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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옥희의 영화 홍상수의 영화 속 인물들이 이젠 내게 웃음을 넘어서 눈물까지 주려고 한다. 마지막 장면의 정유미의 표정과 문성근의 뒷모습과 그들의 사연은 어디에서 들은 법한 이야기임에도 왜 그렇게 슬프게 느껴지는 것일까. 남다은 평론가가 이 영화에 덧붙인 코멘트가 인상 깊었다. " 영화가 감상과 연민에 빠지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을 그저 끌어안을 때, 얼마나 많은 우연이 우리에게 벅차게 왔다가 슬프게 떠나는가. 그리고 그때, 영화는, 우리는, 그 빈자리에서 어떤 시간을 다시 살아가야 할까 " 홍상수의 영화 속 우연이 만들어낸 기적들을 지켜보며 나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더보기
하하하 두 남자가 만나게 되고, 그 둘은 둘 다 지난 여름에 통영에 있었음을 알게 되고 함께 막걸리를 마시며 통영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 대화한다. 난 홍상수를 '해변의 여인'으로 만났다. 그 당시 그의 영화에 대해서 별 감흥이 없었다. 그의 영화가 좋아진 것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때부터였다.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모두 귀여웠다. 그가 보여준 사람들간의 관계도 흥미로웠다. 이 두 편 사이의 간격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 사이에 내게 특별히 많은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니다. 다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내가 속물이라고 욕하고 경계하던 사람들을, 이제는 나도 속물이고 저 사람들과 결국 똑같은 놈이니까라고 체념하고 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하하'의 홍상수는 여전하다. 이렇게 현실적인 로맨틱 코미디를 홍상수가.. 더보기
잘 알지도 못하면서 (Like You Know It All, 2008) '딱 아는만큼만 안다고 하세요'와 '똑같은 사람인데' 라는 영화 속 대사가 이 영화의 메시지이다. 난 홍상수감독의 명성은 익히 들었지만 그의 영화는 '해변의 여인' 한 편밖에 보지 못했다. '해변의 여인'은 내게 그냥 재미있는 영화일 뿐 영화 속에 묘사된 사람들의 모습은 그리 공감되지 않았다. 내가 '해변의 여인'을 볼 때보다 좀 더 속물이 되어서인지 아니면 사람들의 위선에 힘들어해서였는지 몰라도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정말 재미있는 영화였다. 영화가 2009년도에 개봉했는데, 생각해보면 2009년에 가슴에 새겨둘만한 좋은 한국영화가 많았던 것 같다. 아무튼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굉장히 재미있고 통쾌한 영화이다. 영화는 제천과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영화감독이고 제천과 제주도에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