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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Between Love And Hate,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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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 갈 상황은 안되고 영화는 보고싶은 와중에
우연히 친구의 미니홈피에 써있는 이 영화의 대사 하나를 보고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 참 불편하다.
불편할만큼 적나라하다.
우리가 숨기려고 하는 남녀관계에 있어서의 치졸한 모습이 다 드러난다.

내가 최근에 보았던 영화 중에서 좋은 대사가 가장 많이 나온 영화이다.
겉멋 안부리고 이렇게 사람냄새 풀풀 나는 멜로영화를 만들 수 있는 감독이 몇이나 될까.
'파이란'의 시나리오에 참여하기도 했던 김해곤의 시나리오는
뻔하디뻔한 연애를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생동감을 잃은 시나리오가 범람하는 한국영화계에
너무 적나라해서 민망할 지경인 멋진 멜로영화를 만어냈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김승우는 약혼녀가 있고, 장진영은 김승우에게 있어서 속된 말로 '세컨드'이다.
영화는 이 두 사람의 관계를 아주 섬세하고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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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영화 볼 때 의상,미술 이것저것 신경 많이 쓰면서 보는 편인데
이 영화는 시나리오가 너무 좋아서 이야기에 몰입하기 바빴다.

'해변의 여인'때도 들었던 생각인데 김승우는 우유부단하고 나쁜 남자 역할이 너무 잘 어울린다.
장진영의 경우에는 이 영화가 앞으로도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진영이라는 여배우가 동시대에 사는 문소리나 전도연에 비해 평가절하받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들만큼 연기가 너무 좋았다.
조연들의 연기도 모두 좋았는데, 특히 김상호의 경우에는 어떤 역할이 주어져도 항상 기대 이상으로 해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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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운씨, 나 영운씨하고 수경이 년이 떡치는거 상상해 봤는데, 이상하게 질투가 안나.. 근데, 둘이 나란히 누워서 침대에서 다정하게 얘기하는거 상상하니까 피가 거꾸로 솟는것 같아.. 이해돼?.. '

포스팅하는 내내 사랑에 대해서 이리저리 써보려고 했는데 계속해서 겉멋만 부리고 상투적인 표현밖에 나오지 않는다.
수많은 이들이 사랑이라는 감정과 연애라는 관계에 대해서 포장하기 바쁘다.

영화 속에 좋은 대사가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이 대사가 참 마음에 든다.
이렇게 솔직한 대사가 나오는 멜로영화가 몇 편이나 될까.
위의 대사는 솔직함 속에 아름다움이 배어나온다.

영화가 말하고자하는 말이 이 대사 속에 다 들어있다.
아마 이 영화를 보면서 이 대사가 나올 때쯤에 가슴 아파하는 자기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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