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 2006)


전쟁으로 인해 형제가 서로 대립한다.

이념이나 상황 때문에 형제가 대립하는 건 익숙한 구조다.

그런데 이런 구도를 만든 게 켄 로치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내가 그동안 봐온 켄 로치의 작품들은 노골적으로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그가 전쟁을 다룬 작품을 본다는 게 낯설었다.

이런 생각을 기우로 만든 건, 보다보니 결국 이 또한 계급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집단의 시스템 안에서 개인이 무엇을 선택하느냐, 어떤 투쟁을 할 것이냐는 화두는 여전하다.


아일랜드 내전의 경우 한국의 역사와 겹치는 면이 있어서 더 많이 와닿았다.

켄 로치 작품 치고는 전업배우들이 꽤 나오는데, 킬리언 머피조차도 고향이 캐릭터와 같다는 이유로 캐스팅한 걸 보면 역시 켄 로치 답다.

페드레익 들러니는 캐릭터 설정 때문인지 킬리언 머피와 함께 있는 장면에서 상대적으로 어색하게 느껴졌는데, 생각하는 이상적인 외모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켄 로치 감독의 작품은 고르게 지지를 받지만 과대평가를 받는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많다.

그의 작품 중 일부만 봤지만, 적어도 세상에 필요한 메시지를 이렇게 감정적으로 와닿게 그려내는 감독은 드물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만 보더라도 자신이 영국인임에도 영국에 대한 비판으로 가득한 영화다.

이런 선택을 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트 로커 (The Hurt Locker , 2008)  (0) 2019.02.20
택시 드라이버 (Taxi Driver , 1976)  (0) 2019.02.19
동주 (DongJu; The Portrait of A Poet , 2015)  (0) 2019.02.13
이다 (Ida , 2013)  (0) 2019.02.13
아티스트 (The Artist , 2011)  (0) 2019.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