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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네브래스카 (Nebraska , 2013)


알렉산더 페인이 좋은 이야기꾼이라고는 생각했지만 그의 영화들에 엄청나게 공감한 적은 없다.

그저 잘 짜여진 이야기이지, 내 삶에 들어온 이야기로 느끼진 못했다.

'네브래스카'는 흑백이기까지해서 더더욱이나 기대를 안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걸작은 이런 식으로 만난다.

지금 내가 가진 화두가 너무 잘 맞는 작품이다.

교복 입던 시절에 '사이드웨이'와 '어바웃 슈미트'를 봤기에 다시 봐야겠다고 느껴질 만큼, 알렉산더 페인의 영화를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질 만큼 이 작품이 좋았다.


아버지가 딱 봐도 스팸인 것 같은 광고지를 보고 당첨된 거라고 믿고 네브래스카로 이동하려고 한다.

아버지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아들이 동행한다.

이전작과 마찬가지로 로드무비 형식을 통해, 내내 위트 가득하게 삶을 바라본다.

아주 조금의 신파도 없이 '네브래스카'는 마음을 울린다.

무엇보다도 아버지의 이야기니까.

무뚝뚝한 아버지와의 여행으로 아버지를 알아가는 과정은 내내 울림을 준다.


이 작품으로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브루스 던의 연기도 좋지만 그의 부인으로 나오는 준 스큅의 연기도 정말 인상적이다.

두 배우가 함께 주연상을 받았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을 거다. 

알렉산더 페인의 찰진 대사가 이 작품의 건조한 화면에서 더욱 힘을 발휘한다.

정적으로 보이지만 내내 통통 튀는 극이다.


내 기준에서 걸작인 작품은 완성도를 넘어서 마음 한구석에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네스래스카'는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내 마음 안에 들어왔다.

결말이 중요해지지도 않았다.

아버지와의 여행을 상상하게 됐다.

여전히 상상만 해도 불편하지만, 조금 용기를 내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액션을 좋아하는 아버지에게 이 영화를 한번 보시라고 권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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