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영화가 좋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딱히 챙겨보진 않았다.
그러다 어제 '더 페이버릿'을 봤고, 무척이나 좋아서 그의 영화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보게 된 게 그의 '송곳니'였고 결론적으로 올해 들어서 왓챠에 처음으로 만점으로 기록한 영화가 됐다.
내 취향에 딱 맞는 영화다.
불편함이지만 영화적으로 좋은 체험에 해당하고, 잔인함이 있지만 영화의 동력으로 쓰이는 잔인함이다.
도식적이고 작위적으로 보일 수 있는 설정조차도 내게는 평소에 생각하던 화두들이라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촬영이나 화면구성이 무척 좋았다.
'더 페이버릿'과 스텝진이 다른걸 봐서는 이건 저적으로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역량이다.
화면에만 공 들인 게 아니라 스토리, 그 세계관이 합당하기에 완전 매혹당했다.
진짜 안락한 세계란 무엇일까.
아무리 안락한 세계를 가꿔도 거친 밖을 꿈꾸는 건 본능이다.
영화 중간에 등장한 영화가 '록키'와 '조스'라는 것도 인상적이다.
영화의 전사가 딱히 안 나와도 세계관에 금방 스며든다.
좋은 시나리오의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
언어의 뜻을 바꿔서 좀비를 노란 꽃이라고 하고, 송곳니가 빠져야만 나갈 수 있다는 규칙을 정한다.
전혀 촘촘하지 않은 규칙 앞에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가는 이들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진다.
굳이 우화로 해석하지 않아도 생각할 지점이 많다.
내가 닿고 싶은 지점에 가까운 영화다.
아름다운 화면과 잔혹한 메시지가 충돌하는 건 역시나 매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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