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K-루키즈 파이널 콘서트

Show 2014/12/14 20:27



정말 오랜만에 간 공연이다.
비트볼레코드의 공연이 마지막이었다.
스피커 앞에서 공연을 보고, 머리가 너무 아파서 MRI까지 찍었던 공연이 나의 마지막 공연이다.

제일 친한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본 것은 처음이다.
좋은 것을 좋은 이들과 함께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언니네이발관과 노리플라이의 공연이 보고 싶어서 갔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공연을 보고 나서 지금까지도 내게는 단 하나의 무대만이 남아있다.
글렌체크의 '60's cardin'만이 기억난다
글렌체크의 무대는 처음 봤는데, 타이거디스코의 안무와 사운드의 조합을 잊을 수가 없다.
글렌체크는 음악뿐만 아니라, 의상을 비롯해서 무대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세심하게 신경 쓰는게 그런 것들이 고스란히 드러난 무대였다.
몹시도 신났고, 충격적인 무대였다.

전반적으로 드럼이 많이 눈에 들어왔다.
참여한 밴드들 대부분 드럼연주가 돋보였다.
여성보컬이 있는 밴드들은 하나같이 보컬들의 개성이 강한데, 그런 개성 강한 보컬과 어울리는 사운드를 구현해내는 것도 신기했다.

음원으로 들었을 때 아즈버스가 가장 좋았기에 기대했는데, 우승을 하게 되어서 좋다.
러브엑스테레오는 음원보다 무대가 훨씬 인상적인 팀이다.
첫 번째 공연이 러브엑스테레오였는데, 제일 좋은 무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18gram은 가장 폭 넓게 사랑받을 수 있는 밴드라고 느껴서 밴드이름에 맞춰서 1월 8일에 발매된다는 앨범이 기대된다.
신현희와 김루트는 '귀엽다'라는 수식어로 모든 것이 설명될 것 같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
말은 쉽지만 참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는 무대에 서고, 누군가는 그것을 바라본다.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공연을 보고 나서 친구들과 가장 먼저 떠올린 감정은 부러움이었다.
무대에 설 수 있는 것은 여러모로 축복인 것 같다.
여러모로 큰 자극이 된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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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진 스노우 (White Bird in a Blizzard, 2014)

Movie 2014/12/10 14:38




오랜만에 시사회에 다녀왔다.
건대롯데시네마에서 '버진스노우'를 봤다.

영화에 대한 지구력이 떨어져서 여전히 걱정이다.
C열이어서 목을 살짝 들고 보느라 졸지는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여자주인공 두 명이 너무 예뻐서 잘 수가 없었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영화를 보러 갔다.
포스터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영화를 보며 좀 어리둥절하기도 했다.
성숙해져가는 소녀의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이야기가 좀 산만하다.
아주 전형적인 이야기들이 산만하게 흐르다보니 갸우뚱하게 되는 부분이 많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다.
쉐일린 우들리는 이 작품을 통해서 처음으로 봤다.
전형적일 수 있는 이야기에 그나마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쉐일린 우들린의 매력 덕분이다.

아마 이 영화를 보는 이들이 있다면, 그 이유의 팔할은 에바그린일 것이다.
에바그린은 히스테리 부리는 주부로 나온다.
물론 히스테리를 부려고 여전히 아름답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라고 해도 마지막이다.
마지막에 뭔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보는 것 자체가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일지도 모르겠다.
줄거리와는 별로 상관없다.
왜냐하면 충격과는 별개로 정말 쓸데없고 뜬금없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관객들이 그 장면에서 다함께 탄성을 지르는데, 난 그 순간이 더 영화처럼 느껴졌다.
이 영화를 잊어도 관객들의 반응은 잊지 못할 것이다.

아무튼 1분 정도 되는 그 장면 덕분에 90분의 극이 무너진다.
전혀 맥락없고 예고없는 1분의 장면을 설득시키려면 90분을 무너뜨려야한다.
90분의 극이 차분하게 쌓아온 것 사이사이에 갑자기 균열이 생긴다.
그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장면이다.

엄마와 딸의 이야기에 좀 더 집중했어야 한다.
그랬다면 이 영화는 정말 환상적으로 변했을 것이다.
영화 초반에 20분 정도 보면서 난 이 영화가 올해의 영화가 될 수도 있겠다고 예상했다.
눈이 주는 이미지와 모녀의 관계, 게다가 환상적인 음악과 화면까지 완벽하게 보였다.
음악은 끝까지 좋았지만, 극은 실망스럽게 흘러갔다.

판타지 장면에 하얀 눈이 사용된다.
그런데 극의 중심사건과 연관된 사물이 눈의 이미지와 겹치는 순간, 이 영화의 '눈'은 무척이나 단순하고 천박하게 변한다.
충분히 잘 풀어나갈 수 있던 극의 비유들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좋은 요소들이 많았기에 더 아쉽다.
원작소설이 궁금해진다.
감독이 소설을 읽으면서 방점을 여러군데 찍어두고 정리를 못한 채 만든 영화 같다.

