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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해피 아워 (ハッピーアワー , Happy Hour , 2015)

 

5시간의 러닝타임이 무시무시하게 느껴져서, 소소한 일상을 다룬 영화로 보이지 않았다.

우리의 일상은 생각보다 잔잔하지 않아서, 러닝타임도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앞부분 워크숍 장면과 뒷부분 낭독회 장면은 영화 전체의 메시지인 소통과 관련해서 중요한지라 꽤 길게 응시한다.

 

영화 제작 과정이 더 흥미롭다. 

2013년에 감독이 연기 경력이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연 워크숍에서 5개월 정도 함께 한 이들을 직접 캐스팅하고 시나리오를 바꾸고 크라우디 펀딩으로 460만엔 정도 되는 제작비를 조달해서 영화가 완성됐다.

이런 시도를 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을 거다.

 

30대가 넘어서 좋은 친구를 만들 수 있다는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지금도 나의 가장 친한 이들은 고등학교 때 만난 친구들이다.
졸업사진을 함께 찍은 친구들 중 일부는 이제 소원해져서 안 본다.

인연을 이어나가는 건 쉽지 않다.

 

관계는 늘 어렵다.

영화 같은 관계가 아니라, 진짜 관계를 영화에 담은 게 '해피 아워'의 미덕이다.

얼만큼 솔직해야 할까.

관계 안에서 솔직함의 선을 정하는 일이 늘 벅차게 느껴진다.

굳이 합의하지 않아도 알아서 유지되는 그런 관계가 가장 이상적일 텐데, 이어 온 관계 말고 앞으로 시작될 새로운 관계에서도 그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