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야하지만 이뤄둔 거장 목록이 아직 100명도 더 남았는데 그 중 한 명인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작품을 봤다.
당분간 여행은 커녕 향후 몇 년 뒤에도 여행을 갈 수 있을까 싶은데, 북유럽은 늘 가고 싶지만 미뤄둔 곳이다.
영화처럼 미뤄뒀다기보다 북유럽 물가 때문에 미룬 거지만, 어쨌거나 핀란드 감독인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최근작을 봤다.
배역들만 바꾸었어도 일본영화라고 해도 믿었을 것 같다.
무표정하게 구사하는 유머나 블랙코미디 성격이 무성영화를 떠올렸다.
자꾸만 기타노 다케시의 코미디도 떠올랐고.
특히 중간에 가게 사장이 초밥집 여는 장면은 이 영화의 정수라고 할만큼 웃기다.
아직 좀 더 적응이 필요한 유머다.
2배속으로 보면 어떨까 싶었는데, 2배속으로 찍었어도 재밌겠다 싶었다.
아키 카우리스마키, 이 긴 이름을 외울 수 있을까.
어쨌거나 '과거가 없는 남자' 같은 그의 작품은 늘 보고싶었는데 과연 다음에 보게 될 그의 작품은 어떤 감흥일까.
그래도 이제 어디 가서 아키 카우리스마키를 봤다고 말할 수 있다.
고작 이런 아는 척 하나 하고 싶어서 부지런히 영화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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