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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이야기

양말

 
                                                                   마를리 르 루아의 설경, 알프레드 시슬레, 1875
 



발목양말 그만 신어.
작년 겨울에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두꺼운 겨울옷들 사이로 드러난 발목을 보며 눈을 의심하는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한겨울에 발목양말이라니.

옷장 안에 있는 무늬 하나 없는 순백의 발목양말들.
내게 양말은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너무 당연하게 하얀 발목양말을 신었을 뿐.

생일에 양말을 선물받았다.
일곱 켤레의 양말.

나가기 전에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선다.
양말들을 바라본다.
무슨 양말을 신을 것인가.

오늘 누구를 만나러 가는거지.
사람을 떠올리고 양말을 바라보고.
양말을 확인하고 그 사람을 바라보고.

애정의 척도.
양말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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