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레네트와 미라벨의 네가지 모험 (Four Adventures Of Reinette And Mirabelle , 4 Aventures De Reinette Et Mirabelle , 1987) 한 감독의 작품을 연달아서 볼 때 좋은 점은, 한 배우가 여러 작품에 다양한 역할을 하는 걸 지켜보는 거다.에릭 로메르 작품들에서 타 작품의 주연이나 조연인 배우가 어떤 작품에서 단역으로 스치듯 지나가는 게 흥미롭다.'해변의 폴린느'에서 사탕 파는 여자로 나온 로세테는 '녹색광선'에서 주인공의 친구 중 한명으로 초반에 짧게 등장한다.'녹색광선'의 주인공인 마리 리비에르는 '레네트와 미라벨의 네가지 모험'에서 기차역에서 사연을 지어내서 돈을 구걸하는 여자로 등장하고, '만월의 밤'에서 주인공의 사랑을 원하는 작가로 나온 파브리스 루치니가 '레네트와 미라벨의 네가지 모험'에서 영화 막판에 그림을 사는 남자로 등장한다.이런 발견의 순간들이 즐겁다. 어찌 보면 미련할 만큼 자기 고집이 강한 두 사람이 시골에서 .. 더보기 토니 타키타니 (Tony Takitani , 2004) 짧은 러닝타임 때문에 봤다.주변에서 권해주는 이들이 많았다.결론적으로 굉장히 아름다운 작품이다. 영화를 본 뒤에 원작이 있다는 정보를 보자마자 하루키가 떠오를 만큼, 하루키의 소설을 읽은 이들이라면 그를 떠올리게 하는 여백이 가득한 작품이다.수평이동하는 숏이 많고, 음악과 나레이션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류이치 사카모토의 아름다운 음악이 연이어 이어지고, 니시지마 히데토시의 나레이션은 무게를 잡아준다.게다가 중간에 인물들이 직접 나레이션을 읊는다.방백이라고 하기에도 애매모호하지만, 극의 기이함을 극대화한다. 미야자와 리에와 이세이 오가타는 각각 1인 2역을 한다.이시에 오가타는 토니 타키타니의 아버지 역할까지 하는지는 영화를 다 본 뒤에야 알았다. 미야자와 리에가 좋은 배우라는 걸 다시 확인했다.배우에 빠진.. 더보기 헬보이 2: 골든 아미 (Hellboy 2: The Golden Army , 2008) 1편보다 2편이 더 좋았는데, 사유할 부분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인간과 괴물이 결국 함께 하기 힘들다는 것, 사랑하는 이와 세상 중에 하나를 택하는 것 등 생각할 포인트가 많다. 캐릭터 자체가 풍성해져서 보는 재미도 더 커졌다.다만 1편이나 2편이나 엔딩이 너무 싱겁고 갈등도 크지 않아서 오히려 이런 무게감이면 드라마로 캐릭터들을 위주로 전개하는 게 낫지 ㅇ낳을까 싶었다.기예르모 델 토로가 크리처가 가득한 드라마를 만들어주면 행복할 듯 하다. 3편은 거의 불가능해졌고, 이제 리부팅이 나온다는데 기예르모 델 토로가 아닌 헬보이는 기대가 안 된다.사람들이 원한 건 헬보이가 아니라 기예르모 델 토로의 기괴함이었을 테니까. 더보기 헬보이 (Hellboy , 2004) '헬보이'를 봤다.왓챠플레이에서 곧 사라진다고 해서 후딱 봤다. 캐릭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캐릭터의 성격이나 배경보다도 겉모습이 더 돋보였다.캐릭터디자인에 있어서 기예르모 델 토로는 압도적이고, 그 한 가지 특징만으로도 그의 영화는 볼 가치가 있다. 다만 그의 '판의 미로'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사유가 깃들어있는 크리처물을 좋아하다 보니 좀 아쉬웠다.2편이 더 좋았던 이유는, 좀 더 사유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었을 지도.헬보이보다도 동료인 세피엔이 더 눈에 들어왔고, '셰이프 오브 워터'가 그의 프리퀄 같아서 더 마음이 갔다. 더보기 래리 플린트 (The People Vs. Larry Flynt , 1996) 표현의 자유는 늘 고민해야할 문제다.