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가을방학 김재훈 - 동거 눈을 떠보면 또 늦잠이죠 화들짝 놀라서 일어나죠 씻는둥 마는둥 허겁지겁 서둘러 옷 입고 가방 들고 집을 나서죠 식사는 생략 미술 시간에 그려본 우리집 굴뚝에 벽난로가 있죠 동화처럼 물론 지금 나 사는 집은 그냥 흔해빠진 아파트 단지 그리긴 쉽죠 때론 지겹죠 어딘가 멀리 떠나고 싶어 하지만 금세 다시 돌아오겠죠 함께인 이 곳으로 눈을 떠보면 또 늦잠이죠 오늘도 밥 먹긴 틀렸네요 씻는둥 마는둥 허겁지겁 서둘러 옷 입고 가방 들고 집을 나서죠 다녀올게요 현악을 입힌 가을방학은 어떨까. 막연하게 상상했는데 김재훈과의 작업을 통해서 탄생한 이번 앨범은 정말 굉장하다. 클래식 편곡을 한 대중가요가 얼마나 좋고,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앨범이 아닐까 싶다. 현악 편곡만큼 누구나 좋아하지만, 누구나 좋아.. 더보기
박정현 - 서두르지 마요 서둘지 마요 그댈 잡으려 하는 게 아녜요 미안해도 마요 항상 옳았던 그대 뜻인걸요 고갤 들어 나를 좀 봐요 힘들겠지만 한 번만 웃어봐요 많이 그립겠죠, 지금 마주한 그대 모습이 난 눈으로 사진을 찍어요 아름다운 그 입술, 더 아름다운 그 눈빛, 나의 손이 외우는 따뜻한 그 얼굴 만질 수 없는 게 이별은 아닌데 아주 나를 잊진 말아요 내 마음이 느려서 내 사랑이 넘쳐서 그대 맘도 모르고 들떠있던 내게 시간을 줄래요 그대를 내 맘에 조금만 더 담을 수 있게 어떤 말을 할까 고민하다가 예쁘게 웃었죠 걸음이 참 무거워 보여 그대 나처럼 아낀 말이 많아서 틀린 적 없었던 그대 선택을 믿기로 해요 모든 것엔 이유가 있댔죠 이별은 둘이서 하는 것 사랑 시작할 때처럼 지금부터 기나긴 기다림이 시작될뿐야 안녕은 난 말할.. 더보기
컬러풀 (Colorful, 2010) 방과 후 옥상에서부터 영화 마지막까지의 대사들과 장면들은 잊지 못할 것이다. 하라 케이이치의 영화에는 항상 이렇게 잊지 못할 일련의 장면들이 있다. 난 지금 살아있는 것일까, 날 살아있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로 인해 살 수 있는 이들은 누구인가. 내가 이 세상의 한 축이라는 것을 알게해주는 존재들은 누구인가. 여려 가지 물음과 함께 영화는 끝이 아닌 끝을 보여준다. 내 삶을 다양한 색으로 칠하는 것. 단조롭던 내 삶을 다양하게 칠해주는 것. 아주 사소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일이 내 삶의 전부이자, 가장 밝은 색이자 내 삶의 대부분을 칠하게 될 색일지도 모른다.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다. 그 때마다 무슨 상상을 해도 결론은 지금부터 잘하자, 라는 결심이다. 다행히 우리 삶은 검은.. 더보기
언니네 이발관 - 아름다운 것 그대의 익숙함이 항상 미쳐버릴 듯이 난 힘들어 당신은 내 귓가에 소근대길 멈추지 않지만 하고 싶은 말이 없어질때까지 난 기다려 그 어떤 말도 이젠 우릴 스쳐가 앞서간 나의 모습 뒤로 너는 미련 품고 서 있어 언젠가 내가 먼저 너의 맘 속에 들어가 하고 싶은 말이 없어지지 않을 거라 했지. 그랬던 내가 이젠 너를 잊어가. 사랑했다는 말 난 싫은데 아름다운 것을 버려야 하네 넌 말이 없었지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슬픔이 나를 데려가 데려가 나는 너를 보고 서 있어 그 어떤 말도 내 귓가에 이젠 머물지 않지만 하고 싶은 말이 없어질 때까지만이라도 서로가 전부였던 그때로 돌아가 넌 믿지 않겠지만 사랑했다는 말 난 싫은데 아름다운 것을 버려야 하네 난 나를 지켰지 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그동안의 진심 어.. 더보기
