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지막에 노래를 부르는데 울컥했다.
그 이유는 그 노래를 듣는 순간조차 내가 걱정한 건 과연 이들이 자신들의 음악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었기 때문이다.
없으면 없는 대로 살면 되는데, 모든 걸 자본의 기준으로 생각한 거다.
작년에 작곡을 배웠었다.
지금은 몇 달 동안 책상 위에 둔 키보드를 만지지도 않아서 코드도 다 잊었다.
다시 시작하는 게 무섭다.
제대로 시작도 안 했는데, 그 전에 재미가 없었다.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산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 재능 있는 이들에게는 자본이 손을 뻗고, 그 과정에서 매력이 희석되곤 한다.
아이러니하다.
순수함이 매력이었는데, 자본이 닿고 그 순수함을 잃고 이도 저도 아닌 게 되니까.
영화 후반부에 프랭크가 자신이 대중을 위해 만들었다면서 부르는 콜라 립스틱 어쩌고 하는 노래는 올해 들어서 제일 많이 웃었다.
이 장면은 앞으로도 왓챠플레이 들어가서 자주 돌려볼 것 같다.
샤워할 때조차 탈을 쓰고, 자신이 가면 속에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말로 설명해주는 건 프랭크에 대한 덕질을 유발하는 포인트다.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면 된 거다.
여기에 '잘 산다' 혹은 '유명해진다' 등의 필터를 씌우기 시작하면 복잡해진다.
심플하게,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행복하게 살기.
마음에 다시 아로새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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