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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 (Force Majeure , Turist , 2014)


제목이 무슨 뜻인가 했는데, 찾아보니 '포스마쥬어'는 불가항력을 뜻한다.

이 영화는 불가항력으로 인해 생긴 사건의 파장에 대해 말한다.

'플레이'보단 세련되었지만, 루벤 외스트룬드의 관심사가 사람들의 위선임을 두 편만으로도 알 수 있다.

'플레이'에서 사건의 단면만 보고 소년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어른이 짧게 등장했다면, '포스마쥬어'에는 그런 어른들이 전면에 나선다.


스키장의 아름다운 풍광과 인물들의 심리가 이루는 대비가 좋았다.

스키장 풍경은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운데, 인물들의 갈등은 숨막힐 지경이다.

비발디 '사계'가 등장할 때마다 불안감이 고조된다.

루벤 외스트룬드는 전형적인 설정을 영리하게 사용한다고 느꼈다.

기존에 존재했던 것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것에 탁월한 감독이다.


인물들을 보며 공감 혹은 반성하는 부분을 생각해보면, 우리 일상에서 눈사태보다 훨씬 작은 계기에도 본성이 드러나고 그걸로 인해 삶의 어느 한 부분이 일그러지기도 한다.

분명 피 한방울 안 나오는 영화임에도 이 영화가 스릴러에 가까웠던 이유는, 내가 숨기고 싶어하는 부분이 하얀 스키장 눈 위로 점점 올라오는 느낌이 들어서다.

탁월한 블랙코미디여서 웃고 나서의 뒷맛이 씁쓸했다.

루벤 외스트룬드의 삐딱함에 대해 앞으로 기대하며 살아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