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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모번 켈러의 여행 (Morvern Callar , 2002)



린 램지 장편 중에서 가장 감흥이 덜한 작품이다.

그 이유는 거의 유일하게 인물이 자발적으로 전진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린 램지의 무기력한 인물을 더 좋아하기 때문일까.


모번 켈러는 '쥐잡이'의 제임스와 달리 전진한다.

물론 어린 제임스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경로로 움직이지 않는다.

전혀 예측불가한 방향으로.


상처에 이끌려다니는 내 입장에서는 그게 공감이 안 되었다.

오히려 상처를 안고 시달리는 린 램지의 다른 작품들 속 인물들이 더 공감 되었다.


여행이 무엇인가를 바꾸지 않는다.

그렁메도 불구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전진이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물리적으로 가장 멀리갈 수 있는 방법이니까.

집에서 아무리 스스로 위로해도 안고 있는 문제를 푸는 건 쉽지 않다.

물론 여행지에서도 쉽지 않고, 어디서도 쉽지 않다.

그러니 일단 저 멀리로 멀어지는 것.


'시네도키,뉴욕'에 이어서 '모번켈러의 여행'까지 사만다 모튼은 이제 보기만 해도 뭔가 고달파 보인다.

그 와중에 한번씩 웃어줄 때가 있는데, 그 표정으로 기억하게 된다.

분명 힘든 역할을 많이 맡아온 배우임에도 웃던 그 표정으로 기억하게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