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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와이드 셧 (Eyes Wide Shut, 1999)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쉽지 않은 영화였다. 명작이라는 평가에 짓눌려서 봤는데, 솔직히 지루한 게 더 컸다. 그러나 스탠리 큐브릭의 다른 작품들은 늘 흥미롭다. '시계태엽 오렌지'와 '샤이닝'은 내내 흥미롭게 전개된다. 씨엠립 호텔에서 본 '아이즈 와이드 셧'도 마찬가지다. 누구도 자신의 죽음을 확신할 수 없기에, 스탠리 큐브릭도 이 작품이 자신의 유작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거다. 거장의 유작이 욕망을 다루고 있다는 건 흥미롭다.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은 촬영 당시 실제 부부였는데, 줄거리에 몰입하다 보면 실제 생활에도 지장이 있지 않을까 싶을 만큼 도발적이다. 도발적이라는 말보다 노골적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숨기고 싶어하는 욕망을 대놓고 말하고 있으니까. 니콜 키드먼은 사회가 규.. 더보기
디 아워스 (The Hours, 2002) 캄보디아 씨엠립으로 가는 에어 서울 비행기 안에서 봤다. 예전에는 비행기 타기 전에 영화를 잔뜩 챙겨갔는데, 이젠 내가 비행기에서 영화를 많이 못 본다는 걸 인정했다. 비행기에서는 류준열 주연의 '돈'을 상영해줬는데, 난 태블릿으로 '디아워즈'를 봤다. 배우 라인업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세 주연배우만으로도 꿈의 조합인데, 조연들까지 굉장하다. 존c라일라부터 애드 해리스, 클레어 데인즈, 앨리슨 제니, 토니 콜렛까지 다 보게 될 줄이야. 니콜 키드먼은 분장까지 해서 버지니아 울프로 변신했다.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까지 받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줄리안 무어가 더 인상적이었다. 메릴 스트립은 무슨 작품에 나오도 연기를 잘하니까 따로 평하는 게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베를린 영화제에서 세 배우가 공동으로 여.. 더보기
아라비아의 로렌스 (Lawrence Of Arabia, 1962) 3시간 30분이 넘는 러닝타임을 보면서, 과연 한번에 볼 수 있을까 싶었다. 언젠가 봐야할 것만 같은 가장 대표적인 고전명작이 아닐까 싶다. 생각보다 지루하진 않았다. 배경이 되는 사막의 스케일이 커서, 극장에서 봤으면 더 좋았을 듯. 70mm로 이렇게 큰 규모로 찍은 영화는 앞으로 못 볼 거다. 배우들의 호흡이 좋았다. 주인공인 로렌스를 연기한 피터 오툴보다 로렌스와 계속 함께하는 알리 역할을 맡은 오마 샤리프, 목적지향적으로 함께 하는 오다 아부 타이 역할을 맡은 안소니 퀸 등의 연기가 좋았다. 고전작품들에 나온 배우들이 눈에 익으려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영화를 봐야할까. 로렌스는 여러모로 경계인이다. 분명 능력을 발휘하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 아랍을 위해 힘쓰지만 결국 영국군 소속인 사.. 더보기
모래의 여자 (砂の女, Woman in the Dunes, 1964) 학교 다닐 때 소설창작 수업 들으면서 자주 들었던 소설이 아베 코보의 '모래의 여자'인데, 영화를 먼저 보게 됐다. 두 시간 반의 러닝타임에 흑백영화이기도 하고 지루할까 걱정했으나, 최근 본 영화 중 가장 흥미로웠다. 60년대에 이런 화면, 음악을 사용하는 영화라니. 모래의 속성을 너무나도 잘 이용하고 있다. 영화 전체는 사회의 폐쇄성을 모래를 통해 은유적으로 말한다. 테시가하라 히로시의 작품의 다른 작품들을 봐야겠다는 생각부터 든다. 네이버영화에 등록된 영화가 얼마 없고, 위키백과에는 꽤 많은 작품이 보이는데 확인이 필요할 듯. 봐야할 영화가 늘어난다는 건 기쁜 일이다. 더보기
