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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윈드 리버 (Wind River , 2016)

테일러 쉐리던의 이전 두 작품인 '시카리오'와 '로스트 인 더스트'를 너무 좋아해서, 2010년대 가장 좋아하는 시나리오 작가를 말하라고 해도 그의 이름을 말할 수 있을 정도다.

그가 이전에 영화 한편을 연출했다가 혹평 받고, 비중이 크지 않은 배역으로 연기를 해왔다는 이력도 흥미롭다.

어떤 산업 안에서 계속 일해왔는데, 자신이 가장 잘 맞는 분야가 다른 분야라는 걸 알았을 때는 어떤 기분일까.

 

'윈드 리버'는 이전 작들에 비하면 감정적이다.

이전 작품에서 보여준 차가움보다는 복수의 감정이 좀 더 노골적인데, 대신 배경이 되는 도시가 보여주는 차가움이 크다.

차갑게 보여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국내 개봉 당시에는 못 보고 왓챠플레이로 봤는데, 왓챠에는 감독판이 등록되어 있다.

감독판과 국내개봉판은 몇 초 차이 안 난다.

국내개봉 당시에는 성폭행 장면을 삭제했는데, 그 버전을 최종버전으로 만든 국내수입사 대표의 선택이 옳았다고 본다.

'한공주'와 마찬가지로 '윈드 리버'는 작품의 메세지와 별개로 성폭행 장면은 지웠어야 했다.

작품 이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성폭행 장면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저 비극의 재연일 뿐이다.

 

영화는 미국 실종자 통계에 인디언 여성의 실종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자막과 함께 끝난다.

자본주의에서 숫자에 포함되지 않는 건 쉽게 잊혀진다.

숫자에 포함되지 않는 것들을 생각하며 한 해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