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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진 - 학수고대했던 날 눈이 빠지도록 기다렸었네 눈이 빠지도록 기다렸었네 눈이 빠지도록 기다렸었네 목이 빠지도록 기다렸었네 4일만에 집에 돌아온 여자 끝내 이유를 묻지 못한 남자의 사연들 사실 내가 술을 너무 많이 먹어 기억이 안납니다 돼지기름이 흰 소매에 튀고 젓가락 한벌이 낙하를 할때 니가 부끄럽게 고백한 말들 내가 사려깊게 대답한 말들이 사실 내가 술을 너무 많이 먹어 기억이 안납니다 사실 내가 술을 너무 많이 먹어 기억이 안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라라 막창 2인분에 맥주 열세병 고기 냄새가 우릴 감싸고 형광등은 우릴 밝게 비추고 기름에 얼룩진 시간은 네시반 비틀대고 부축을하고 손을 잡고 키스를 하고 약속하고 다짐을 하고 끌어안고 섹스를 하고 오해하고 화해를 하고 이해하고 인정을 하고 엇갈리고 명쾌해지고 .. 더보기
님은 먼곳에 (Sunny, 2008) 친구들과 다 같이 '님은 먼곳에'를 보러 가자고 약속했었고, 얼마 전에야 겨우 보았다. 그리고 친구들 모두 실망했다. 나도 솔직히 실망이 크다. 난 그냥 볼만했지만, 친구들은 이 영화를 기억에서 잊고 싶다고 했다. 난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를 몹시도 좋아하고, '황산벌'과 '라디오스타'를 별로 안좋아한다. 그리고 '님은 먼곳에'는 내게 그저 그런 영화로 기억 될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내게 이 영화는 매우 별로임에도 수애의 연기 때문에 그나마 볼 만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는 수애를 위한 영화이며, 수애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영화이다. 난 이 영화를 보며 김래원이 주연한 '해바라기'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해바라기'는 영화 속에서 좋은 소재들이 많았음에도 시나리오가 너무 엉성하게 전개되어서.. 더보기
형사 (Duelist, 2005) 학교 교양수업인 '영화의 이해' 시간에 우연히 보게 된 이명세 감독의 '형사' 아마 '미쟝센'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을 설명하면서 이 영화를 틀어주었을 것이다. 교수님이 잠깐 틀어준 장면에 거의 넋이 나가있었다. 사람들이 재미없다고 말하던 영화였기 때문에, 아마 영화의 이해 과목을 수강하지 않았다면 난 이 영화를 평생동안 못보았을지도 모른다. 수업 시간에 보았던 영화의 비쥬얼에 넋이 나가서 기숙사에 오자마자 이 영화를 찾아보았다. 영화를 보고나서 생전 처음으로 뭔지 모를 황홀함을 느꼈다. 지금 누군가가 내게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물으면 난 주저없이 '형사'라고 대답한다. 그 전까지 좋아하는 영화를 물어보면 '지구를지켜라','미스리틀선샤인','시간을달리는소녀','도그빌' 등의 영화를 좋아한다고 했지만, 그.. 더보기
<도그빌>의 선물의 경제와 심판의 윤리를 넘어서 표독하고도 능글맞게 생긴 라스 폰 트리에의 ‘착한 여자 괴롭히기’는 이러나저러나 문제적이다. 실컷 당하던 그녀가 맘껏 갈겨대는 은 트리에 수난극의 터닝포인트를 찍는데, 그 ‘깨는’ 유턴이 마냥 카타르시스로 질주하는 건 아니다. 너무 극단적인 해답은 정답이 아닌 것 같기에. 게다가 노골적인 반미 알레고리는 정의의 심판을 자처하던 미국적 파시즘을 복사한 혐의도 받는다. 그래서 오히려 그레이스가 미국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논란에 대해 트리에는 내레이터의 입을 빌려 입을 다문다. “그녀가 도그빌을 떠난 건지 도그빌이 그녀를 떠난 건지는 대답하지 않겠다.” 그런데 이 침묵에서 양자택일의 전제를 벗어날 여지를 읽을 순 없을까? 뻔한 교훈극의 빈약한 사상으로 폄하될 표면적 의미망 아래에는 이분법 너머를 엿보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