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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샤이닝(The Shining,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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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샤이닝'은 '살인의추억','마더','괴물'로 유명한 봉준호 감독이 20번도 넘게 본 영화로 유명하다.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를 보고 자신이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세번째 발톱에 낀 때만도 못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음...
난 봉준호 감독의 세번째 발톱에 낀 때도 못되는걸 .... ㅠㅠ

이미 이 작품을 보기 전에 스탠리큐브릭의 작품인 '시계태엽오랜지'를 본 적이 있다.
'시계태엽오렌지'는 메세지도 좋았고, 제작시기가 무색할만큼 연출이 너무 세련되었던 것이 기억난다.
'샤이닝'도  대다수의 고전명작들이 그렇듯이 전혀 촌스럽지 않고, 메세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오히려 허세 부리기 바쁜 요즘보다 훨씬 더 정직하고 많이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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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겨울동안 눈 때문에 고립되어서 운영하지 않는 호텔을 관리하게 된 작가가 있다.
작가는 자신의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간다.
작가는 그 호텔과 관련된 끔찍한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호텔관리를 인계받는 과정에서 듣고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하지만 작가와 가족들이 이 살인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영화 속에서 '샤이닝'의 의미는 영화의 주인공인 작가의 아들이 사물 혹은 사람과 교감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것은 영화 속에서 관객에게 다음 장면을 예측할 수 있는 힌트가 된다.
물론 이 힌트들 때문에 관객들은 더 많은 공포를 느끼게 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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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가르드한 음악과 영리한 연출 덕분에 영화 보는 내내 벌벌 떨게 된다.
이 영화는 관객이 직접적으로 무서운 장면과 마주해서 무서워하기보다는,
관객이 계속 무서운 장면이 나올 것이라고 짐작하기 때문에 무서운 영화이다.

최초로 스태디캠을 사용한 영화로도 유명한데, 그 덕분에 이 영화의 제작년도가 80년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느껴질만큼 세련된 촬영을 보여준다.
아방가르드한 음악은 이 영화에서 관객들이 계속해서 지금 마주하고 있는 영화 속 장면보다 더욱 더 무서운 장면을 상상하게 하고, 영화 속 배경이 되는 호텔의 작은 소품들과 바닥의 문양은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스탠리 큐브릭의 연출이 빛날 수 있는 데에는 배우들의 공이 크다.
주인공인 작가로 나오는 잭니콜슨은 다른 작품에서도 미소 지을 때마다 괴기스럽게 느껴지는데, 이 작품 속에서 그의 웃음은 공포 그 자체이다.
작가의 부인으로 나오는 셜리듀발의 연기 또한 잭니콜슨 못지 않다.
굉장히 큰 눈에, 마른 체구의 여배우이기 때문에 그녀가 영화 속에서 공포감을 느껴서 놀라거나 우는 부분에서 관객들은 그녀의 모습을 보며 더 많은 공포를 느끼게 된다.

이 영화의 제작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면 감독이 일부러 셜리듀발이 영화 속에서 좀 더 좋은 연기를 보일 수 있도록 계속해서 압박하고 신경질을 냈다고 한다.
그 결과 그녀는 영화 속에서 굉장히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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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에게 엄청난 긴장감을 준다.
이렇게 영화 러닝타임 내내 긴장해 본적은 처음인데, 아마 이 영화를 몇 번을 다시 봐도 그 긴장감은 유효할 것 같다.
솔직히 잭니콜슨의 무시무시한 미소도 기억에 남지만, 설리듀발의 공포에 질린 커다란 눈은 한동안 못 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