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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라이프 오브 파이 (Life of Pi , 2012)



청량리 롯데시네마는 생기고 나서도 잘 안 갔는데, 시사회 덕분에 다녀왔다.

수영, 파이, 동물원, 호랑이, 종교.
좋은 소재들이 자연스럽게 묶일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잘 짜여진 주인공 파이 덕분이다.
이안 감독은 인물 심리를 다루는데 능하기에 원작소설인 '파이이야기'를 보면서 연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파이이야기'는 이안 감독들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인물들의 감정선을 잘 잡아낸다.
이안 감독의 작품들 중에서 최고작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좋은 작품인 것은 확실하다.

이안 감독이 3D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걱정을 많이 했다.
걸작으로 가득한 그의 필모그래피 속 유일한 평작인 '헐크'와 같은 작품이 될까봐 걱정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미어캣으로 가득한 섬을 비롯해서 동물들과 자연환경이 아름답게 그려진 영화이다.
특히 '파이이야기'속 밤바다는 무척이나 매혹적이다.
보고나서 호랑이와 배 위에 남게되면 어떨까, 라는 생각보다도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따야겠다는 생각부터 들 정도였다.
세상의 절반이 바다일텐데 바다 밑의 세계를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죽으면 억울할 것 같다.

파이의 표류기를 통해서 종교부터 자연까지 다양한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가공의 인물이지만 어쨌거나 한 개인의 삶을 지켜보는 것은 여러모로 흥미롭다.
아무리 평범해보이는 삶도 그 하루하루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요소가 적절하게 맞물려서 돌아가야만 한다.
파이의 삶은 그 요소요소들이 무척이나 매력적이라서 영화를 보고나면 괜히 진취적인 사람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