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한이야기 2014/08/14 13:59




1. 차악


최악인 사람들이 있다.
함께 말 섞기도 싫은 인간들.
이 사람이 내 뿜는 이산화탄소를 내가 먹어야한다는 사실에 화가 나는, 그런 사람들.
물론 나도 누군가에게는 그런 사람일 수 있겠지만.

정말 최악인 것은, 내가 그런 사람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그 증오의 지점이 내게서 발견될 때이다.
그때는 정말 답이 업다.

항상 최악을 피하고 차악을 만났다며 안심하는 삶에서, 그 순간 나는 그렇게도 외면하던 최악을 발견한다.
영화 '히든'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자기 앞에서 죽은 누군가를 잊기 위해 극장으로 달려가는 장면이.
자신 때문에 누군가 죽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라는 극적인 매체로 그 기억을 덮으려는 장면이.

어쩌면 그래서 나는 영화를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극적인 영화를 찾는 것일지도 모른다.



2. 갈증


오늘 하루 난 사람을 만나서 100을 채운다.
이렇게 정해놓으면 다 채워야한다.
만약 정해져있던 약속이 취소되면 전화번호부를 뒤져서 지금 시간이 되는 누군가를 결국 불러내어서 내 갈증을 채워야만 집에 갈 수 있는, 그런 순간들.

그러고나면 공허함은 딱 곱하기 2를 해서 200만큼 온다.
먹을 것을 위에 가득 털어넣어도, 물을 몇 리터씩 먹어도, 사람을 하루에 수십명 만나도 결국 채워지지 않는다.

이것을 깨닫게 된 몇 달 전에서야 나는 사람에 대한 욕심을 유지하되 미련은 버릴 수 있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아직도 참는 중이다.
담배 같은 습관이다.
평생 참아야할 것이지 결코 고쳐질 성향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고쳐졌다고 오만하는 것이 최악의 선택일 것이다.

갈증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당장 목이 말라서 눈에 보이는 소금물을 마구마구 마셔대면 이렇게 될 것이다.
결국 난 사람에 대한 탈수증으로 쓰러져 죽을 것이다.
난 무인도에서도 사막에서도 물이 아니라 사람 때문에 죽을 것이다.

물 때문에 죽는 것보다 더 비참할 수 있겠다고 느꼈다.



3. 블랙홀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사람은 마음에 블랙홀이 있는 사람이다.
위에서 말한 갈증과 비슷한 맥락이다.

어떻게 해결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블랙홀을 채우는게 아니라 그냥 블랙홀이 존재하는 그 세계 위에 새로운 세게를 덮어씌어야 한다.

그래서 새로운 세계를 찾고 있다.
근데 대부분의 세계들, 세계라도 믿고 있던 것들은 그저 작은 별들에 불과해서 금방 부숴져서 블랙홀 안으로 들어간다.

블랙홀을 의식 안 하고 천연덕스럽게 지낼 수 있는 순간이 오면 끝날 것이다.
시간이 해결해줄 성격의 문제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4. 고마워

블랙홀, 소금물 이런거 다 상관없이 그저 생각만 해도 좋은 것 밖에 없는 사람.
고마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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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등애
Music 2014/08/14 07:01



거칠던 파도가 잦아들어
맑게 갠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어
아직도 모든 게 어색하기만 해
언제라도 널 볼 수 있을 것만 같아
이렇게 아직도 모든게

어제처럼 여전히 아른 거려
너의 웃는 그 모습
언젠가 다시 널 만나면
꼭 안고서 보내지 않을게

석양으로 붉게 물들어가는
바다를 보며 널 기다려
오늘도 이렇게

생각한 적 없어서 준비하지 못했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오늘도 기다리는 게 난 더 익숙해
내게는 아직도 이렇게 아직도 모든게

어제처럼 여전히 아른 거려
너의 웃는 그 모습
언젠간 다시 널 만나면
꼭 안고서






왜 좋은 것만 기억날까 싶은데, 좋은 것 밖에 없었다.
나쁜 게 없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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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등애
Movie 2014/08/14 07:00



윤종빈 감독은 메세지 있는 상업영화를 찍는 것에 대해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던 차에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지쳐있던 그의 상태를 대변하듯, '군도'는 메세지보다는 장르영화로서의 쾌감이 큰, 순도백퍼센트의 오락영화이다.

