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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2014/01/30 19:12


어제 저녁부터 오늘 점심까지 세 편의 영화를 연달아서 봤다.
'어바웃 타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세 편의 영화 모두 시간에 대한 영화이다.
사실 시간에 대해 다루고 있지 않은 영화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겠지만.

사랑이 성장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아마도 시간일 것이다.
함께 먹고, 시간을 나누고, 몸을 부비는 시간 말이다.

이 영화는 체험하게 한다.
영화 속 주인공 아델의 사랑을 체험한다.
러닝타임에 따라 관객들이 느끼는 사랑도 무르익는다.

서사도 굉장히 단순하다.
전적으로 인물에 집중하는 영화이다.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시종일관 탐미적이다.

격한 감정의 영화들을 생각해보면, 그 감정을 관객들에게 체험시키기 위해 굉장히 탄탄한 토양을 만들어둔다.
이 영화는 결벽에 가까운 연출과 그물망처럼 촘촘한 각본을 토양으로 삼고 진행된다.
머리로 차갑게 구상해낸 설계도만이,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감정이라는 운반해낼 수 있다.
덕분에 이 영화는 감정적으로 아주 멋진 체험을 하게 한다.

영화의 노출 수위가 높아서, 이 영화는 보기 몇 분 전에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봤기에, 교육방송을 보다가 포르노를 보는 느낌까지 들었다.
어쩌면 그 덕분에 더 자극적으로 느껴졌을 지도?

몰입의 정도에 따라서 평이 극과 극으로 갈릴 영화이다.
혹사에 가까운 감독의 연출방식 덕분인지, 식사 장면과 섹스 장면이 반칙에 가까울 만큼 강렬하게 느껴져서, 인물들의 정서에 쉽게 휩쓸리게 된다.

레아 세이두를 워낙 좋아해서 보게 되었는데, 이 영화는 전적으로 아델의 영화이다.
아델이 살짝 들린 윗입술과 통통한 볼로 음식을 먹고 몸을 섞는 동안 우리는 함꼐 성장하고 사랑하게 된다.
이 영화의 격렬한 사랑은 관객으로서 단순히 목격하는 것보다 몰입이 더 쉽다.
목격보다 몰입이 더 쉬운 사랑이라니, 신비롭지 않은가.

아델을 보면서 배우 장진영이 떠오른 것은 나뿐일까.
살짝 들린 입술 속에 사랑의 욕망이 가득찬 소녀로 보인다.
특히 아델이 우는 장면에서는 한 배우의 눈물이 한 씬 이상의 가치를 가질 수 있음을 느꼈다.

이 영화는 육체에 대한 영화이다.
이안 감독의 '색,계'와 마찬가지로 육체의 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육체는 힘이 쎄다.
처음 만나 웃으며 입을 맞추는 순간부터, 이별 직전에 울며 자신을 만져달라고 하는 순간까지, 이 영화는 몸의 힘을 통해 사랑을 말한다.

아델은 엠마의 색에 물든다.
아델은 엠마의 사랑을 배운 것일까, 아니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이 푸른색일까.

사랑이 푸른색이었으면 좋겠다.
전시회장 속 아델의 푸른원피스처럼, 사랑하는 이들만이 푸른색을 품고 살아갈 수 있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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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등애
Music 2014/01/30 19:12



어려운 말, 슬픈 얼굴들
행복이란 건 누구에게도 없나 봐

옷깃을 세워도 찬 바람이 스며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날,

난 너를 찾아가
넌 날 바라봐
많은 걸 말하지는 않아도
눈빛으로 답하는 널 보면
난 알게 돼

아무것도 중요치 않아
난 너에게 가
난 너에게 가
아무것도 남지 않아도
난 너에게 가
너만 있으면 돼

아무것도 중요치 않아
난 너에게 가
난 너에게 가
세상이 다 무너지는 날
그날도 너에게 가
난 너에게 가

아무것도 중요치 않아
난 너에게 가
난 너에게 가
아무것도 남지 않아도
난 너에게 가
너만 있으면 돼

네게 가
난 너에게 가
가장 따뜻한 너에게

넌 나의 길이야
내 발이 닿는 곳은
어디든 너일 거야
난 너를 걸어

넌 나의 꿈이야
내 맘이 닿을 곳은
결국엔 너인 거야
네게 날 걸어



간다, 라는 말이 왜 이렇게 힘들어진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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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등애
Movie 2014/01/30 19:12


영화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긴장했다.
이 때쯤 되면 뺨 때리는 장면이 나오겠다 싶어서였다.
하지만 통속적인 드라마에 익숙한 내게 이 영화는 코웃음치며 잔잔하게 진행된다.
릴리 프랭키가 욱할만한 상황에서도 상대방을 살짝 툭 하고 칠 때는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평화로운 극의 진행 방식에 당황하게 될 줄이야.
사실 이게 맞는 반식일 텐데.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평범한 이야기를 평범하게 풀어낸다.
그리고 그런 작법이 관객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려면 감독의 큰 내공이 필요하다.
평범을 평범하게.
단순한 진리이지만 그렇기에 더 어려운 일이다.

