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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

스파이 (Spy, 2015) 코미디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평가절하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박한 평가와는 달리, 코미디는 잘 만들기 가장 어려운 장르이기도 하다. 폴 페이크 감독은 탁월한 코미디 감독이다. 그의 전작인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은 정말 잘 짜여진 코미디영화다. 폴 페이크의 '스파이'는 전작에서 보여준 코미디감각에 스파이영화의 장르적 특성까지 합쳐져서 무척이나 흥미로운 영화다. MTV영화제와 골든글로브영화제는 다소 성격이 다르지만, 두 영화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굉장한 일이고, 폴 페이크 감독은 그것을 해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멜라시 멕카시가 있다. 그녀의 좋은 연기 덕분에, '스파이'는 단순히 웃긴 영화를 넘어서 좋은 영화가 됐다. 멜라시 멕카시와 함께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에도 나왔던 로.. 더보기
뷰티 인사이드 (The Beauty Inside, 2015) 영상 참 예쁘다. 백감독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예상가능한 부분이다. 다만, 예쁜 영상에 비해 동의하기 힘든 관점을 보여주는 영화다. 원작 단편은 컴퓨터칩이기에 훨씬 더 많은 설득력을 가진다. 컴퓨터칩 대신 인간을 그 자리에 놓고 장편화시켰다. 그런데, 왜 내면이 아니라 외면에 대한 이야기가 되어버렸을까. 할아버지가 사랑을 말하고, 외국인과 다투고, 같은 성별끼리 입을 맞추고, 꼬마가 이별을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면, 예쁜 화면이 불편하게보였을까. 굳이 빛나는 배우들끼리 사랑하는 장면을 바꾸기보다, 사람들이 진심이 아니라 외면만 보기 바쁘다는 것을 아주 현실적으로 보여준 블랙코미디였다면 좋았을 것 같다. 아주 예쁜 블랙코미디였다면, 씁쓸하게 웃을 수 있었다면 좋은 영화로 기억했을 것이다. 마음이 아니라 외모만 .. 더보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The Avengers: Age of Ultron, 2015) 아트필름이나 상업적으로 기획된 영화나, 짜임새나 감흥이 떨어진다면 킬링타임영화일 뿐이다. 어차피 시간을 죽이기 위해 영화를 보는 것이고, 이왕이면 좀 더 생산적으로 시간을 죽이고 싶다. 마블, 정확히 말하면 조스 웨던의 등장은 히어로물에 단순한 킬링타임 이상의 의미를 부여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과 마찬가지로 조스 웨던이 만들어낸 마블의 세계는 히어로물이 아트필름만큼이나 큰 가치를 지니게 만들었다. 기획력도 타월하지만, 마블의 세계관이 탄탄한 이유는 각본 때문이다. 캐릭터별로 이야기분배를 적절히해내고, 어벤져스 이외에 토르나 캡틴아메리카, 아이언맨 등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에서 어디까지 이야기를 풀어내야하는지에 대해 탁월하게 계산해낸다. 시리즈별로 각본가와 연출.. 더보기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Captain America: The Winter Soldier, 2014)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보고나서 바로 봤다. 거의 같은 감독의 작품처럼 보였다. 기획이 감독을 앞섰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것이 마블의 장점이자 한계라는 생각도 들었다. 같은 세계관 속에서도 조금은 다른 개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물론 마블 세계 전체의 통일성을 고려하는 것은 중요하다. 워낙 캐릭터도 많고, 설명해야할 부분도 많다. 내게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는 잘 만든 영화다. 아주 안전한 선택을 한 영리한 영화다. 앞으로 마블의 어떤 영화를 봐도 대부분은 만족할 것이다. 다만 마블이라는 튼튼한 제국의 영화를 보면서 더 욕심이 난다. 위험해 보이는, 예상못한 지점을 향해 가는 것을 보고 싶다. 이 정도 안정감을 찾았다면, 이젠 무리해보이는 선택지 몇 개 정도는 보여줘도 되지 않..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