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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흑사회2 (黑社會 以和爲貴 : Election 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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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무간도 시리즈 중에서 1도 좋지만, 2를 가장 좋아한다. (3은 솔직히 별로였다.)
흑사회는 1도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지만, 2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굉장하다.
전작이나 이번작품이나 삼합회의 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을 다루고있다.

이번 작품으로 임달화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이 영화의 주연은 명백히 고천락이며, 고천락의 연기도 최고조라고 생각한다.
임달화의 연기는 전작이나 이번작품이나 우수하지만, 캐릭터에 있어서 전작의 양가휘와 이번작품의 고천락의 캐릭터가 훨씬 돋보인다고 생각한다.
고천락은 전작에서 그저 잘생기기만한 배우로 느껴졌는데, 이번 작품에서 그의 연기는 마치 전성기의 유덕화를 보는 것 같다.
전작에서도 등장한 장가휘와 임가휘의 카리스마는 여전하며, 이번 작품에 새로 등장한 정호남의 카리스마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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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에 비해서 확대된 것이 바로 '가족'이라는 테마이다.
전작에서도 회장인 '록'이 자신의 아들과 평화롭게 밥 먹는 장면이 나온다.

이번 작품의 오프닝에서 차기회장후보인 '지미'는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말한다.
'우리 이곳에 2층 짜리 방 3개짜리 집을 짓는거야, 아이들에게 방을 주고, 우리방을 쓰고. 우리 아이 한 명은 의사가 되고, 다른 한 명은 변호사가 될거야.'
오프닝에서 지미의 이런 말은 지미가 안정적인 생활을 꿈꾸는 것을 말한다.

회장자리를 유지하려는 '록'과 차기회장후보인 '지미'는 대립하고, 우여곡절 끝에 지미는 회장이 된다.
지미는 잘나가는 사업가이며, 자신의 사업을 보호받기 위해서 삼합회에 가입했다.
그런 그가 어느새 회장이 된 것이다.
그는 이 회장이란 직책도 자신의 사업을 위해 선택했으며, 회장의 임기인 2년 뒤에는 회장직을 깔끔하게 물러날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미와 결탁한 경찰은 그에게 말한다.
'당신과 결탁하는 대신에 조건이 있습니다, 회장 선출 때마다 권력다툼으로 시끄러워지는데, 삼합회를 족벌 체제로 바꾸는 것이 어떻습니까?'
이 말에 지미는 발끈한다.
'난 깡패가 아니야! 난 그냥 사업을 위해서 회장이 되었을 뿐이라고. 2년 뒤에 난 이 일을 그만둘거야. 내 아이는 의사가 될거야! 내 의사는 변호사가 될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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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작보다 이 영화가 좋은 이유는 지미의 부르짖음때문이다.
전작이 폭력조직의 첨예한 권력다툼을 다루었다면, 이번 작품은 '가족'이라는 이름의 판타지를 다루고 있다.
영화 중간에 지미가 토막살인을 하는 충격적인 부분이 나오는데, 그 부분에서 지미가 회장선출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가 회장선출에 집중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오프닝에서도 나왔듯이 평화롭고 안정적인 생활에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미의 경쟁자인 록은 자신의 아들을 쫓아가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영화 중간에 록이 자신의 아들의 학교에 찾아가서 자신의 아들이 갱단에 가입하려 한다는 사실을 학교에서 듣는 장면이 나온다.
지미는 영화 마지막에 자신의 아들이 훗날에 회장이 되어야한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영화 속에서 회장 자리를 두고 갈등하는 이 두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들이 소유하려는 그 권력 속으로 자신의 자식이 연루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자신이 현재 추구하고 있는 '삼합회'의 권력을 자기 자신은 탐하고 있지만, 자신의 자식이 그 권력에 연루되려할 때 그들은 화를 내며 분노한다.
결국 그들이 삼합회의 권력을 원하는 것도 자기 가족들의 안위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무간도 시리즈와 흑사회 시리즈의 엔딩은 비슷하다.
결국 폭력조직에 가담하고 있는 그들의 꿈은 가족과의 안정적인 생활이다.
권력다툼을 위해서 치열하게 싸우는 그들의 힘의 원천은 결국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대상, 바로 가족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