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이후로 오랜만에 본 토드 헤인즈의 작품이다.
극장에서 굉장히 피곤한 상태에서 '캐롤'을 졸면서 보느라 당시 주변에서 '캐롤'에 대해 평할 때 할 말이 별로 없었다.
나중에 맨정신에서 '캐롤'을 두 번 정도 봤고 졸았던 게 미안할 만큼 좋은 작품임을 깨달았다.
'아임 낫 데어'는 서사가 없다.
나는 미국 근현대사나 밥 딜런에 대해 빠삭하게 알지 못하지만 영화를 보는데 별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겠다 싶은 종류의 영화다.
내러티브가 없는, 해체에 가까운 작품을 별로 안 좋아하지만, '아임 낫 데어'는 앞으로 참고할 수밖에 없겠다 싶을 만큼 창의적인 작품이다.
어차피 직선으로 흐르는 영화가 아니라 따라잡기 힘든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좋아하는 배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특히 밥 딜런을 연기하지는 않았지만 좋아하는 배우인 샤를로뜨 갱스부르와 미셸 윌리엄스도 등장한다.
두 배우 모두 분량 상관없이 빛나는 배우들이다.
케이트 블란쳇은 '캐롤'과는 전혀 다른 연기를 보여준다.
토드 헤인즈와 케이트 블란쳇은 앞으로도 여러 번 호흡을 맞추기를 바라게된다.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로 화제가 된 작품이지만, 가장 눈에 들어온 건 히스레저다.
'다크나이트'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그가 등장하는 작품을 봤다.
조커 연기가 마지막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난 그의 목소리를 제대로 기억못하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멋진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는 걸 잊고 있었다.
밥 딜런의 노래가 아니라 히스 레저의 목소리로 이 영화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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