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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도쿄! (Tokyo!,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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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가 발표되었을 때부터 굉장히 기대하고 있었다가 지금에서야 보게 되었다.
일단 세 감독이 각각 30분 정도의 분량으로 만든 영화를 합친 옴니버스영화이기 때문에
영화 각각 분량이 적기 때문에 감동의 깊이가 아무래도 장편영화보다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냥 '볼만하다'라는 느낌이다.

첫 번째 작품은 '수면의 과학'과 '이터널선샤인'으로 유명한 미셸공드리의 작품이다.
내용은 남자친구와 도쿄에 온 여자가 나무의자가 된다는 내용이다.
전작에서도 그렇듯 미셸공드리의 영상이 예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미셸공드리에게는 자신의 발상을 시나리오에 담아줄 멋진 작가의 존재가 절실하다.
그의 상상력과 영상은 예쁘지만 그의 스토리는 그의 영상에 비해서 너무 부실하다.
'이터널선샤인'은 미셸공드리의 영상도 돋보이지만, 무엇보다 찰리카프만의 시나리오의 공이 크다.
아무튼 미셸공드리의 이 작품은 작은 소품을 하나 본 느낌이다.
갑자기 뜬금없이 등장하는 츠마부키사토시 때문에 좀 놀라기도 한다. (너무 잘생겼다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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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작품은 '나쁜피'와 '퐁네프의연인들'로 유명한 레오까락스의 작품이다.
난 위에 언급된 레오까락스의 작품 둘 다 별로 안좋아한다.
두 작품의 내용도 잘 공감이 안되었으며, 특히 '퐁네프의연인들'은 김기덕 감독이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가지고 만든 작품같다는 느낌이었다.
난 김기덕 감독을 좋아하지만, 그의 초기작은 별로 안좋아하는데 레오까락스의 작품은 꼭 김기덕 감독의 초기작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번 '도쿄'에서는 레오까락스의 작품이 굉장히 좋았다.
세 작품 중에서 레오까락스가 연출한 작품의 메세지가 정말 좋았다.
'폴라X'로 엄청난 평단의 비판을 받은 뒤에 수없이 많은 영화가 엎어지고 9년만에 복귀작을 찍은 그는, 일본에서 제작비까지 주는 영화를 일본의 군국주의를 비판하는 영화로 만들었다.

이 작품은 도쿄에서 광인이 나타나서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그 광인을 체포한 뒤에 재판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이 메세지를 전달하는 데에는 레오까락스의 페르소나인 드니라방의 연기의 공이 크다.
광인 역할을 맡은 드니라방의 몸짓은 이 작품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멋진 연기이다.
레오 까락스의 작품은 그리 안좋아하지만 드니라방의 연기는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꼭 그가 인간의 범주에서 벗어나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그는 뭔가 특별하다.
그리고 난 이 30분 분량의 단편이 '나쁜피'와 '퐁네프의연인들'을 합친 것만큼이나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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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작품은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로 유명한 봉준호의 작품이다.
워낙에 그의 작품을 좋아해서 실질적으로 내가 이 영화를 본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주연배우가 아오이유우다!

아무튼간에 내용은 히키코모리(은둔형외톨이)가 다른 히키코모리를 찾아서 밖으로 나간다는 내용이다.
봉준호 감독이 도쿄가 인구밀도가 높음에도 다들 혼자 외롭고 사는듯한 느낌을 많이 받아서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모든 사람들이 히키코모리가 되어서 텅 빈 도쿄의 풍경을 부감으로 잡는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카가와테루유키는 일본의 연기파배우로 실제로 배우가 되기 전에도 히키코모리였고, 굉장히 내성적이라고 한다.
그의 얼굴을 모르는 이들이 많을텐데 그가 실제 히키코모리가 아닐까라고 느끼는 관객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그의 손짓,눈빛 등 연기의 디테일이 굉장히 좋았다.
그의 인터뷰를 들어보니 한국에서는 눈을 마주치고 연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에서는 사람들끼리 눈
을 마주치지 않는 것이 굉장히 보편적이라고 말한다.

아이오유우는 .... 예쁘다 !
봉준호 감독이 아오이유우를 캐스팅한 이유도 간단했다.
'11년동안 집안에만 있던 히키코모리를 밖에 나오게 할만큼 매력적인 여배우가 누굴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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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봉준호 감독의 작품과 레오까락스 감독의 작품이 좋았다.
미셸공드리 감독의 작품은 예쁜 연출에 비해서 메세지가 다른 두 감독에 비해서 너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현재 옴니버스영화인 '사랑해,파리'의 시리즈로 '뉴욕,아이러브유'가 나온 것으로 아는데,
'도쿄'의 후속작으로 '서울'이 어떨까.
근데 생각해보면 서울이란 도시는 서울 특유의 매력이 너무 없다.
너무 서구화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