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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조디악 Zodiac , 2007


다들 명작이라고 하지만 챙겨보지 못했던 영화들을 보고 있다.

'조디악'은 다른 것보다도 실화라는 게 놀라운 작품이다.

데이빗 핀처가 스타일리스트에서 리얼리스트로 바뀐 분기점이라는 것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라는데, 내게는 그런 의미로 다가오진 않았다.


러닝타임이 두 시간 반 정도 되는데 그 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게 봤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작품이다.

요즘엔 두 시간만 되어도 길게 느껴지고, 한 시간 반이 딱 좋다.

영화를 버티는 지구력이 썩 좋지 않음을 느끼는데, 이런 리듬이라면 즐겁게 볼 수 있다.


실화인 조디악 킬러의 이야기보다도 조디악으로 인해 인물들이 어떻게 망가지느냐가 핵심인 작품이다.

어떤 사건은 삶을 망치기도 한다.

그럼에도 쫓을 수 밖에 없는 사건이 있다.

무시무시한 일을 외면하는 세상에서 그걸 쫓는 이들이 있다.

물론 이 부분은 도의적인 부분보단 욕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는 '블루벨벳'이 떠올랐다.

위험해보이지만 쫓게 되는.


이제는 히어로로 익숙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마크 러팔로의 다른 면을 봐서 좋았고, 제이크 질렌할은 연약해보이는 모습으로 뭔가에 몰두하는 역할일 때 탁월하다.

유력용의자 역할의 존 캐럴 린치는 최근에 연출했다는 작품이 궁금해졌고, 필적 감정사로 나온 필립 베이커홀은 폴 토마스 앤더슨의 작품이 아닌데 볼 수 있어 좋았고, 클로에 세비니는 늘 분량과 상관없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사람을 망치는 사건들, 그럼에도 쫓을 수 밖에 없는 사건들.

그런 사건은 계속 생기고, 그걸 쫓는 이들도 계속 늘어나기에 이런 영화들은 계속 나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