예전에 스쳐지나갔던 한 단막극의 줄거리가 생각났다.
친모는 아이에 무관심하고, 계모는 아이에 대한 지극정성을 보여주는데, 그것으로 인해 갈등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아마 가족을 가진 이들이라면 평생의 화두로 삼을 만한 이야기이다.
피냐, 시간이냐.

피는 애정을 보장할 수 없지만, 시간은 애정을 증명할 수 있다.
가족이 가진 의무감, 그것은 피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정작 가족으로 인해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 등 각종 감정은 시간에서 비롯된다.
가족신화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정말 슬픈 영화는 작정하고 슬픈 음악을 틀고 눈물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라 배경음악 하나 없이 무표정한 얼굴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무표정이 나오기까지 그 얼굴에 맺혀있었을 슬픔이 잔잔하게 드러나게 하는 장면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는 아역들의 연기가 굉장하다.
무척이나 사랑스럽고 감독의 연기연출 방식이 궁금할 만큼 아이들의 표정이 이 영화를 이끌어간다.

주연배우들의 호연도 좋았는데, 료타의 회사상사 쿠니무라 준과 케이타의 외할머니 키키 키린은 아무리 짧게 등장해도 인상적인 것 같다.

아들을 바라보면서 자기 자신을, 자기 아버지를 배운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지 않은가.
결국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아이를 낳는다고 아버지가 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아버지로 만드는 것은 피가 아니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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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등애
Movie 2014/01/30 19:11



레이첼 맥아담스의 영화인줄 알았는데, 빌 나이의 영화이다.
아버지라는 든든한 토양 위에서 펼쳐지는 사랑 이야기이다.

리처드 커티스의 마지막 연출작이라고 하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가 각본은 계속해서 쓰겠다고 한 것이다.
리처드 커티스보다 좋은 화면을 만들 감독은 있겠지만, 그처럼 로맨틱한 이야기를 잘 쓰는 이는 드물 것이다.

워킹타이틀사의 영화라면 믿을 수 있다.
사랑스러운 여자주인공을 만드는 데 도가 튼 워킹타이틀 아니던가.
그런 워킹타이틀이 레이첼 맥아담스와 작업을 할 줄이야.
'셜록홈즈2'는 오직 레이첼 맥아담스를 보기 위해서 극장에서 보았는데, 시작하고 잠깐 등장한 뒤 나오지 않아서 착찹했던 기억이 난다.

레이첼 맥아담스의 캐릭터가 그리 잘 만든 캐릭터라고는 생각 안 하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임에는 틀림없다.
돔놀 글리슨은 처음엔 찌질해보이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멋져보이는 것은 영화가 말하는 시간의 힘과 일맥상통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시간 여행의 개연성을 따질 필요가 없는 영화이다.
시간도 결국 선택의 문제이고, 우리는 현재를 선택한 채 살아가고 있다.
언제로 돌아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다들 어마어마한 것들을 말하겠지만, 결국은 사랑일 것이다.
우리의 시간은 지금도 사랑을 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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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등애
Movie 2014/01/30 19:11



마지막 장면만으로도 가치 있는 영화이다.
끝이 없는 갈등 속에 평화로운 마지막 장면은 그 울림이 크다.

아쉬가르 파라디의 영화답게 정적인 동시에 촘촘하다.
멕시코의 알렉산드로 감독이 한 사건의 파장을 그려낸다면, 아쉬가르 파라디는 인물들이 서로에게 주는 파장에 대해 다룬다.

진실 앞에서 우리는 방어적이 된다.
애초에 진실이라고 부르는 것들 중에는 숨겨둬야만 했던 것들이 많았기에.
대부분의 진실은 그래서 불편한 진실로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번역된 제목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담백하게 본래 제목인 '과거'라고 했으면 관객들에게 외면받았을까?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오히려 번역한 제목이 더 좋았는데, 이 영화는 좀 아쉬웠다.

배우들의 연기가 모두 좋았다.
특히 베레니스 베조는 독보적이다.
그야말로 신경쇠약 직전의 여인이다.
칸 영화제에서 그녀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따론 행위보다 흔적이 무서운 삶, 이라는 박평식 평론가의 20자평이 와닿았다.
과거에 귀속되어, 과거를 숙주처럼 사용하며 현재를 영유하는 인물들로 가득하다.
모두들 현재를 산다고 말하지만, 과거에 끈을 두고 현재인 척하며 달리고 있는 사람 또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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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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