은 체구와 어려보이는 외모를 가진 크리스티나리치가 성숙하고 어른스럽게 말해줄 때 그녀만이 주는 특별한 따스함이 존재하는데, 그 덕분에 이 영화에서 두 여자가 서로 의존하는 부분을 보면 측은함과 함께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다.

 

영화의 실제모델인 에일린워노스의 이야기는 아무리 들어도 안타깝다.

어릴 적부터 성적으로 학대당한 그녀는 세상에 내몰린 것이고, 그녀를 그렇게 만든 이들보다도 먼저 사형 선고를 받고 죽음을 맞이한다.

사람을 죽인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다만 자신을 지킬 방법이 살인 밖에 없는 이들에 대해 어떠한 방책도 없이 알아서 견디라고 하는 것은 법이 약자에게 주는 폭력이다.

 

영화 후반부에 가서 주인공 여성은 애인의 부탁으로 위급한 상황에 놀이공원에 간다.

막상 놀이공원에 가자 애인은 자신보다도 새로 사귄 친구들과 놀기 바쁘다.

그런 그녀를 보며 주인공은 생각한다.

 

"사람들은 창녀를 멸시해. 쉽게 돈을 번다고 생각하고 기회조차 주지 않아. 일 나갈 때마다 얼마나 독한 마음을 품는지 사람들은 모를거야. 아무도 몰라. 내가 무언가를 믿을 때 얼마나 큰 인내심을 발휘하는지."

 

사람들이 창녀에 대해 가볍게 여기듯, 그녀의 믿음조차 가볍게 여겨버린다.

직업에 상관없이 상처 받아본 사람들은 알고 있다.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은 결국 칼춤이 난무하는 파티장에 입장하는 것과 같음을.

함께 즐기며 보던 칼춤이 언제 나를 향한 칼질로 바뀔지 모르는 것이다.

 

누군가를 믿지 않는다는 말이 냉소가 아니라 당연해져버린 세상이 되어버렸다.

이런 세상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날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삶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감과 감사함을 느끼게 해주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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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비수사 (The Classified File , 2015)

Movie 2015/07/24 11:05

 

 

 

곽경택 감독은 인상적인 감독이다.

그의 작품이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한 적은 많지 않지만, 인상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내는 것에 능한 감독이다.

설명 못할 끌림을 만들어낼 줄 아는 감독이고, 그런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것은 타고난 감각이 아닐까 싶다.

 

최근 그의 필모그래피는 많이 흔들렸지만, '극비수사'는 그런 그에게 터닝포인트라고 해도 될만큼 좋은 작품이다.

사실 감독보다도 김윤석과 유해진이라는 두 배우에 대한 기대로 보게 된 영화이다.

'친구'를 비롯해서 거친 톤의 영화로 명성을 알린 곽경택 감독이지만, 그의 장기가 휴머니즘일 수도 있겠다는 확신을 '극비수사'를 통해서 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더욱 신기하게 느껴지고, 긴장감도 비교적 잘 유지해나가며 러닝타임을 이어나간다.

일단 배우들의 연기호흡이 굉장히 좋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키워드인 '소신'이 인상적이다.

요즘 사회에 가장 필요한 키워드를 과거의 사건을 통해 불러온 것은 굉장히 영리한 방법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기술은 발전했어도 우리에게 필요한 메세지를 비슷하다.

 

'친구'의 곽경택이 아니라, 휴머니즘을 잘 풀어내는 감독으로 곽경택이 좀 더 알려지기를 바란다.

그의 차기작은 과연 어떤 드라마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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