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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흑사회(黑社會: Election,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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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과 관련되서 많이 이야기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홍콩느와르가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서 여러 감독들에 의해서 계속해서 제작되었기에 그러한 환경 속에서 '무간도'와 같은 수작이 나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유위강 감독은 '무간도'와 같은 수작을 다시는 만들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유위강 감독의 '무간도' 이후의 작품은 대부분 평작 혹은 그 이하의 평가를 받고 있으며, '무간도'는 유위강 감독이 마치 그 당시에 신들려서 만든 작품인듯,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다른 작품들과 비교조차 되지 않을만큼 우뚝 서있는 작품이다.
내가 이번에 본 '흑사회'는 전자의 의견과는 같은 맥락에 있는 작품이지만, 후자의 의견에는 해당하지 않는 작품이다.
'흑사회'는 '무간도'만큼이나 굉장한 작품이며, 이 작품의 감독인 두기봉은 유위강 감독과 달리 '흑사회' 이후에도 수작이라고 불릴만한 작품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으며, 현재 홍콩영화를 지탱하는 한 축인 감독이다.

'무간도'와 '흑사회'가 이전에 홍콩느와르와 차별되는 점은 액션씬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홍콩느와르라는 장르는 예전의 멋진 액션씬이 난무하는 영화에서 사람들간의 관계를 중점으로 하는 영화로 넘어왔다.
'흑사회'는 '무간도'와 마찬가지로 사람들간의 관계를 그려내는 드라마인데, 다만 그 소재가 암흑계의 조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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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회'의 줄거리도 인물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홍콩의 거대조직인 삼합회에서는 회장을 선출하고, 회장이 되기 위해서는 전통적으로 전해져내려오던 '용두지팡이'가 필요로 하다.
그리고 이 '용두지팡이'를 얻기 위해서 수많은 이들이 충돌한다.

용두지팡이를 얻기 위해서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캐릭터들이 굉장하다.
일단 조직에 속해있기 때문에 캐릭터가 비슷비슷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내해의 각본과 두기봉의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는 이 영화 속 수많은 캐릭터들에 각각 개성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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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삼합회 회장 후보로 나오는 사람이 두 사람이 있는데, 한 명은 임달화가, 한 명은 양가휘가 역할을 맡았다.
임달화는 예전 주윤발이 유명하던 시절 함께 시대를 풍미하던 배우인데,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지 모르겠지만 왠지 나이 먹은 장국영의 느낌이다.
양가휘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영화 속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등장했는데, 모든 캐릭터를 자기 자신에 맞춰서 잘 연기한다.
개인적으로 양가휘는 탐욕스러운 인간으로 등장할 때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쓰리몬스터'에서나 이 작품에서나 '탐'이라는 단어는 양가휘가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작품 속에는 뛰어난 주연배우들뿐만 아니라 굉장한 조연배우들이 많다.
일단 장가휘는 숟가락을 씹어먹는 장면에서 프레임을 전체를 씹어먹는 느낌이 들만큼 개성이 강한 배우이다.
장가휘와 임가동 둘 다 굉장히 카리스마 있는 배우들이다.
또 다른 조연인 고천락은 굉장히 잘생겼다.
금성무 이후로 이렇게 잘생긴 홍콩배우는 처음보는 것 같다.
다음 편에서 고천락의 비중이 커진다고하니 기대해보아야겠다.

몇몇 평론가들이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이 '흑사회'에 비해서 뒤떨어질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하는데,
솔직히 두 작품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좋냐고 묻는다면 한참을 고민하게 될 것 같다.
물론 '무간도'와 '흑사회' 중에서 무엇이 더 좋냐고 물어도 한참을 고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