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어두는 삶이 계속 된다.
마감 때가 되어서야 영화를 볼 생각을 한다.
그래도 몇 주 만에 영화를 보니 기쁘다.
게다가 좋아라하는 코엔형제의 영화라서 더욱.
코엔 형제의 경력을 말할 때 늘 샘 레이미가 언급 되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좀비가 등장하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이 영화가 좀비처럼 우리를 따라다니는 의심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작 '이블데드' 시리즈는 아직 보지도 못했지만.
코엔 형제의 후기작에 비해 촌스럽다는 느낌이 없는데, 1984년작이다.
스릴러에다가 인물들이 얽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인지 몰라도 대니 보일 감독의 데뷔작 '쉘로우 그레이브'가 떠올랐다.
둘 다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데뷔작이면 욕심을 내고 싶을 텐데 코엔 형제는 관객을 몰입시키는 것 말고는 별 관심이 없어보인다.
이런 관점은 지금도 여전하지만.
남는 게 없는 것 같아보이지만 곱씹을 수록 허무한 코엔 형제의 영화에서 보이는 특징은 삶과 닮았다.
아니, 삶과 닮지 않은 영화를 찍는 이들의 영화가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얼마 전에 봤던 '투 다이 포'에서 맷 딜런의 아빠로 나와서 인상적이었던 댄 헤다야는 이때도 분에 찬 모습으로 등장한다.
프란시스 맥도맨드의 존재감은 데뷔작부터 여전했다.
감독과 배우가 함께 성장하는 느낌은 얼마나 근사할까.
후기작을 본 뒤에 보는 데뷔작은 늘 흥미롭다.
코엔 형제는 어떻게 시작부터 이렇게 여유로웠을까.
처음부터 능숙했던 스킬보다 처음부터 여유로웠던 그 태도가 가장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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