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의 밤'에서 파리에 뜬 보름달에 대해 언급이 나온 것처럼, '녹색광선'에도 해가 질 때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찰나에 지나가는 녹색광선에 대해 말한다.
보름달이나 녹색광선이나 찰나다.
'해변의 폴린느'와 '만월의 밤'과 달리 '녹색광선'은 처음과 끝이 같지 않다.
'녹색광선'은 인물이 겪은 마지막 상황이 좀 더 찰나라는 느낌을 준다.
가장 해피엔딩에 가까워보이지만, 그 행복이 오래갈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
에릭 로메르의 84,84,86년작을 연달아서 보게 됐는데, 메시지에 있어서 내게 제일 와닿을 수 있는 건 '녹색광선'임에도 불구하고 표현방식이 나와 제일 안 맞아서 잘 와닿지 않았다.
이전 두 작품은 대화와 상황을 통해 보여주는데 비해, '녹색광선'은 인물의 독백이나 눈물 등으로 보여주는데 그 감정이 내게 잘 느껴지진 않았다.
소극적이지만 낭만을 꿈꾸고, 현실은 그처럼 되지 않아서 속상하고 자책하지만 결코 낭만을 포기 못하는 건 많은 이들에게 벌어지는 일이라고 본다.
영화 마지막에 역에서 나름의 용기를 내는 순간에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었다.
내가 에릭 로메르 영화에서 원하는 건 사랑을 두고서 게임처럼 대화하는 거였음을 느낀다.
소극적일 거면 낭만을 버리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자기 자신을 바꾸면서까지 찾는 낭만이 가치 있는 걸지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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