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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2010 한국영화아카데미영화제



인플루엔자와 필름을 합해서 영화제의 슬로건으로 쓴 것부터 마음에 들었다.
솔직히 아카데미 졸업영화제가 열리는지도 몰랐는데,
내가 단편영화 '기념일' 연출부를 할 당시에 감독님이셨던 심봉건 감독님의 연락을 받고 가게되었다.

상상마당은 처음 가보았는데 공간은 협소하지만 자유분방한 느낌의 내부장식이 마음에 들었다.
무료로 진행되는 영화제인데 금방 좌석이 꽉 차서 입석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의 경우에는 3시 30분에는 좌석에서 보고, 5시 30분에는 계단에 쪼그려서 앉아서 보았다.

3시 30분에 시작된 단편모음집의 경우에는 'kiss'를 테마로 한 옴니버스영화와 촬영,프로듀싱 워크샵을 보았을 때 일단 아무래도 봉건이형이 만든 '죄와벌'이 눈에 띄었던 것이 사실이다.
내가 아는 사람 영화니까 당연히 관심이 가지 않겠는가.
게다가 상영 전에 상영관 앞에 딱 봐도 배우처럼 보이는 예쁜 분이 계셨는데 알고보니 '죄와벌' 여주인공이시더라.
그리고 상영시간 내내 남녀의 진한 키스 장면을 담은 '숨은 그림 찾기'라는 영화는 이와이슌지를 연상시키는 영상과 시각적인 자극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촬영과 프로듀싱 워크샵은 좀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와 관려해서는 많이 궁금하다.
각각 촬영과 프로듀싱이 주가 되어서 작품을 연출한 것인지가 궁금하다.
프로듀서의 기획 속에서 작품이 탄생되는 과정은 우리나라에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중편의 경우에는 '빈들에 마른 풀같이'와 '껍데기'를 보았다.
'빈들에 마른 풀같이'는 내가 제대로 이해를 못한 것인지 몰라도 아직까지도 내용이 잘 정리가 안된다.

'껍데기'는 관객들의 호응 자체도 좋았다.
약간 블랙코미디의 냄새도 나고, 무엇보다 각본과 편집이 좋았다.
'기념일' 떄도 느꼈지만 시나리오를 참 잘쓰신다.
편집과 배우들 연기 디렉팅이 '기념일'때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배우들 캐스팅과 연기호흡이 모두 좋았다.
영화 마지막에 노래를 부르고 수박을 먹는 장면에 대해서는 나중에 뵙고 나서 여쭤봐야할 것 같다.
후반부에 영화상의 절정에 해당되는 부분에서 관객들이 모두들 몰입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관객들의 감정을 쥐락펴락할 수 있을만큼 영화 후반부의 호흡이 좋았다.

앞으로 영화계에 진출할 사람들의 작품을 보게 되어서 기분이 좋다.
일단 모든 영화에 열정이 담겨있어서 너무 좋았다.
내가 오늘 본 영화의 감독이나 스텝, 배우들이 훗날 충무로의 큰 버팀목이 된다면 오늘 단편과 중편을 본 관객으로서 기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