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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Pride & Prejudice, 2005) 내용은 원작에 충실. 영화 분위기는 제작을 맡은 워킹타이틀이 그동안 만들어온 영화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좋다. 메시지에 있어서 여성들에게 신데렐라를 꿈꾸게 하는 영화일 수도 있지만, 원작이 그런 것을 어쩌겠나. 영상과 의상 모두 굉장히 예쁘다. 특히 키이라 나이틀리는... 정말 예쁘다. 한동안 비극적인 것만 봐서 그런지 몰라도 이런 해피엔딩이 참 좋다. 상투적이지만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로맨스 영화이다. 더보기
엉클분미 (Uncle Boonmee Who Can Recall His Past Lives, 2010)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고, 많은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고 있는 영화. 얼마 전 보았던 '하얀리본'도 그렇고 영화제 수상작들이 어려운 영화인 경우가 많았는데 역시나 '엉쿨분미'도 영화 자체가 어렵다. 서사도 친절한 편이 아니다. 몇몇 충격적인 비주얼을 제외하고는 영화도 정적인 편이다. 문학 장르로 치자면 소설보다는 시에 가까울만큼 설명보다는 함의가 주를 이루는 영화이다. 하지만 영화의 이미지는 굉장히 신비롭다. 몇몇 장면들은 절로 감탄하게 한다. 특히 이 영화의 라스트씬은 내가 그동안 영화를 보면서 가장 신비롭게 '체험'한 부분이다.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좋게 평하는 이유가 영화를 '감상'하는 수준을 넘어서 '체험'하게하기에 그런 것 같다. 태국의 민담에서부터 불교의 윤회 사상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공.. 더보기
노리플라이 - 내가 되었으면 하루가 또 이렇게 흘러가요 그대의 뒷모습이 보이네요 어떻게든 돌아보게 하고 싶지만 또 내 맘이 용기를 잃어요 무언가를 잊어보려 하나 봐요 그 한 숨이 내 귀를 스칠 때마다 말해주고 싶어 손을 잡아주고 싶어 어떤 일이 그대를 아프게 한다고 해도 웃음지으며 모두 털어내고 싶을 때 혼자 있기가 두렵고 외로울 때 아무 말 없이 함께해줄 사람 내가 되었으면 해요 바쁘게 긴 시간을 보냈나요 눈물이 흐르는걸 참았나요 참 힘들기만 해 살아가야만 하는 게 이런 맘이 그대를 아프게 한다고 해도 웃음지으며 모두 털어내고 싶을 때 혼자 있기가 두렵고 외로울 때 아무 말 없이 함께해줄 사람 내가 되었으면 해요 헤매이다 잠시 멈춰섰나요 지난날의 꿈에서 좀 더 멀어졌나요 그 자리엔 다른 꿈이 생기겠죠 아직 많은 일이 그대를 아프게.. 더보기
킥 애스: 영웅의 탄생 (Kick-Ass, 2010) 큰 감흥 없이 보았던 '스타더스트'의 감독인 매튜 본이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었을 줄이야! 속편이 너무 기대된다! 더보기
토이스토리3 (Toy Story 3, 2010) 시종일관 사랑스러운 캐릭터들. 장난감이 나오는 이야기지만 어른들이 더 많이 공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장난감과의 이별을 맞이한 경험이 있는 어른이라면.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토이스토리3'에 대해서 쓴 시네마레터를 정말 좋게 읽었는데, 이별을 맞이하는 순간에 떠나는 자가 남는 자에게 '미안해'라는 말 대신에 '고마워'라는 말을 하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였던가. 이렇게까지 감동적인 엔딩을 보게될 줄이야. 그냥 귀여운 장난감들의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여운이 너무 길다. 더보기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이 영화는 좋은 영화이다. 올해의 발견이라고 할만큼 좋은 영화이다, 적어도 내게는. 최근 들어서 김기덕의 연출부 출신들이 빛을 발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장훈은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를 통해서 충무로에서 가장 떠오르고 있는 흥행감독이 되었고, 이상우는 '엄마는 창녀다', '트로피컬' 등을 통해서 김기덕만큼 강한 자신의 색을 보여주는 감독이 되었으며, 장철수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를 통해서 평단의 지지와 함께 감독으로 데뷔하게 되었다. 잔인한 장면이 등장하지만, 충분히 예상가능한 지점에서 나오기에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영화의 전체적인 톤은 잘 만든 대중상업영화라는 느낌이 강했다. 관객으로 하여금 주인공의 편에 서서 영화를 보게 하는 장철수 감독의 연출이 좋았다. 타인의 고통을 방관하는 것이 타.. 더보기
스모크 (Smoke, 1995) 오기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크리스마스 일화는 듣는 것만으로도 너무 짠하고, 오기의 사진을 통해서 보여주는 13년동안 같은 시간에 촬영한 어느 거리의 아침풍경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담배가 계속해서 등장하는 영화이지만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타인에게 무엇인가를 배풀어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하는 영화이다. 더보기
큐어 (Cure, Kyua, 1997) 도쿄지역에서 끔찍한 살인이 잇따라 일어진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연쇄살인. 희생자의 목을 X자로 베어버린 가해자들은 교사, 의사, 경찰 같은 선량하고 평범한 사람이다. 더구나 이 사건은 시체에 X자를 새기는 것 외에는 관련이 없는 살인자들에 의한 것이다. 용의자들은 살인의 이유조차 명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담당 형사인 타나베(야쿠쇼 고지)는 이들 모두가 범행 직전에 마미야(하기와라 마사토)라는 청년과 만났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큐어'를 보며 한 장르 안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만이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 장르 안에서 치열하게 고민한다는 면에서는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을 연상시켰다. 장르 안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혹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다보니 필모그래피가 탄탄하기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