화지 - 격변 우리 엄마는 영혼이 너무 착해서 날 가르침에 있어 이 세상과 좀 상반됐어 더러운 것은 보지 말랬고 내 어린 눈을 가렸고 허나 그 냄새까지는 어쩌겠어 열네 살 무렵에 홀로서기를 시작했던 나는 늘 배운 대로 악령들을 밀쳐냈어 나름 허나 거리의 악취는 나를 잠식했지 어느새 착하고 싶어도 세상이 악한데 뭘 어떡해 하늘거리는 커튼 뒤의 세상은 온실에서 지켜봤을 땐 그 화려함이 괜찮어 허나 도시의 독한 매연은 나를 어느 순간 에워싸고 있었고, 난 곧 익숙해졌어 누군가 다가와서 말했지, 바른길을 택한 자는 이득보단 못 누릴 게 많겠지, 이 세상은 얼음장같이 추워, 그걸 알아야 돼 난 고갤 끄덕였지만, 진짜 그리 살아야 돼? 착한 척은 아닌데, 말이 나와서 말인데 세상이 엿 같아도 그 절반은 낮인데 간혹가다 따뜻한 이.. 더보기
윤상 - 영원 속에 영원한 건 없다고 입버릇처럼 넌 말했었지 멀어지는 기억을 잡아두려 애쓰지 말라고 내가 사는 이 곳엔 너의 흔적이 너무 많아서 미안해 아직도 난 너를 보내지 못했어 아직도 난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영원속에 있어 그 때도 이만큼 난 너를 생각했을까 손 내밀면 닿는 곳에 함께 있었는데 이제서 뭘 후회하는지 아니 너의 탓은 아니야 그건 너의 탓이 아냐 내가 사는 이 곳엔 너의 흔적이 너무 많아서 미안해 아직도 난 너를 보내지 못했어 아직도 난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영원속에 있어 그 때도 이만큼 난 너를 생각했을까 손 내밀면 닿는 곳에 함께 있었는데 이제서 뭘 후회하는지 아니 너의 탓은 아니야 그건 너의 탓이 아냐 너의 탓은 아니야, 라는 말을 듣기 위해서 걷고 듣고 걷고 듣고. 더보기
어떤사람A - 두 사람 남과 여 두 사람 남과여 반복되는 일상의 노래 우연을 믿는 여자와 운명을 믿는 남자 그들의 노래가 하나의 노래가 되던 그날 손을 잡지 않아도 사랑을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지 우연이라 믿었고 인연이라 믿었지만 다시 제자리 일상의 노래 그 사람이 내 곁에 있어도 그 사람이 내 곁에 없어도 다시 제자리 일상의 노래 자려고 할 때마다 불쑥불쑥 나타나는 추억들이 몇 개 있다. 그야말로 자다가 하이킥 날리게 하는 민망하고 멍청했던 순간들. 어떻게 그런 시간을 거쳐왔으면서 지금 이렇게 발 뻗고 잘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함께 추억을 공유했던 그 사람은 지금 나처럼 하이킥을 날릴지, 아니면 훗날 하이킥을 날리게 될 추억을 또 다른 이와 만들고 가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지겹다 지겹다하면서 또 만나고 만나고. 만나자 만.. 더보기
One Punch - 시간은 길지 않단다 지친 마음에 주저앉고 싶을 때라도 한 술의 밥이 큰 희망이 되기도 하지 그리고 하루가 지나면 그보다 더 나은 하루 그리고 조금은 웃게 될 거야 부유하지만 마음이 아파 힘든 사람들 가난하지만 부자처럼 웃는 사람들 조금 다른 삶을 살아도 매일 같은 하루를 똑같이 더하며 고단하게들 잠이 든단다 시간은 길지 않단다 우리가 함께 보낼 계절은 참 많이 있단다 너에게 주고 싶은 사랑이 삶이 네게 주는 선물은 때론 쓸쓸하지만 따뜻한 일들이 고이 담겨진 하루하루들 시간은 길지 않단다 우리가 함께 보낼 계절은 참 많이 있단다 너에게 주고 싶은 사랑이 프로듀서 방준석. 방준석이라는 이름만으로도 믿고 들을 수 있다. 참여한 세션들도 화려하고, 무엇보다도 One Punch가 직접 만든 좋은 팝멜로디와 가사. 결국 어떤 음악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