윤종빈 감독의 전작들은 사회성이 짙었다.
하지만 '군도'는 아니다.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이나 타란티노의 '바스터즈'처럼 최소한의 서사를 깔아두고 많은 볼거리와 함께 전진한다.

영화의 전사들은 나레이션으로 진행된다.
그래서인지 인물들의 정서가 갑작스럽게 움직인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인물들도 워낙 많아서 차라리 미니시리즈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물론 이렇게 좋은 캐스팅으로 미니시리즈를 만들기에는 무리겠지만.

캐릭터 보는 재미가 큰 영화이고, 캐스팅도 좋았다.
특히 이성민의 연기가 좋았다.
'무간도' 시리즈를 양조위와 유덕화 때문에 봤다가 오히려 보고나서 황추생이 더 인상적이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성민은 연기의 폭이 참 넓다고 느꼈다.

하정우는 군도 일당에 합류한 뒤에 사투리 톤이 어색하다고 느꼈지만, 그 앞부분의 연기가 무척이나 좋았다.
강동원은 나중에 연극무대에서 혼자 일인극을 해도 멋지겠다고 느낄 만큼,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화면을 채워나가는 모습을 황홍하게 바라보게 된다.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형사'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강동원은 선이 너무 고운 배우라고 생각한다.

군도 일행 중에 살아남는 이들과 죽은 이들을 보다보면, 왜 하필 이들만 살아남았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계급에 대한 상징성까지도 볼 수 있다.
강동원이 연기한 조윤 캐릭터는 애초에 약점이 없는 캐릭터라 사람이기에 약점일 수 밖에 없는 포인트를 하나 설정해두고 이야기를 전개시킨 느낌이다.

보는 내내 즐거웠다.
여전히 윤종빈 감독의 최고작은 '범죄와의 전쟁'이라고 생각하지만, 보는 재미는 '군도'가 더 크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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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등애
Movie 2014/08/14 06:57



'명량'이 별로인 영화인데 흥행 신기록을 세운다고 해서 대중의 수준이 낮다고 판단하는 건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다.
흥행은 아무도 모르는 영역 아니겠는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tvn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 것을 보며 이 영화의 제작사가 cj라는 것을 단숨에 알 수 있다.
난 '명량'을 보면서 영화에 감동한게 아니라 기획이나 마케팅에 훨씬 놀랐다.
'명량'은 영화외적인 부분에서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진 영화라고 생각한다.

반면 영화를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크다.
전사에 해당하는 부분이 영화의 절반을 넘길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앞부분에 지도를 통해 전사 설명하는 부분에서 후다닥 설명한 뒤에 캐릭터들 성격 대략적으로 보여주고 바로 전쟁으로 갔으면 좋지 않았을까.

이순신이라는 인물은 입에 담고만 있어도 숭고한 인물이다.
그런 인물에 대한 사건을 시종일관 웅장하고 비장하게 연출하다보니 답답한 순간들이 많다.
덩달아서 연기 톤도 모두 과잉되게 느껴진다.
최민식이 중심축을 잡지 않았다면 이 영화는 적군의 함선처럼 침몰했을 것이다.

난 이 영화의 엔딩에 너무 섬뜩했다.
이 영화의 후속작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담은 그 마지막 장면 말이다.
제발 '명량'과는 다른 톤으로 나오기를 바란다.

'명량'이 흥행 신기록을 세우는 것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난 그저 좀 더 좋은 영화가 보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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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등애
시시콜콜한이야기 2014/07/17 14:08




1. 상류에서 맹금류를 뭉뜽그리다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황정은의 '상류엔 맹금류'를 지하철에서 보았다.
이규호의 '뭉뚱그리다'를 반복해서 듣던 중이었다.

묘하게 닮았다.
덕분에 지금도 그 소설을 떠올리면 자동으로 귀에서 음악이, 음악을 들으면 자동으로 소설의 장면이 떠오른다.

둘 다 섬뜩하다.
자꾸 보고 싶은 듣고 싶은 섬뜩함이다.



2. 초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쉬었던 적도 없고,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성실히 하는 것은 잘할 수 있다고 자부하며 살았다.
그러므로 열심히 할 것이다.

열심히, 아주 열심히, 느껴질 때까지.



3.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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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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