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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치마 - I like watching you go I like watching you go 밖으로 보이는 조그만 점이 먼지만큼 작아지도록 뚫어지게 쳐다보는게 나의 아침일과야 어느 아빠나 마음은 똑같겠지만 이게 어딜봐서 비슷한걸까 나는 이마대신 입에 맞추네 키스, 평소엔 잊고있던 키스 이제야 생각이 났네 조금 더 적극적이네 니가 잠든 모습을 사랑해 하지만 우리 누운 침대보엔 사막이 배겨있나봐 사막이 배겨있나봐 난 니가 학교가는 뒷모습이 너무좋아 각종 음악웹진에서 한동안 검정치마를 지지하는 정도를 넘어서 거의 찬양하는 수준에 이르렀던 적이 있었다. 나도 몇몇 웹진에서 검정치마 앨범에 대한 후한 평가를 보고서 그들의 음악을 듣게 되었다. 복고적인 멜로디를 가지고 있지만 세련된 그들의 음악이 신기했다. 특히나 앨범에 담긴 팝적인 감성은 거의 본토에서 음악을 하.. 더보기
폭력의 역사 (A History Of Violence, 2005) 폭력을 테마로 한 영화는 매해 각국에서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폭력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관객들을 폭력의 현장 속으로 집어넣고, 관객으로 하여금 액션시퀀스를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한다.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역사'의 테마도 폭력이다. 다만 제목인 '폭력의 역사'에도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폭력을 보여주지만 액션시퀀스를 통해서 통쾌함을 느끼게 하기보다는, 폭력의 현장 속에 있는 관객으로 하여금 사유하게 만든다. 크로넨버그는 영화를 통해서 도대체 왜 지금 폭력이 벌어지고 있는가라고 관객에게 되묻는다. 영화 속 주인공은 짧지만 강한 액션시퀀스를 보여준다. 관객들은 선량한 주인공이 악당을 제압하는 모습에 환호한다. 그리고 크로넨버그는 주인공이 악당을 제압하는 모습 뒤에 바로 피범벅인.. 더보기
500일의 썸머 ([500] Days Of Summer, 2009) '연애'는 영화 속 단골주제인 동시에 가장 사랑받는 소재이다. 그 덕분에 매년 전세계적으로 로맨틱코미디가 쏟아지고 있다. 비슷비슷한 로맨틱코미디가 많아서인지 몰라도 로맨틱코미디는 평단에서 그리 좋지 못한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500일의 썸머'는 내가 여태껏 보아온 '연애'를 주제로한 영화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이다. 이 영화는 현재 평단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 영화의 감독인 마크웹은 샘레이미를 대신해서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새로운 감독이 될 예정이고, 이 영화의 남자주인공인 조셉고든레빗도 현재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차기주연으로 언급되고 있다. 이 영화의 포스터만 보아서는 로맨틱코미디 감독이 스파이더맨시리즈의 감독을 한다는 것에 의아해하겠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나면 스파.. 더보기
마터스: 천국을 보는 눈 (Martyrs, 2008) 여태껏 보아온 영화 중에서도 손에 꼽을만큼 불편한 영화이다. 약간 고어적 성향을 보이지만 '호스텔'시리즈나 '쏘우'시리즈에 비하면 사실 시각적인 잔인함은 그리 큰 편이 아니다. 다만 영화의 윤리적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주는 정신적인 충격이 크다. 어릴 적에 이유도 모른 채 학대를 받으며 자란 루시라는 소녀가 학대를 받던 곳에서 탈출한다. 탈출한 뒤에 보호시설에서 루시는 안나라는 소녀를 만나고 둘은 친하게 지내며 함께 자란다. 어릴적부터 루시는 계속해서 학대 때문에 생긴 후유증으로 아파하고, 안나는 그런 루시를 돌봐준다. 영화의 스토리 자체가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이 영화의 스토리에 대해서 길게 언급을 못하겠는데 영화가 굉장히 극적으로 전개된다. 영화를 보게 되면 느끼겠지만 내용상으로 전반부와 후반부로 .. 더보기
