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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코끼리는 그 곳에 있다 (大象席地而坐 , An Elephant Sitting Still , 2018)

 

 

놓치는 영화가 많기에 매년 말에 잡지 등에서 매기는 영화순위를 유심히 본다.

'코끼리는 그 곳에 있다'도 영화잡지 filo에서 매긴 순위에서 보고 발견한 작품이다.

러닝타임이 4시간 가깝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개봉도 힘들지 않을까.

 

후 보 감독은 88년생이고 17년도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세상을 떠났다.

그와 관련해서 찾아보니 영화연출 과정에서 제작사와도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제작자가 '북경자전거'를 연출한 왕샤오슈아이 감독이었다는데, 자신도 독립영화의 총아로 시작했는데 제작 관련해서 압박을 가하는 건 모순이 아닐까.

죽음의 이유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연출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건 사실일 것 같다.

 

자신의 쓴 소설이 원작이라는데, 지루하지 않게 극을 끌고 나간 것만 해도 대단하다.

인물들이 촘촘히 연결된 영화는 그동안 많았지만, 이런 류의 중국영화는 낯설다.

애석하게도 다음 영화를 볼 수 없다. 

그가 세상을 떠난 걸 알고 봐서 그런 걸까, 영화가 보여주는 사회보다 감독이 겪었던 사회가 훨씬 고되지 않았을까.

제기차기 밖에 잘 하는 게 없는 소년, 영화 뿐인 감독으로 치환하면 더욱 서글퍼지는 이야기.

 

*최근에 국내개봉이 확정되었고 제목은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