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르의 영화는 볼수록 좋아지는 듯 하다.
'비브르 사 비'는 안나 카리나의 존재감만으로도 완성된 작품이다.
캐스팅이 확정된 순간 끝났다고 느꼈을지도.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의 '잔다르크의 수난' 속 대사를 따라 나나가 운다.
나나의 운명이 보인다.
불행을 향해 달려가는 운명.
불가항력에 가깝다.
누가 감히 나나의 삶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있겠는가.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을 장 뤽 고다르가 나레이션으로 읊고, 프랑소와 트뤼포의 '쥴 앤 짐'이 상영 중인 극장을 지나 나나는 어디론가 끌려간다.
고다르는 직접적인 방식 대신 보여줄 뿐이다.
12장의 구성 중 11장의 철학자가 많은 말을 할 때 나나는 침묵의 가치를 말한다.
누가 나나의 삶에 대해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제목의 뜻처럼 자기 생각대로 살 뿐이다.
뭐라고 할 수 없다.
타인의 삶에 침묵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 삶 뒤편에 있는 풍경을 우리는 상상조차 할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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