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가르 파라디의 작품 중 가장 먼저 본 작품은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였다.
당시에 피곤한 상태에서 봐서 절반은 졸면서 봤기에 줄거리도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렇게 아쉬가르 파라디에 대한 첫 인상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는 완벽에 가까운 영화였고, '누구나 아는 비밀'은 호불호가 갈렸음에도 내겐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어바웃 엘리'는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에 준할 만큼 좋은 작품이다.
어떤 사건을 통해 인물들 사이의 균열이 일어나는 풍경을 잡아내는데 있어서 아쉬가르 파라디는 감히 최고라고 할 만 하다.
배우 디렉팅도 매번 좋은데, 그의 패르소나라고 할 수 있는 샤하브 호세이니를 비롯해서 등장하는 배우들 모두 어떤 리허설을 했나 싶을 만큼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다들 엘리에 대해 말하지만 엘리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싶다.
내내 쉬지 않고 말을 하는데 공허한 말들이다.
진짜 대화란, 진짜 아는 것이란 무엇일까.
평범해보이는 풍경으로 심연까지 내려가야 답할 수 있는 걸 묻는다.
아쉬가르 파라디의 작품은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희망의 건너편 (Toivon tuolla puolen , The Other Side of Hope , 2017) (0) | 2020.03.10 |
---|---|
바바라 (Barbara , 2012) (0) | 2020.03.10 |
보이후드 (Boyhood , 2014) (0) | 2020.03.10 |
엘리트 스쿼드 2 (Tropa de Elite 2 - O Inimigo Agora E Outro , Elite Squad 2 , 2010) (0) | 2020.02.28 |
아쿠아리우스 (Aquarius , 2016) (0) | 2020.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