조커 (Joker, 2019) '다크나이트'가 개봉했을 때 신촌 아트레온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오랜만에 신촌 아트레온에 갔다. 지하 3층에 위치한 1관은 좌석간 간격도 넓고, 스크린 사이즈나 음향도 만족스러워서 앞으로도 괜찮은 선택지가 될 듯 하다. 영화 볼 때마다 상영관 정보가 늘 헷갈려서 앞으로는 보고나면 기록을 해둬야 할 듯. '조커'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마찬가지로 후반부에 터뜨리기 위해 전반부를 차곡차곡 쌓는 영화다. 두 작품 모두 막판 30분이 흥미로웠다. 조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전제로 대부분 극장을 찾았을 텐데, 그러한 애정을 제외하고 나면 스토리 자체는 마틴 스콜세지의 '코미디의 왕'과 굉장히 유사하다. 솔직히 말하면 코믹스 세계관이 아닌 '코미디의 왕'이 더 극적으로 느껴진다. 유명 코.. 더보기
코미디의 왕 (The King Of Comedy, 1983) 며칠 뒤에 볼 예정인 '조커'의 평을 살펴보면 마틴 스콜세지의 '택시드라이버'와 '코미디의 왕'을 합친 것 같다는 말이 만아서 급하게 '코미디의 왕'을 봤다. '코미디의 왕'이 너무 좋은 영화라 '조커'가 이와 너무 흡사하면 비교가 엄청 되겠다 싶었다. 마틴 스콜세지 영화 중에 가장 좋았다. 토드 필립스가 마틴 스콜세지에게 각본을 보내며 제작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묻고, 조연에 로버트 드니로를 캐스팅한 이유도 '코미디의 왕' 때문이 아닐까. 폴 d.짐머만은 이렇게 좋은 각본을 쓰고도 왜 이후로 딱히 각본활동을 하지 않았는지가 궁금하다. '성난 황소'나 '택시 드라이버'의 로버트 드니로도 멋지지만, '코미디의 왕'에서 그가 보여준 천연덕스러운 광기는 압도적이다.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한 조커가 과연 이를 .. 더보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 2019) 요즘에는 극장에 가는 게 일 같아서, 작정하지 않으면 잘 안 간다. 그나마 문화가 있는 수요일에라도 챙겨서 보려고 하는 편이다. 타란티노의 신작이 개봉해서 며칠 전부터 계속 살펴보다가, 개봉날이 마침 문화가 있는 수요일이라 맞춰서 봤다. 리모델링한 왕십리cgv 2관은 좌석간격도 넓은 편이고 스크린과의 거리도 가까운 편이라 좋았다. cgv에서 생일콤보를 받아서 먹은 적도 처음이다. 빈손으로 영화를 보는 게 익숙해서 그런지, 팝콘과 음료와 함께 영화를 보는 건 까마득할 만큼 오랜만이었다. 아무리 많은 영화를 봐도 왓챠 성향분석에서 1위 감독은 늘 쿠엔틴 타란티노다. 실제로 좋아하는 감독이기도 하고, 그처럼 모든 작품의 완성도가 상향평준화된 감독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헤이트풀8'은 처음으로 그의 영화를 극장.. 더보기
레이더스 (Raiders Of The Lost Ark , 1981) 봐야할 것 같지만 안 보고 미룬 영화가 몇 백편은 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이 많다. 워낙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었고, 대중과 비평에게 오랜 시간 인정 받아온 거의 유일한 감독 중 한 명이니까. '레이더스'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시작이다. 보자마자 다음 시리즈들을 챙겨봐야겠다고 느낄 만큼 좋았다.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수많은 모험극의 플롯이 여기서 시작되었구나 라고 느낄 만큼. 고전을 보면 이미 많이 봐온 현대물로 인해 감흥이 덜할 때가 많은데, 81년도에 만들어진 이 작품은 내내 감탄하게 만든다. 짜임새도 짜임새인데, 기본적으로 너무 재밌다. 해리슨 포드는 상복은 없지만 스타워즈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까지 가장 유명한 두 시리즈의 주인공이다. 이외에도 '도망자'나 '블레이드 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