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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He's Just Not That Into You, 2009)




난 이 영화가 개봉했다는 사실조차도 몰랐다.
난 씨티극장이라는 곳이 있다는 것조차도 몰랐다.
난 이 영화에 이렇게 많은 유명배우가 나올 줄 몰랐다.

강남 CGV에 갔다가 시간이 안맞아서 그 옆에 씨티극장에 가게 되었고
시간이 맞는 영화가 이 영화뿐이어서 이 영화를 보았다.
솔직히 기대를 하나도 안했다.
그냥 킬링타임용 로맨틱코미디이겠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재미있다.
아니, 집에서 혼자 보았다면 아마 재미없어서 중간에 꺼버렸을 것이다.
극장에서 보았기에 재밌게 볼 수 있었다.
내 옆에 앉아있던 여성관객들이 내뱉는 멘트가 영화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아, 내가 더 민망해...'
'나도 저러는 데!'
'어떡해 ! 저 여자 이러면 안되는데 !'
거의 영화를 실시간 중계하며 보시던 관객들의 반응을 보며 극장이라는 곳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았달까나?





포스터를 잠깐 보고서 깜짝 놀랐다.
왜 이리 유명한 배우가 많이 나오는가.
영화 보는 중간중간에도 자주 놀랐다.

제니퍼 애니스톤, 벤 에플렉, 스칼렛 요한슨, 제니퍼 코넬리, 드류 베리모어
이 배우들이 한 스크린에 나오게 될 줄이야...
지니퍼 굿윈, 저스틴 롱, 브래들리 쿠퍼, 케빈 코넬리 등의 배우들도 출연한다.
유명배우들이 많이 나오지만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배우는 지니퍼 굿윈이다.

일단 영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성들이 연애에 있어서 착각하는 것을 꼬집는 영화이다.
영화의 오프닝은 한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를 괴롭히고,
여자아이의 엄마는 여자아이에게 '그 남자아이가 너를 좋아하기 때문에 괴롭히는거야'라고 말한다.
남자들은 관심이 없다는 의사표현을 하는 데 영화 속 여성들은
'아니야, 그 사람 바빠서 연락을 안했을거야, 부끄러워서 연락을 안했을거야'라고 합리화한다.
남자는 관심이 없다고 표현하고, 여성은 그 표현을 자기 맘대로 좋은 쪽으로 합리화한다.

영화 속 여성들이 착각하는 장면에 극장 안에 여성관객들은 보면서
'어떡해... 꼭 나같아.', '부끄러워서 못보겠다. 눈 가려야지' 등등 거의 푸념을 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영화의 제목부터 굉장히 직설적이다.
그런데 엔딩부분은 갑자기 직설적이던 영화 속 메세지는 사라지고 급해피엔딩을 만들기에 바쁘다.

영화적으로 보았을 때 아쉬운 부분이 많은 영화이다.
특히 마지막 급해피엔딩은 많이 아쉽다.
하지만 영화를 여성관객들끼리 함께 보게 된다면 이 영화를 소재로 해서 이틀 밤낮으로 수다 떠는 것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영화이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영화 속 벤 에플렉의 멋진 프로포즈나 지니퍼 굿윈의 손발이 오그라들만큼 민망한 착각보다 극장 안에 여성관객들의 탄성이 더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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