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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THE FAVOURITE , 2018)


많은 우연이 겹쳐서 봤다.

아직 개봉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cgv명동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아카데미 기획전 형식으로 상영해줘서 봤다.

설날 당일에 극장에 간거라 길에는 사람이 얼마 없었는데, 정작 영화는 예매 때부터 만석이었다.

별 생각없이 예매했고, 그렇게 처음으로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작품을 만났다.


레이첼 와이즈에게 사건이 생기기 전까지는 거의 올해의 영화라고 성급하게 판단할만큼 좋았다.

뒷부분은 살짝 아쉬웠지만 굉장히 좋았다.

왕궁이나 정원을 좋아하는 취향이라 그런 것도 있는데, 대부분의 시대극이 뻔함에도 불구하고 신선했다.

미술, 의상 등 프로덕션 요소들도 너무 좋았다.

촬영이 정말 좋아서 찾아봤는데 의외로 켄 로치와 호흡을 꽤 맞춘 촬영감독이라 놀라웠다.

각본이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작품이 아닌데 이 정도로 연출한 것도 대단하다.


레이첼 와이즈와 엠마 스톤이 연기 잘하는거야 알지만, 올리비아 콜맨은 이 작품으로 처음 봤는데 에너지가 굉장하다.

특히 자신의 자연이 살며시 드러날 때의 표정은 잊지 못할 거다.

세 캐릭터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영화다.

그 팽팽함은 스릴러에 견주고, 화면 자체는 눈이 즐거울만큼 아름다웠으니까.

이런 충돌은 언제나 환영이다.


영화의 리듬이 너무 좋았다.

전혀 루즈해지는 일 없이 팽팽하다.

보자마자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이전 작품들을 살펴보자고 생각하게 만든걸 보면, 이 작품에 어느 정도 마음을 빼앗긴 거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과연 이런 감흥이 생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