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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이야기

2월의 끝자락



1. 

   함께 단편영화 하던 스텝들과 함께 이야기할 때면 항상 내게 하던 말이 있다. '영화 하지마라.' 내 눈에는 너무나 멋진 사람들로 보이는 스텝형누나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열정을 가지고 너무나 잘했고, 게다가 열정만큼 실력도 갖추고 있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연출부 막내로서 잡일만 하던 나에 비하면 그들은 너무나 멋져보였다.

   이제는 영화 작업이 끝나고 흩어진 스텝들. 가끔 스텝들의 소식을 듣는다. 충격적인 것은 항상 들려오는 소식들이 그 분들이 영화작업을 그만두었다는 소식이라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세상에서 가장 영화일을 잘하는 사람들 같은데, 그 사람들이 자신이 그렇게 사랑하는 영화판을 떠났다는 것이다. 물론 여전히 영화를 사랑하겠지만, 영화만 바라보며 살기에는 현실이 녹녹치 않기에 그런 결정을 하셨을 것이기에 더 마음이 아프다. 

   언젠가 난 내 영화를 만들 것이다. 그리고 꼭 그 분들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 내가 아는 유일한 스텝들이 그 분들이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다. 내가 능력 있는 사람이 되어서 그 분들과 함께 평생 영화만들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꿈을 향해서 노력해도 한계에 부딪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가슴 아프다.


2.

   CD의 가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현재 mp3의 음질은 CD와 거의 흡사하다. 그렇다면 결국 CD의 소장가치는 앨범 쟈켓에 있다. 내가 언더그라운드힙합 음악을 좋아하지만 CD를 살 때마다 망설여지는 이유가 앨범 쟈켓이 딸랑 한 장만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제작비가 없기 때문에 그렇지만 난 CD를 구입한 뒤에 음악을 들으며 앨범 쟈켓 속 가사들을 보며 흥얼거리는 것이 지금도 CD를 사는 재미라고 생각한다. 결론은 적어도 내게 있어서 앨범 쟈켓은 앨범을 구매할 때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돌 가수의 CD도 산다. 포스터까지 주던걸. 허허허.


3.

   우리나라처럼 커피전문점이 많은 나라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만큼 우리 주변에는 커피전문점이 많다. 같은 동네에 체인점이 2~3개씩 있고, 항상 바글바글한 사람들. 공부를 하는 이들도 있고, 데이트 장소로서 오는 이들도 있고 아무튼 다양한 이유로 많은 이들이 커피전문점을 찾는다.

   원래는 카페를 그리 즐겨찾지 않았다. 근데 이런 저런 일로 많이 가다보니 이제는 카페라는 공간의 매력을 느끼게 된 것 같다. 전에는 수많은 커피들 속에서 어떤 것이 내게 맞는 지도 몰랐는데, 이제는 대충 어떤 커피가 내게 맞는 지도 알게된 것 같다.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카페가 좋다. 솔직히 지금까지도 커피가 맛있어서 카페에 간 적은 없다. 어떤 커피전문점에 카페모카가 맛있어서 카페를 찾는다기보다는, 그냥 누군가와 함께 그 카페에서 시간을 공유하고 싶어서 카페를 찾는 것 같다.


4.

   2월은 만남의 기간이었다. 2월 한 달 동안 그동안 얼굴 보기 힘들었던 이들을 오랜만에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그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 좋다. 어릴 적부터 알아왔던 친구부터 알게 된 지 얼마 안된 이들까지, 지금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많이 느낀 2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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