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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

목소리의 형태 (聲の形 , A Silent Voice : The Movie , 2016) 영화를 보고 나면 티스토리에 비공개로라도 남기는 것이 습관이었는데, 일을 시작한 뒤로는 영화도 많이 못 보고 블로그 관리에도 소홀해졌다.덕분에 '목소리의 형태'는 포스터만 보면서 극장에서 스크린을 응시하던 순간에 대해서 생각해봐야했다. '목소리의 형태'가 해놓은 설정들은 자칫하면 굉장히 도구적으로 쓰이기 좋은 소재들이다.하지만 결코 그런 폭력적인 연출을 하지 않는다.오히려 반드시 필요한 설정이라는 느낌이 들게끔, 메세지를 향해 전진하는 이 영화에 꼭 필요한 설정이 되어준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잘 짜여져서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에 있다.설정뿐 아니라, 이름이 부여된 인물 중에 낭비되는 인물이 단 하나도 없다.소통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위해서 모든 인물과 설정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흘러간다.점층적으로.. 더보기
몬스터대학교 (Monsters University , 2013)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함께 라면 아무리 뻔한 메세지도 극대화해서 전달되고 즐겁다.어찌해야할지 모를만큼 귀여운 캐릭터가 쉴 틈 없이 나와서 그것만으로도 좋았다.이런 식의 프리퀄이라면얼마든 환영이다.이 시리즈가 부디 좀 더 이어지기를 바라게 된다. 세상의 기준과 상관없이 누구나 쓸모 있다는 것에 대해 이보다 좋은 영화가 있을까.내가 당장 학교에서 교육을 할 일이 있다면 교과서 대신 '몬스터대학교'를 보여줄 것 같다. 걸작은 다시 꺼내보려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데, 귀여운 영화는 마구마구 쉽게 꺼내보고 싶어진다.'몬스터대학교'는 자주 꺼내보게 될 애니메이션이다. 더보기
몬스터주식회사 (Monsters, Inc. , 2001) DDP에서 했던 픽사전시를 갔을 때 눈에 띄었던 것은 '몬스터 주식회사'였다.픽사 작품 중 안 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무섭고 싫어하는 괴물들이 사랑스럽게 그려진다는 것만으로도 더 마음이 갔다.내가 사랑하는 것들 중에서는 못나보이는 것들이 많으니까.그래도 그것들이 사랑스러우니까. '토이스토리3'의 정서가 많이 묻어났다.장난감과 사람 사이의 관계처럼 괴물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부를 계속해서 의식하고 챙기는 설리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좋아했던 온갖 괴물캐릭터들이 떠올랐다.상상을 통해 캐릭터에 자아와 역할을 부여하곤 했는데, 이제 그런 시간은 픽사애니메이션을 볼 때나 가지게 된다. 누군가에게 좋은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다.누구나 가지고 있을 이 욕망에 대해서 말하고 있기에, 부의 겁.. 더보기
불한당 (Perfect Blue , 1998) 완전하게 새로운 창작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자신이 영향 받은 것을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해낼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할 뿐. '불한당'은 엄청나게 많은 래퍼런스들이 떠오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빠진 '불한당'만의 스타일이 명확히 존재한다.감각적으로, 감정적으로 관객을 움직이는 순간이 있다.그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두 주연배우만큼 눈이 많이 갔던 것은 전혜진과 김희원이다.두 배우 모두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인 것은 알지만, 특히 '불한당'에서 맡은 캐릭터는 그들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전혜진은 맹목적으로 목표를 향해 달리는 모습과 대의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모습을 함께 보여주면서 선악의 기준에 대해서 계속해서 관객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든다.김희원에게서 거친 장..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