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라이프 오브 파이 (Life of Pi , 2012) 청량리 롯데시네마는 생기고 나서도 잘 안 갔는데, 시사회 덕분에 다녀왔다. 수영, 파이, 동물원, 호랑이, 종교. 좋은 소재들이 자연스럽게 묶일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잘 짜여진 주인공 파이 덕분이다. 이안 감독은 인물 심리를 다루는데 능하기에 원작소설인 '파이이야기'를 보면서 연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파이이야기'는 이안 감독들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인물들의 감정선을 잘 잡아낸다. 이안 감독의 작품들 중에서 최고작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좋은 작품인 것은 확실하다. 이안 감독이 3D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걱정을 많이 했다. 걸작으로 가득한 그의 필모그래피 속 유일한 평작인 '헐크'와 같은 작품이 될까봐 걱정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미어캣으로 가득한 섬을 비롯해서 동물들과 자연환경이 아.. 더보기
TheWeekend - the morning 내게 이런 목소리가 있었으면 방탕한 사람이 되었을 것 같다. 더보기
주영 - 이별이란 걸 지금은 좀 어색하네요 언제쯤이면 알까요 아직은 아쉬움이 남아 있어도 가기로 했던 길로 걸어가야 하겠죠 두렵지만 아직 잘 모르지만 괜찮을 거예요 추억이 있으니까 언젠간 아픈 맘 없이 서로를 떠올리게 되는 날 알겠죠 이별을 그래도 한동안은 슬퍼하겠죠 괴로워하며 술도 마시겠죠 시간이 얼마나 지나야만 할까요 꼭 알아야만 하나요 이별이란 걸 생각보다는 좀 더 어렵네요 꿈꾸는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만남들에 조금씩 조금씩 서로를 잊어가겠죠 두렵지만 뭘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괜찮을 거예요 추억이 있으니까 언젠간 아픈 맘 없이 서로를 떠올리게 되는 날 알겠죠 이별을 그래도 한동안은 슬퍼하겠죠 괴로워하며 술도 마시겠죠 시간이 얼마나 지나야만 할까요 꼭 알아야만 하나요 이별이란 걸 슬퍼하겠죠 괴로워하며 술도 마시겠.. 더보기
브로콜리 너마저 - 손편지 보내려던 메세지를 닫아두고서 연필을 들었어 길지 않은 말인데도 써내려가는 손이 막 떨렸어 떨리는 호흡에 자꾸 틀리는 글자 새로 쓸 종이도 이 시간엔 없는데 열 몇자 되는 말이 무슨 큰 의미야 있겠니 하지만 눈물로 번져 알아볼 수도 없는 마지막 인사에는 수 없이 많은 말이 있네 그동안 받아온 손편지들은 몇 년이 지나도 그 온기가 그대로이다. 그 편지의 주인공과 지금 어떻게 지내는가를 떠나서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더보기
당신은 아직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 (Vous n'avez encore rien vu , You Haven't Seen Anything Yet , 2012) 오랜만에 광화문 스폰지하우스에 갔다. 영화 초반에 몇 분을 놓친 것이 아쉬웠지만 다행히 중요한 부분은 놓치지 않았다. '그들이 일단 다리를 건너자, 그때 유령들이 다가왔다' 이 말은 앞으로 벌어질 극에 대한 지침이다. 알렝 레네 감독의 신작은 그의 전작들, 그리스 고전, 미학에 대한 이해가 있을 때 더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매티유 아맬릭은 모든 것을 초월한 표정으로 한 마디씩 던지고, 삐에르 아르디티와 사빈느 아제마의 호흡은 그 자체가 거대한 환상처럼 보여서 영화가 아니라 마법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사실 알렝레네의 연출만큼이나 거대한 아우라를 가진 배우들을 보는 재미가 가장 컸다. 제목 그대로 아무 것도 보지 못하고 극장에서 나왔다. 아무 것도 보지 못했지만 우리의 감정은 흔들려있다. 그것이 .. 더보기
비념 (Jeju Prayer , 2012) 좋은 다큐멘터리의 기준을 만들어준 작품이다.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극영화인 '지슬'을 보고 난 뒤에 보게 되어서 더 좋았다. '지슬'을 보면서 걱정했던 현실을 '비념'이 다 보여주어서 허무하기까지 했다. 알아야할 것들이 여전히 많다. 난 어딜 향해서 절을 해야만 하는가. 더보기
지슬 (Jiseul , 2012) 압구정CGV에서 열린 서울독립영화제에 다녀왔다. '지슬'과 '비념'을 연달아서 봤다. 둘 다 제주도 4.3사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슬'은 극영화이고 '비념'은 다큐멘터리이다. '지슬'을 보기 전에 걱정했다. 너무 정적일까봐, 너무 절제할까봐. 화법은 절제에 가깝다. 과감하게 음악을 사용한 덕분에 더 보기 좋았다. 마냥 절제하는 것이 미덕은 아니기에. 울지 않고 끝까지 보는 것이 힘든 영화이다. 제주 4.3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를 떠나서 잘 만든 극이기 때문이다. 관객들이 울 수 있도록 영화가 소리를 높여주는 순간보다 침묵하고 있는 여백의 순간에 더 많이 울었다. 이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사람들은 우린 모두 하나라고 말 할 것이고, 그것을 말하는 순간에도 누군가를 밟고 욕할 것이다. 그 악.. 더보기
이승환 - 잘못 사랑이라는 말을 접어놓으니 이렇게 우리 웃는걸 하지만 너를 보지 않고 있으면 울고 싶어 너무 끝을 알아채 버린 난 참 슬퍼 비겁한 내가 부끄럽고 불쌍해 이런 날 넌 믿다니 나 아니면 그 누구도 해 줄 수 없는 마음들로 채우고 떠날게 안녕 안녕 나 없어도 되니 아플 때는 꼭 내게 연락해 미안 미안 나쁘지 내가 고마운 너를 지키지 못하고 그대 이후 누구도 그대일 수는 없음을 잘 알기에 눈물이 창피하게 자꾸 고여서 고갤 들어 참고 참았지 알아 알아 너 없음 난 아냐 근데 우리 왜 헤어질 거지 너무 너무 나쁘지 나는 결국엔 내가 더 힘들 거면서 내게서 가장 큰 위안은 너의 등 뒤에 있지 편치 않은 난 이제 안녕 안녕 나 없어도 되니 아플 때는 꼭 내게 연락해 미안 미안 나쁘지 내가 고마운 널 알아 알아 너 없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