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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코엔

인사이드 르윈 (Inside Llewyn Davis , 2013) 코엔 형제의 작품 중 '인사이드 르윈'을 최고로 뽑는 이들이 많다. 2010년대를 결산하는 리스트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한 작품이고. 내게는 여전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파고', '밀러스크로싱'이 더 좋은 작품으로 느껴진다. 코엔 형제는 기본적으로 좋은 드라마를 만드는 이들이다. 엉망이 되는 삶에 대해 그려내는데 있어서 이들보다 탁월한 이들이 있을까. '인사이드 르윈'은 내게 걸작까지는 아니어도 괜찮은 드라마였다. 무엇보다도 내가 2019년에 힘들었던 상황과 비슷하기도 했으니까. 르윈의 성격을 보자면 민폐다. 이기적인 걸 넘어서 적반하장이 기본값인 캐릭터다. 뻔뻔함이 없으면 아마 견디지 못했겠지, 라고 포장하기에는 그의 주변인물들도 클로즈업만 안 되었을 뿐 비슷하게 힘든 지점이 있을 거다. 고통은.. 더보기
파고 (Fargo , 1996) 예전에 별 감흥 없이 본 영화였는데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봤을 때 좋은 작품들이 있다. 고등학생일 때는 허진호 감독의 멜로가 전혀 공감이 안 되어서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를 거의 10번 가까이 봤다. 물론 공감에는 실패했다. 영화 속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했던 건 영화를 보는 눈이 아니라 사랑에 대한 경험이라는 걸, 훗날 몇 번의 연애 뒤에 허진호 감독의 멜로영화를 보면서 깨달았다. '파고'도 거의 10년 만에 다시 봤다. 걸작이라는 평가와 달리 내게는 그저 그런 스릴러였다. 다시 본 '파고'는 명백한 걸작으로 보였다. 영화를 보기 전에 한 심리검사에서 나의 공감점수가 낮게 나와서, 괜한 죄책감을 가지고 봐서 그런지 영화가 더 섬뜩하게 느껴졌다. '데어 윌 비 블러드'도 다시 봤을 때.. 더보기
밀러스 크로싱 (Miller's Crossing , 1990) 무시무시하다. 코엔 형제의 최고작을 뽑으라면 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골랐는데 앞으로는 '밀러스 크로싱'과 함께 고민하게 될 듯 하다. 코엔 형제 특유의 냉소적인 태도가 주인공 톰에게 딱 맞아서 그런지 몰라도 물 흐르듯 지나간다. 거의 모든 시퀀스가 매력적이고 긴장을 풀 틈도 안 준다. 톰이 줄타기 하듯 아슬아슬하게 행동할 때 관객의 마음은 두근두근거리는데, 정작 톰은 침착하다. 똑똑한 인물이지만 한편으로는 운이 좋은 인물이기도 하다. 코엔 형제는 개연성에 대해 물을 시간에 관객을 몰입시켜서 의문을 가질 틈을 안 주는 쪽을 택한다. 가브리엘 번을 비롯해서 배우들의 연기가 하나 같이 탁월하다. 특히 가브리엘 번과 존 터투로가 마주하는 밀러스크로싱에서의 장면은(포스터에도 나오는) 압도적이다. 존 터.. 더보기
블러드 심플 (Blood Simple , 1984) 영화를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어두는 삶이 계속 된다. 마감 때가 되어서야 영화를 볼 생각을 한다. 그래도 몇 주 만에 영화를 보니 기쁘다. 게다가 좋아라하는 코엔형제의 영화라서 더욱. 코엔 형제의 경력을 말할 때 늘 샘 레이미가 언급 되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좀비가 등장하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이 영화가 좀비처럼 우리를 따라다니는 의심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작 '이블데드' 시리즈는 아직 보지도 못했지만. 코엔 형제의 후기작에 비해 촌스럽다는 느낌이 없는데, 1984년작이다. 스릴러에다가 인물들이 얽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인지 몰라도 대니 보일 감독의 데뷔작 '쉘로우 그레이브'가 떠올랐다. 둘 다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데뷔작이면 욕심을 내고 싶을 텐데 코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