2010 한국영화아카데미영화제 인플루엔자와 필름을 합해서 영화제의 슬로건으로 쓴 것부터 마음에 들었다. 솔직히 아카데미 졸업영화제가 열리는지도 몰랐는데, 내가 단편영화 '기념일' 연출부를 할 당시에 감독님이셨던 심봉건 감독님의 연락을 받고 가게되었다. 상상마당은 처음 가보았는데 공간은 협소하지만 자유분방한 느낌의 내부장식이 마음에 들었다. 무료로 진행되는 영화제인데 금방 좌석이 꽉 차서 입석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의 경우에는 3시 30분에는 좌석에서 보고, 5시 30분에는 계단에 쪼그려서 앉아서 보았다. 3시 30분에 시작된 단편모음집의 경우에는 'kiss'를 테마로 한 옴니버스영화와 촬영,프로듀싱 워크샵을 보았을 때 일단 아무래도 봉건이형이 만든 '죄와벌'이 눈에 띄었던 것이 사실이다. 내가 아는 사람 영화니까 당연히 관심이.. 더보기
잘 알지도 못하면서 (Like You Know It All, 2008) '딱 아는만큼만 안다고 하세요'와 '똑같은 사람인데' 라는 영화 속 대사가 이 영화의 메시지이다. 난 홍상수감독의 명성은 익히 들었지만 그의 영화는 '해변의 여인' 한 편밖에 보지 못했다. '해변의 여인'은 내게 그냥 재미있는 영화일 뿐 영화 속에 묘사된 사람들의 모습은 그리 공감되지 않았다. 내가 '해변의 여인'을 볼 때보다 좀 더 속물이 되어서인지 아니면 사람들의 위선에 힘들어해서였는지 몰라도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정말 재미있는 영화였다. 영화가 2009년도에 개봉했는데, 생각해보면 2009년에 가슴에 새겨둘만한 좋은 한국영화가 많았던 것 같다. 아무튼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굉장히 재미있고 통쾌한 영화이다. 영화는 제천과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영화감독이고 제천과 제주도에서 .. 더보기
파주 (Paju, 2009) 정말로 불친절한 영화이다. 한 번 보고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굉장히 은유적인 영화이다.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서 시종일관 집중하고 매장면 속에 숨은 의미를 찾아야한다. 어느 평론가의 말처럼 이 영화는 의식이 아니라 무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영화이다. 영화의 내러티브 자체가 설명이 적고, 중간중간 생략된 이야기가 너무나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많은 여운을 남긴다. 영화 속에서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들이 아니라, 인물들의 숨겨진 감정들과 인물들이 삼킨 말들을 발견하고 느끼는 것이 이 영화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난 이 영화의 그런 가치를 지지하고 싶다. 특히 많은 여운을 남겨주는 영화 마지막 부분에 서우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장면은 같은 해에 개봉한 봉준.. 더보기
미쓰홍당무 (Crush And Blush, 2008) 개인적으로 최근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한국영화가 '낮술'인데, '낮술'만큼이나 재미있게 보았다. 영화 전반에 성적인 유머가 굉장히 많은데도 불구하고 거부감없이 볼 수 있는 굉장히 귀여운 영화이다. 하지만 성적인 유머 때문일지 몰라도 이 영화에 대한 관객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이 영화는 대중 모두가 좋아하기에는 유머의 코드 자체가 매니아틱한 면이 많다. 설득력 없어 보이는 장면에서도 감독은 절대로 영화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는다. 포스터만 보아서는 킬링타임용 코미디 같지만, 사실 이 영화는 불친절하고 관객이 영화 속 장면들에 대해서 이전 혹은 이후에 등장하는 장면과 연결해서 해석해야할 부분도 많다. '미쓰홍당무'는 한마디로 '루저(Loser)'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 속 주인공은 안면홍조증을 가지고 있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