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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Jodaeiye Nader Az Simin, Nader And Simin, A Separation, 2011)

몇 년 전만 해도 극장에서 아트필름 보는 게 당연했다.

오히려 멀티플렉스에서 히어로영화를 보는 게 어색했다.

그러나 씨네큐브와 아트하우스 모모는 안 간지 오래 됐고, 매달 cgv에 가서 히어로영화를 본다.

삶이 퍽퍽할수록 정적인 영화보다는, 아무리 피곤해도 졸지 않고 볼 수 있는 영화가 더 땡기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아트필름에 대한 지구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느낀다.

집에서 영화를 보더라도 정적인 영화는 숙면을 취하고 가장 좋은 컨디션에 본다.

그러지 않으면 지치니까.

안 좋은 영화를 좋은 컨디션으로 볼 때가 제일 속상하다.

 

아쉬가르 파라디의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는 개봉과 동시에 챙겨봤다.

그러나 피곤한 상태에서 보긴 벅찬 영화였고 반쯤 졸면서 봤다.

다시 보게 된다면 아마 다른 영화로 보일 거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도 아카데미 외국어상이나 베를린영화제 황금공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의 화려한 수상내역을 떠나 걱정부터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앞으로 그 어떤 인물을 그려도 이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잡아야겠다고 생각할만큼 잘 짜여진 이야기이다.

단순해보이는 사건을 쫓아가다보면 사회의 모든 문제가 보인다.

이 쉬운 말을 실현시키는 감독은 드물다.

 

앞으로 내게 어떤 기준점이 될 듯 하다.

영화의 완성도에 이렇게까지 감탄한 건 오랜만인듯.

마음의 울림은 결국 짜임새에서 나온다고, 내내 감탄하며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