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리 감독의 '세상의 모든 계절'은 의심의 여지 없는 걸작이다.
그러나 '네이키드'는 호불호가 갈릴 만한 작품이다.
보는 내내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 떠올랐다.
딱히 공통점이 있는 건 아니다.
걸작이라고 하지만 내겐 와닿지 않고, 인물에 정이 안 가는 작품이다.
굳이 이 영화의 의미에 대해서 찾아보자면, 희망이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방황하는 이야기다.
진지한 대신 농담과 궤변만 늘어놓고, 의미 없는 섹스가 이어진다.
폭력이 난무하는데 방치된다.
이런 풍경이 세태를 잘 보여줬다는 느낌보다는 과하다는 느낌이 더 크다.
인물들에게 연민이 안 생기고 짜증났다.
특히 조니의 태도는 절망적인 시대상과 상관 없이 예의없이 느껴진다.
타인에게 예의없이 구는 게 시대를 핑계로 용인되는 건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혼자서 지지고 볶고 하면 좋겠는데 왜 자꾸 가만히 있는 타인들을 자신과 엮으려고 하는 걸까.
그런 모순이 이 영화의 가치라면, 지지하고 싶지 않다.
'세상의 모든 계절'과는 아예 결이 다른 작품이다.
마이크 리의 '네이키드'와 '세상의 모든 계절'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다른 작품으로 좀 더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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