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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X-Men: First Class, 2011)



내게 있어서 무간도, 대부, 엑스맨 시리즈의 공통점은?
1편이 가장 흥미로웠고, 2편을 가장 좋아하고, 3편이 가장 별로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브라이언 싱어가 만든 엑스맨1,2는 좋아하지만 그가 없는 3편은 좀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개봉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가 기대된 이유는 '킥애스'의 감독인 매튜본이 감독이기 때문이다.
'킥애스'를 워낙에 재미있게 보았기에 매튜본이 어떤 엑스맨의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과연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될까 싶었는데 프리퀄 형식의 영화이다.
이전 시리즈에서 할아버지로 나오는 매그니토와 프로세서 X가 어떻게 대립하게 되었는지 그들의 젊은 시절을 보여준다.

일단 영화는 굉장히 만족스럽다.
브라이언 싱어의 전작들과 비교해도 될만큼 난 이 영화가 좋았다.
'킥애스'를 생각나게 하는 뭔가 유치한 구석이 있음에도 오락영화로서 볼거리도 풍성하고 유머러스하다.
또한 소외된 이들을 상징하는 돌연변이에 대한 메시지 또한 존재한다.
최근 들어서 본 오락영화 중에서는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출연진이 아예 싹 다 바뀌었는데 쟁쟁한 배우들이라서 배우들을 보는 재미가 크다.
일단 악역으로 등장하는 케빈 베이컨의 경우 항상 그의 연기력이 아깝다고 생각할만큼 별로 좋지 않은 작품에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웠는데 이번 작품은 케빈 베이컨에게 있어서 굉장히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브라이언 싱어의 시리즈에 나오는 자비에와는 전혀 매치가 안 되는 조금은 껄렁껄렁한 젊은 시절의 자비에로 등장한 것은 제임스 맥어보이였다.
솔직히 제임스 맥어보이를 볼 때마다 부드럽고 귀여운 이미지를 떠올렸기에 그가 자비에와 어울릴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전작에서는 거의 전적인 선인으로 등장하는 자비에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할 여지가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가장 좋았던 배우는 마이클 파스빈더이다.
거의 이 작품을 보고 매그니토의 신도가 되었다고 할만큼 그 캐릭터 자체가 굉장히 매혹적이었다.
또한 마이클 파스빈더는 동년배인 제임스 맥어보이와 완전 반대의 이미지로 남자답게 거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마이클 파스빈더는 정말 프레임 어디에 갔다 놓아도, 심지어 염력을 쓰는 조금은 어설픈 손동작조차도 멋지다.
매그니토가 절대적인 악인의 캐릭터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과거사를 통해서 매그니토라는 캐릭터의 입장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제대로 생각해보게 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공이라면 매그니토와 프로페서X를 선악으로 무작정 나누는게 아니라 그 둘의 입장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나면 매그니토를 절대악이라고, 프로페서X를 절대선이라고 아무나 규정지을 수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미스틱이라는 캐릭터이다.
브라이언싱어의 전작에서 매그니토의 심복으로 나오는 미스틱의 과거사가 이럴 줄이야.
돌연변이에 대한 자비에의 이중적일 수 있는 태도가 드러나는 부분 또한 미스틱과 관련된 부분이다.
미스틱가 겪는 돌연변이로서의 딜레마와 소녀같은 모습이 꼭 우리 시대의 소외된 소녀들이 겪는 성장통처럼 느껴졌다.
미스틱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자비에에 대한 사랑과 심리적인 갈등을 가지고 프리퀄을 따로 만들어도 되겠다고 느낄만큼 굉장히 흥미로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스틱 역할을 맡은 '윈터스 본'의 제니퍼 로렌스는... 그렇다, 몹시도 예쁘다.

브라리언싱어, 크로스토퍼놀란, 매튜본 모두 히어로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엑스맨 시리즈와 킥애스 시리즈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진다.
과연 앞으로의 엑스맨 시리즈가 어떻게 전개될지, 곧 나올 매튜본의 '킥애스2'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