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작품은 품위 있다.
다만 내게 품위 있어 보였지, 진짜 품위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렇게 큰 감흥은 없었으니까.
'클린'의 감흥은 장만옥이 만들었고,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는 과대평가 받았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논픽션'은 그의 작품 중 가장 흥미롭게 본 작품이다.
배우들의 면면도 흥미로웠다.
캐릭터 보는 재미만으로도 러닝타임이 잘 간다.
시사회에서 졸까봐 걱정했으나 기우였다.
대사가 정말 많은데 대사의 질도 높았다.
내가 요즘 생각하는 화두가 많아서일까.
아날로그 서적과 이북 사이에서 어떤 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논쟁.
이는 논쟁의 일부이고, 결국 자신이 바뀌는 환경 안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에 대해 논하는 게 이 영화의 핵심이다.
게다가 자신의 경험이 픽션에 얼만큼 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
이 문제는 전공수업 때부터 지금까지 늘 화두여서 남 이야기 같지 않았다.
내가 하는 고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영화 막바지에 해변가 풍경은 프랑스 여행을 오랜만에 꿈꾸게 한다.
며칠 뒤 동유럽 여행을 앞두고 봐서 그런지 더 그런 풍경이 좋았다.
물론 빠짐 없이 바람 피는 인물들과 나름의 변명을 하는 모습을 피로하게 느껴졌지만.
모든 게 무기력해지는 시즌에 어떻게든 힘내려고 하는데, 그런 지금의 내게 딱 맞는 작품을 만난 느낌이다.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차기작을 볼 준비가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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