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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여배우는 오늘도 (The Running Actress , 2017)


울컥하는 순간이 많았다.

최근에 '미씽'과 '여배우는 오늘도', 두 편은 예능프로그램 '방구석1 열'을 보고 흥미로워서 봤다.

데뷔작은 대부분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망하는데, 문소리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잘 다뤄냈다고 느껴졌다.

덕분에 보는 내내 생각이 많아졌다.


특히 마지막 장례식장에서 벌어지는 3막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영정사진으로만 등장한 무명의, 혹평 받은 영화만 남긴 감독 캐릭터를 상상했다.

내가 만약 졸작 하나 남긴 감독이라면 그 삶은 어떨까.

물론 그 삶도 의미 있을거다.

예술이 아니면 어떤가, 모든 삶은 의미가 있는데.

초연해지기는 쉽지 않지만.


지금 당장 내가 죽는다면 인스타그램이나 일 하면서 쓴 글 몇 개만 남을 거다.

장례식장이 휑하겠가 싶었다.

요즘은 특히나 연락을 더욱 안 하고 지내니까.

사랑받고 싶은 욕심과 선을 긋고 혼자만의 세계에서 지내고 싶은 욕심은 늘 공존한다.

엄마와 아빠, 동생이 내가 죽었다고 주변에 연락하는 상상을 하니 마음이 안 좋아졌다.

그러므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야지.


난 예술이 숭고한 게 아니라 노동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시장에 들어와있고, 생계를 위해서 하는 활동인데 그걸 예술로 지칭하면서 오히려 진입장벽만 높아지는 느낌이다.

그저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노동이 이거여서, 이걸로 먹고 살 수 있는 것, 딱 그 정도였으면 좋겠다.


70분 정도의 러닝타임 동안에도 꽤 많이 울컥하고 자극을 받았다.

오늘도 몇 걸음 걸었음에 칭찬도 해주는 하루를 보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