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에 자기 전에 뉴스를 보는데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소식을 들었다.
그 날 꿈에는 송강호가 나왔다.
폐교 같은 곳에서 송강호가 아이들을 찾는데, 거울로 본 송강호는 그림자가 없는 남자다.
그림자가 없는 남자, 하면 서양의 수많은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거기에 송강호가 위치하니 묘했다.
여행이 끝나고 한국에 오자마자 다음날 '기생충'을 예매했다.
꽤 피곤한 상태로 봤지만 집중하기 좋았다.
용산cgv 15관은 좌석 자리도 넓은 편이고, 한국영화 볼 때 자막이 없기 때문에 사운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4관과 15관 중에 사운드가 좀 더 좋다고 알려진 15관에서 봤다.
보는 내내 작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이 떠올랐다.
둘 다 계급과 가족에 대해 말하지만, '어느 가족'은 따뜻함을 '기생충'은 차가움을 남긴다.
두 감독이 영화를 표현하는 방식이 늘 그래왔으니까.
영화 중반부터 급격하게 전복되는 순간이 있는데, 그 순간부터 이 영화의 진가가 발휘된다.
봉준호가 예전 인터뷰에서 좋은 공간을 보면 흥분한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공간이 모든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배우들의 앙상블이 특히 좋은데, 결국 이 영화의 중심축을 우직하게 잡아주는 건 최우식이라고 느꼈고, 장르적 쾌감을 안겨주는 배우는 이정은이 아닐까 싶다.
영화를 보면 볼수록 배우의 역량은 결국 감독의 디렉팅이 아닐까 싶다.
배우들의 평이 영화마다 극렬히 갈리는 이유는 결국 그 때문일 테니까.
극장에서 나오면서 과연 이 간극을 극복할 수 있을까, 라는 체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뛰어넘고 싶다는,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를 목표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게 된다.
계급에 대한 감수성에 대해 다시 곱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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