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감독은 전작을 봐도 썩 마음에 와닿지 않고, 어떤 감독은 분명 좋은 작품이라고 이해는 되는데 마음은 안 간다.
어떤 감독은 한 작품으로 마음을 사로잡고, 어떤 감독은 괴작으로도 마음을 사로 잡는다.
예를 들면 다르덴 형제나 홍상수의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는 건 늘 머리로는 알지만 완전하게 마음을 빼앗긴 적은 없다.
그러나 미하엘 하네케는 '히든' 단 한편만으로도 늘 나의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이고, 데이빗 린치는 완성도를 떠나서 늘 그의 작품에 마음에 간다.
그리고 새해 들어서 좋아하는 감독 목록에 요르고스 란티모스 이름을 올릴 수박에 없게 됐다.
왓챠 취향분석에 좋아하는 감독 이름에 안 뜰지언정 그는 이미 내 마음에 자리를 잡아버렸다.
'더랍스터' 또한 우화다.
그의 영화는 기본적으로 신화 혹은 우화다.
인물설정이 극단적이고, 배경 자체는 너무 현실적이라 그 충돌이 흥미롭다.
덕분에 보다 보면 웃기다.
철저하게 대상화된 세계로 관찰하다가 섬뜩해진다.
대부분의 우화가 그렇듯이.
무리해보이는 설정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이 좋은 감독이다.
무엇보다 그의 작품은 타협을 안 했다는 느낌이 든다.
작위적일지언정 타협하지 않는다.
그 선택에 마음이 간다.
그의 첫 영어영화인데 배우들이 화려하다.
그리스에서 함께 했던 아게리키 파루리아와 아리안 라베드도 함께 한다.
아리안 라베드가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부인이라는 걸 알고 놀랐다.
아게리키 파루리아의 연기는 역시나 좋다.
콜린 파렐은 섹시한 찐따 캐릭터에 최적화된 것 같다.
마틴 맥도나의 작품들로 그를 기억해서인지 그가 근사하게 나온 모습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존c라일라와 벤 위쇼와 셋이서 찐따트리오처럼 있을 때는 보기만 해도 웃기다.
올리비아 콜맨은 이 작품에서 숨 한번 고르더니 '더 페이버릿'에서 폭발해 버리고, 레아 세이두는 무정부주의자 역할을 맡아도 어울릴 것 같다.
레이첼 와이즈는 좋은 작품을 볼 때면 어딘가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더 랍스터'에서 '더 페이버릿'까지, 한번 작업하면 다음에 작업할 때도 생각날 수밖에 없는 배우가 아닐까.
사랑에 대해 이리도 건조한 블랙코미디를 본 적이 있었던가.
게다가 영화의 구성요소들을 보면 실패의 위험이 큰 시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삐끗하면 작위적으로 느껴질 요소가 너무 많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제와 과잉이 필요한 순간을 너무 잘 조율한 작품이다.
사랑에 대한 우화라기보단 체제에 대한 우화로 보였다.
시스템 안에서 보장받는 만큼 자유가 감소하는 건 현대인들이 당연한듯 감수하는 것들이다.
그에 대해서 '사랑'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감정으로 이야기를 꾸려나가니 보고 나서 여운이 더 길다.
이런 류의 우화라면 아무리 흔한 메시지여도 계속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연출방식에 완전하게 빠졌음을 느낀다.
'더 페이버릿' 다음 소식을 벌써부터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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