래리 플린트는 대중들이 보기에 천박해보일 수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표현대로 그가 '최악'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유를 대변하는 사람이 됐다.역사에서 이런 아이러니는 늘 흥미롭다. 우디 해럴슨은 꽤 많은 좋은 작품에 주조연으로 나오는데 정말 상복이 없는 것 같다.그의 존재감에 비해 연기톤이 과장되어 보여서 그런 걸까.'래리 플린트'를 처음 알게 된 게,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 당시에 여우주연상을 '잉글리쉬 페이션트'의 줄리엣 비노쉬가 받아서 야유가 터졌다는 일화 때문이다.코트니 러브가 '래리 플린트'에서 탁월한 연기를 보여주는데, 약물중독이나 스트리퍼 등 자신의 삶과 닿아있는 부분이 많다.어떤 배역은 자기 자신과 너무 닮아서 다시 오기 힘든 기회인데, 이럴 때 수.. 더보기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打ち上げ花火、下から見るか? 横から見るか? , Fireworks, Should We See It From The Side Or The Bottom? , 1993) 연달아 본 이와이 슌지의 초기작 중 가장 좋았다.영화보다 티비 단막극에 좀 더 가까워보이는데 이젠 매체의 구분이 별로 없다 보니 별 신경 안 쓰고 봤다. 불꽃놀이를 앞두고 학생들이 겪는 일들이다.불꽃놀이를 옆에서 보면 불꽃이 납작할지 둥글지에 대한 내기, 좋아하는 소녀를 두고 고백의 타이밍을 잡지 못하는 두 소년과 그 사이에 있는 소녀.소녀로 나온 오키나 메구미가 너무 귀여웠다.소년들도 하나 같이 연기가 아니라 정말 소년 같았고. 영화 중간에 한번 꺾이는 지점이 판타지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유년기에는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고, 무엇이든 생각할 수 있으니까. 좋아하는 소녀의 사진을 돋보기로 보는 장면이 자꾸 떠오른다.첫사랑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풋사랑의 기억들을 자극하는 장면들이 꽤 많다. 더보기 언두 (Undo , 1994) 사랑을 묶자, 라는 말이 와닿았다.여자는 남자의 사랑을 원하고, 남자는 무심하다.치아교정이 끝난 날, 자신의 치아에 입을 맞추는 남자는 철의 맛이 나지 않아서 어색하다고 말한다.여자는 다시 치아교정기를 껴야하나 생각한다. 여자는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묶는다.키우는 거북이고, 남편의 책도, 집안의 모든 것을 묶고 결국 자신을 묶는다. 묶는다고 잡힐까.그러나 이거라도 일단 묶어야지. '러브레터'에서 묵묵하게 기다리던 토요카와 에츠시는 여기서 누군가를 기다리게 만들고, 야마구치 토모코는 강박에 가까운 모습을 잘 소화한다.초반에는 마냥 사랑스러운 그녀가 돌변하는 지점에서 보여준 표정들은 흥미롭다. 더보기 피크닉 (Picnic , 1996) 러닝타임이 짧은 이와이 슌지의 초기작 세 편을 연달아서 봤다.'피크닉'이 제일 감흥이 덜했는데, 어두운 이와이슌지보단 밝은 이와이슌지의 세계를 더 좋아하기 때문일까. 정신병동에 입원한 이들이 지구 종말이 올 거라고 생각해서 세상으로 피크닉 나간다는 간단한 서사의 이야기다.남녀주연배우인 차라와 아사노 타다노부가 한 때 부부였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아사노 타다노부가 중년이 된 이후의 모습만 봐서 그런지, 그의 20대가 생소하다. 아사노 타다노부 앞에 나타나는 담임선생님의 환영은 비주얼만 봐서는 '이레이저 헤드'가 떠오른다.데이빗 린치 생각이 자꾸 났다. 레메디오스의 음악이 탁월했고, 푸른 하늘이 나오는 장면들이 좋았다.미세먼지 가득한 서울하늘에서 봐서 그럴까. 더보기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1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