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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펀치 드렁크 러브 (Punch-Drunk Love,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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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 중에 가장 먼저 본 작품은 '데어윌비블러드'이다.
솔직히 '데어윌비블러드'보다는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코엔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더 재미있었다.
데어윌비블러드는 음악과 다니엘데이루이스의 연기가 인상깊었는데, 전체적으로 영화 톤 자체가 워낙에 강해서 내게는 잘 안맞았다.

그런데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펀치 드렁크 러브'는 '데어윌비블러드'의 감독이 만든 작품이라는 것이 상상도 안될만큼 굉장히 사랑스럽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영화를 만든 손으로 그렇게 독한 영화를 만들다니!
도대체 이 감독은 이렇게 극단적인 두 작품을 어떻게 둘 다 완성도 있게 만든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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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이, 대부분의 작가들이 자의식으로 가득해서 관객들에게 하나라도 더 설명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영화는 생략해야될 부분과 포인트를 주어야할 부분을 너무 잘 아는 영화라서 좋았다.

이 영화는 비행기마일리지를 모으기 위해서 푸딩을 사는 것이 취미이며,
일곱명의 누나가 자신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서 사랑 앞에서 망설이는 남자주인공이 사랑을 만나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담샌들러가 나오는 코미디는 보통 화장실유머로 가득해서 평론가들의 혹평으로 가득하다.
근데 이 작품은 엄청난 호평을 받았을뿐더러, 아담샌들러의 연기가 너무나 잘 어울린다.
아담샌들러가 맡은 영화 속 캐릭터를 많은 남자관객들이 공감하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한 남자가 사랑에 빠져서 변화하는 과정을 아담샌들러가 너무 잘 소화해낸다.

필립세이모어호프만은 '카포티'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여성스러운 역할만 할 줄 알았는데, 남자다운 모습도 꽤나 잘 어울린다.
루이스 구즈먼은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왔고, 에밀리왓슨은 신비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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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서 추천해주는 작품들이 몇 개 있는데,
내게는 '미스리틀선샤인','스윙걸즈','하나와앨리스'와 같은 작품들이 그렇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 영화도 그 목록에 추가해야할 것 같다.
너무 예쁜 사랑을 하는 이들을 보면 보기만 해도 흐믓하지 않는가.
사랑을 위해서 노력하고 변화하는 아담샌들러의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흐믓하게 하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