영화를 보고나서 쉐일린우들리와 에바그린의 아름다운 외모나,
눈의 환상적인 이미지, 몽환적인 음악들이 떠올라야 정상이다.
근데 형편없는 한 장면 덕분에 계속해서 그 장면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빨간색에 대해 말하다가 마지막에 파란색을 꺼내둔 것 같다.
아니, 파란색은 같은 범주라기라도 하지, 그냥 강아지를 꺼낸다.
정말 아무 상관없는 것을 말이다.

영화 상영 전에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 쌀국수를 먹었다.
쌀국수는 옳았다.
'버진스노우'를 보았고, 영화는 내 눈을 의심할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장면 때문에 침몰한다.
그 장면은 틀렸다.

쌀국수는 옳았고, 그 장면은 틀렸다.
내가 먹었던 쌀국수에도 순서가 있고 맥락이라는 것이 있다.
이 영화는 쌀국수보다도 못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뒷맛이 모든 것을 망쳐버린 음식을 먹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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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찬 - 발라드는 모두 거짓말이다

Music 2014/12/10 14:21



뻔한 사랑 얘기들
궁상맞은 이별노래
그게 뭘 바꿔 놓는다고
뭐가 달라질 거라고
또 혼자서 노래를 불러

심장이 고장 났단
거짓말에도 질려
하루 종일 미친 듯이 뛰어다녀 봐도
건강한 내 몸은 날 깨워 둬

사랑은 다 끝났단
객기에도 질렸어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또 마신다 해도
비틀대는 내 안엔

온통 너만
너 하나만
더 선명히 남는 걸
웃는 걸

심장이 고장 났단
거짓말에도 질려
하루 종일 미친 듯이 뛰어다녀 봐도
건강한 내 몸은 날 깨워 둬

사랑은 다 끝났단
객기에도 질렸어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또 마신다 해도
비틀대는 내 안엔 너 하나만

나를 위해 떠나준다는 말
말도 안 되는 그 말
위선 떠는 거짓말
집어 쳐

심장이 고장 났단
거짓말에도 난 질려버렸어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또 마신다 해도
비틀대는 내 안엔

온통 너만
너 하나만
더 선명히 남는 걸
웃는 걸



사랑에 대한 가치관이 바뀔 때마다, 귀에 들어오는 조규찬의 노래들이 있다.
냉소가 주는 가장 거대한 위로를 이 곡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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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신혜, 선우정아 - For Him

Music 2014/12/10 14:17



기도하듯 읊조린 숨
공기를 이루고
꿈처럼 온전한 기억의 안개를 걷으면

빛을 묻힌 시간들은
내내 가슴에 흐르고
스치는 손 끝에 눈물이 묻는다

넘쳐 가득하구나
손을 곱게 닦는다
꽃처럼 물들은 길은 정녕 함께였더라




피아노가 따뜻한 악기였음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이상적인 겨울앨범이다.
잠들기 전,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이불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포근해지고 싶어서 이 앨범을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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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어던 (Leviafan, Leviathan, 2014)

Movie 2014/12/06 14:18



정말 오랜만에 극장에 가고 싶어졌다.
씨네큐브 말고 떠오르는 곳이 없었다.
마침 칸영화제 상영작들을 상영하고 있었다.
개봉예정작들은 나중에 보자는 생각으로, 국내에 개봉 안 할 확률이 높은 영화를 봤다.

'리바이어던'에 대해서는 칸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는 것과 홉스가 쓴 동명의 책 이외에는 어떤 정보도 없이 보았다.
물론 홉스가 쓴 책이 이 영화의 원작은 아니다.

영화를 보기 전부터 걱정했다.
작년부터 영화에 대한 지구력이 엄청나게 떨어졌음을 느낀다.
정적인 영화라고 예상했기에, 140분의 러닝타임이 걱정거리가 되었다.

막상 보니 흡입력 있고, 위트 있는 장면들도 많다.
영화의 리듬감을 따라가다보면,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지는 이야기이다.
보편의 서사임에도 사람을 이끄는 힘이 있는 그런 이야기이다.

개개인의 인물들보다도 인물들간의 관계 묘사가 탁월한 작품이다.
아쉬가르 파라디의 작품을 연상시킬 정도이다.

홉스의 '리바이어던'도 어느 정도 연상시키는 영화이다.
바다가 중요하게 쓰이는 배겨이고, 권력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법과 신에 대한 대사들이 작위적일 수도 있지만, 최선이라고 느껴질만한 장면에 들어간 덕에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후반부에 여자주인공과 남자주인공에게 각각 몰입하기 좋은 타이밍이 한 번씩 온다.
그 순간에 몰입할 수 있었고, 그래서 울컥했다.
영화에 따라 변하는 나의 감정에 집중하기 위해서 극장을 찾아오는 내게, 이런 순간은 좋은 영화냐 아니냐의 기준이기도 하다.

매주 씨네큐브에 와서 영화를 봤던 때가 있었다.
그때에 비하면 열정 자체가 많이 식었다.
열정보다는 애정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내년에는 자주 극장에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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