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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토이 스토리 4 (Toy Story 4 , 2019) 완벽에 가까웠던 시리즈의 후속작이 나왔기에 걱정부터 됐다. 그러나 픽사는 스토리의 힘을 아는 집단이고, 4편은 모든 걱정을 기우로 만들었다. 오히려 새로운 지점을 만들어서 앞으로 이 시리즈가 더 장수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별은 늘 힘들다. 아름다운 이별, 나는 잘 모르겠다. 이별이 새로운 시작이라는 건 떠나는 이의 이야기다. 떠나보내는 이들에게 슬픔은 이별 뒤에도 오래 남는다. 내가 떠나보낸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나의 쓸모, 나의 의미에 대해서도. 누군가 정해준 게 아닌, 내 마음이 말하는 존재이유에 대해서. 더보기
인크레더블2 (Incredibles 2 , 2018) 늘 그렇듯 픽사의 각본은 놀랍다.각본의 완성도로만 보면 최근 보았던 그 어떤 히어로물보다 좋다.히어로물이 간과했던 메시지를 아주 영리하게 다 담아냈다.히어로가 되는 것보다 힘든 육아, 여성의 사회진출에 대한 여전한 편견, 미디어와 정치권의 관계 등 몇 시간이고 논할 수 있는 주제들을 복합적으로 다루는데 작위적이거나 위화감이 전혀 없다. 끝나자마자 새로운 시리즈를 기대하게 할 만큼, 캐릭터들의 매력이 정말 크다.특히 아기인 잭잭의 매력은 이 영화의 엄청난 지분을 가진다.가족이 다 함께 히어로라는 설정도 여전히 매력적이다.게다가 이젠 전면에 나서서 부모 못지 않게 자신의 역할을 멋지게 해내는 바이올렛과 대쉬의 매력도 크다. 이전 시리즈의 연장선이지만 분명 더 전진했다.시대가 원하는 메시지를 너무 현명하게 담.. 더보기
인크레더블 (The Incredibles , 2004) '인크레더블2' 개봉하자마자 보려고 뒤늦게 '인크레더블'을 봤다.히어로물을 보면서 가족이 부재하거나, 가족과는 아예 단절을 택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태반이었던 것 같다.그런 면에서 '인크레더블'은 가족을 전면에 내세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특이점이 생기는 멋진 애니메이션이다. 지금 세상에 힘이 재능인 사람이 탄생하면 어떨까.교복 입던 때에 읽었던 이문열의 소설 '역사'도 떠올랐다.초능력이 지금 세상에 드러나면 각종 매체를 통해 자그적으로 소비되고 나서, 흥미가 떨어지면 세상으로부터 배척당하지 않을까.초능력이 아니라 이것을 개인이 가진 능력으로 환원해서 생각해보면 많은 이들이 가진 고민으로 이어질 거다.그래서 우리가 히어로물을 단순히 장르물로서 소비하는 과정 이후에도 사유해볼 수 있는 거고. '인크레더블2'에.. 더보기
월E (WALL-E , 2008) '월-E'가 좋은 영화인 이유는 간단한 서사 안에 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메시지가 다 담겨있기 때문이다.무리하지 않고, 아주 차근차근 메시지들을 담아낸다.기본에 충실하고, 낭만을 희망처럼 품은 '월-E' 캐릭터는 이 영화가 가진 미덕과 닮았다. 누가 봐주지 않아도 자신의 일을 해내고, 외로움 안에서도 낭만을 품고, 사랑에 빠졌을 때 대상을 위해 헌신하는 '월-E'의 태도는 대사도 거의 없이 마음을 울린다.영화 속 인간들을 연대하게 만드는 것도, 그들에게 희망의 가능성을 알려주는 것도 '월-E'다. 많은 장르와 메시지를 품고 있음에도 이렇게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는 '월-E'가 개봉한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흔치 않다.앞으로 사랑, 낭만, 연대 등 세상에 필요한 단어를 말할 때마다 '월-E'..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